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충제 달걀 파동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한두 개 농장의 비행(非行) 정도로 마무리되리라 생각했던 나의 기대완 다르게 말이다. 이런 논란의 끝에 농가들은 검출된 독소들의 반감기를 보내는 겸, 추석을 대비하기 위해 ‘강제환우’를 한다고 한다. 강제환우란 강제로 닭들의 털갈이를 진행시키는 것으로 닭들의 산란율을 높이는 효과가 있는데, 약 15일간 닭들을 암실에서 사료를 끊어 굶기고, 겨우 물만 주는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 이를 통해 건강한 닭들은 살아남아 산란율이 높아지고, 허약한 닭들은 죽기도 한단다. 나는 이 말에 언젠가 배웠던 노예선을, 아우슈비츠를, 731부대를 떠올렸다.
내 친구 중 하나는 한시적으로 채식을 했었더랬다. 사실 채식을 했었다고 말하기보단 채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편이 옳을 것이다. 그는 군복무 중에 질병 예방을 위한 동물 살처분현장에 동원되었고, 그 이후로 한동안 고기를 먹을 수 없었다고 했다. 자기가 파묻었던 그것들의 눈빛이 떠오른다고 했다. 나는 그 친구의 이야기를 들은 이후, 마트에 가서 고기를 유심히 살펴보았다. 부위별로 매끈하게 다듬어진 고기에서 삶의 흔적은 느낄 수 없었다. 그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많은 생명을 부지불식간에 죽여가며 살아가는가를 떠올리자 마트의 고기 진열대는 살풍경이 되었다. 물론 그렇다고 고기를 끊을 수는 없었지만, 나는 밥상에 올라온 목숨을 생각하게 되었다. 내 삶은 그렇게 끊어진 목숨에 부지해서 이어지고 있었고, 나는 가끔 식전기도를 올리는 기분으로 식사준비에 임한다.
Today's Special
닭곰탕
재료 닭 한 마리 (1 kg) 대파 한 줄 마늘 여섯 알 물 |
레시피 1. 닭은 꽁지를 자르고 껍질을 벗겨서 준비한다. 2. 냄비에 닭을 넣고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준 후에 나머지 재료들을 넣고 센 불에서 끓인다. 3. 부글부글 끓어오르면 불을 약불로 줄이고, 거품을 걷어가며 40분가량 끓여준다. TIP 거품을 걷어야 개운한 국물을 얻을 수 있다. 4. 닭을 건져서 뼈와 살을 모조리 발라준 후, 살만 넣고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하여 다시 끓인다. 5. 국물만 먹어도 좋고, 밥이나 소면을 말아서 내어도 좋다. |
/사진: 이지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