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쌀은 단순한 곡식이 아니다. 쌀은 그 빛깔과 역사에 힘입어 ‘백의민족’이라는 말과 함께 어우러져 마치 우리의 뼈이자 살인 것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우리는 모두 아침으로 빵을 먹는다거나, 끼니를 면으로 해결했다는 이야기를 했다가 한 번씩 “한국인은 밥심”이라는 말을 들어 본 경험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리는 쌀에 대해서 무엇을 알고 있는가? 무슨 품종인지, 무슨 맛을 내는지, 어떤 용도에 어떤 쌀을 써야 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시중에 도는 쌀이라고는 죄다 대충 섞인 데다가 ‘미녀’, ‘임금님’ 같은 알 수 없는 이름이나 붙은 경우가 태반이니까. 그나마 품종을 구별해서 살 수 있는 쌀이라고 해도 ‘아끼바레’니 ‘고시히카리’니 하는 수입 품종들일 뿐이다. 우리가 쌀에 대해서 말하는 것들은 듣기 좋은 허울일 뿐, 우리는 쌀을 알지도 못하고, 쌀을 제대로 다루지도 못하며, 제대로 대우하지도 않는다.
나는 종종 티비에서 “청춘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동력”이라는 말을 듣고는 치를 떤다. 청춘은 언제나 없어서는 안 될 이 나라의 동력들이었고, 그들은 언제나 이 시대의 희망이라고 불렸다. 하지만 그들의 삶에 깃든 다양한 결들과, 각자의 삶이 지닌 각기 다른 가치를 보여주고 말한 사람이 있었는가 하면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저 ‘아프니까 청춘’이라며 고통을 견딜 것을 주문하는 사람들 몇이 떠오를 뿐. 이런 역사는 짧지 않다. ‘산업 역군’이라는 단어는 얼마나 오래되었으며, 그 산업역군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지냈고, 지금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살아가는가를 떠올리면 그저 먹먹할 따름이다. “청춘이야말로 우리나라의 동력”이라는 말에서 나는 마치 흰쌀밥 같은 우리네 청춘을 읽는다.
Today's Special
리조또
재료 알보리오 쌀 두 줌 작은 양파 반 개 샐러리 손가락 한 개 분량 치킨스톡 450 ml 화이트 와인 100ml 버터 20g 올리브유 한 큰 술 파마산 치즈 두 큰 술 |
레시피 1. 양파와 샐러리는 아주 잘게 다진다. 2. 넓은 냄비에 버터와 올리브유를 넣고 중약불에서 버터를 녹인다. 3. 버터가 다 녹으면 양파와 샐러리를 볶아준다. 4. 양파가 얼추 투명해지면 알보리오 쌀을 넣고 함께 볶아준다. TIP 알보리오 쌀은 이탈리아산의 짧은 낱알을 가진 쌀로, 익히면 밥알이 단단하고 끈기가 높다. 리조또 등의 요리에 사용된다. 5. 쌀이 반쯤 투명해지면 화이트와인을 넣고 저어주며 끓여준다. 6. 와인이 졸아서 리조또가 되직해지면 육수를 100mL 가량 넣고 끓여준다. 이 과정을 육수가 떨어질 때까지 반복한다. 7. 마지막으로 넣은 육수가 모두 졸아붙기 전에 치즈를 넣고 섞어준다. 8. 되직한 죽처럼 졸아붙으면, 불을 끈 후 뚜껑을 덮고 3분 정도 뜸을 들였다가 접시에 담아서 낸다. 파마산 치즈를 조금 뿌려내면 좋다. |
/사진: 이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