다국적 식탁_ 페투치네 알라 코레아나

음식을 좋아한다고 소문이 나다보니 내 주변 사람들은 맛있는 것을 먹으러 갈 때마다 내게 소식을 전해주곤 한다. 얼마전에는 애인이 친구에게 취직턱을 얻어 먹으러 꽤 고급스런 프렌치 레스토랑에 다녀왔다고 했다. 아주 당연하게도 그 날의 대화는 무엇이 어떻게 맛있었는지에 대한 말들로 흘러갔는데, 그녀의 메뉴 소개 중에 내 귀를 잡아끈 것은 '망고 스시'에 대한 이야기였다. 열대과일인 망고를 일본식인 스시로 만들어서 한국의 프렌치 레스토랑에서 대표메뉴로 판매한다니. 나는 에펠탑과 도쿄타워, 그리고 남산타워를 떠올리면서 잠시 아득해졌다.

사실 이런 경우가 한 두 번은 아니었다. 얼마 전 갔던 후쿠오카에서는 매운 양념을 한 명란젓이 특산물의 이름을 달고 있었고, 종종 가던 이탈리안 레스토랑의 대표메뉴는 명란파스타였으며, 중국에서는 짬뽕과 짜장은 흔적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터넷을 통해 알아본 레시피에서는 앤초비(이탈리아식 정어리 절임) 대신에 느억맘(피시 소스)을 넣으라고 하더니, 또 느억맘은 멸치액젓으로 대체가 된다고도 했다. 내 친구는 미국에서 비빔밥을 시켰더니 쌀이 들어간 샐러드가 나왔다고 전했다. 그런 경험과 이야기들의 이후에 이탈리안과 이탈리안의 사이에서, 그리고 프렌치와 프렌치의 사이에서 내가 확실하게 찾아낼 수 있는 공통점은 먹는 음식이라는 점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