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3일(현지시간) 영국 BBC와 AFP통신 등 외신은 제이콥 주마 남아공 대통령이 총 783건에 대한 혐의로 기소될 수 있다는 최고 항소법원의 판결을 전했다. 주마는 불법무기거래와 관련해 뇌물수수, 돈세탁, 공갈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우리나라가 탄핵정국에 휩싸였을 때 지구 반대편 남아공에서도 비슷한 일이 시작됐다. 인도 재벌그룹이 연루된 비선 실세 문제였다. 대통령이 되기 전 민주화 운동으로 10년의 징역까지 살았던 그가 어쩌다 이렇게 몰락하게 되었을까?
<모두가 왕의 부하들(1949)>에서 윌리 스탁(브로데릭 크로포드)은 부패한 마을의 관리들에 맞서 올바른 정치를 하기 위해 정치계로 뛰어든다. 그는 한 번의 낙선을 딛고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자신이 내건 많은 공약을 이루기 위해 오히려 부패한 정계와 결탁하게 된다. 나아가 자신과 이해관계가 얽힌 이들을 요직에 등용한다. 정의로운 소신을 가졌던 윌리는 갈수록 정계의 추악함에 물들게 된다.
숱한 부정부패 의혹으로 인한 8차례의 의회 불신임 투표에서 매번 살아나 '불사조'라는 별명을 듣는 제이콥 주마. 민주투사로 유명했던 주마는 정치인이 되었기때문에 부패한 것일까 아니면 원래부터가 부패한 사람이었을까. 확실한 건 이번만큼은 '불사조'의 부활을 쉽게 예단하기 어려워보인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