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신 양명의 흔한 예 : 웨니 이야기(下)
입신 양명의 흔한 예 : 웨니 이야기(下)
2017.12.01 16:08 by 곽민수

지난 이야기에서 이집트 고왕국 시대 ‘개천에서 난 용’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웨니(Wny)의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하급관리에서부터 총독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라 소개한 바 있죠. 이번 화에선 그의 자전적 기록을 조금 더 들여다보죠. 지난회와 마찬가지로 여전히 자부심이 넘치는 내용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4200년 전의 인물이 직접 전해주는 이야기를 들어보시면, 아마 여러분은 이 인물의 성공담에 어떤 식으로든 감정을 이입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천년 전 인물에게 공감하게 되는 경험은 분명히 역사가 현대인에게 전해주는 놀라운 선물입니다.

 

사막의 거주자들이 공격을 했지만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사막의 거주자들이 위협을 했지만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들의 요새를 무너뜨리고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들의 무화과와 포도나무를 약탈하고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들의 모든 저택에 불을 지르고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그들의 수천 병력을 살해하고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수많은 포로를 데리고 군대는 안전하게 돌아왔다.

폐하께서는 나를 그 누구보다도 높게 치하하셨다.

폐하께서는 사막 거주자들의 땅으로 진격하여 그들의 반란을 진압하라는 임무를 내게 주셨으며 5번이나 더 군대를 이끌게 하셨다. 나는 모든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하였고, 폐하께서는 나를 그 누구보다도 더 높게 칭찬하셨다.

고왕국 시대의 서기상. 웨니도 중간 단계의 관리였던 당시에는 아마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고왕국 시대의 서기상. 웨니도 중간 단계의 관리였던 당시에는 아마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여러 야만인들 가운데 ‘가젤의 얼굴 (이 지명이 지칭하는 정확한 위치는 알 수 없습니다.)’에서 반란이 일어났다는 소식이 가장 시급했다. 나는 30척의 군함에 병력을 실어 항해를 시작했다. 나는 산악 지대(아마도 팔레스타인 지역의 고지대)의 배후에 상륙하여 사막 거주자들의 땅 북쪽으로 향했다. 나는 그곳에 도착하여 그들을 모두 사로잡거나 살해하였다.

내가 왕궁의 관리자이자 파라오의 신발 운반자였던 시절, 나의 주군 상-하 이집트의 왕 메렌라 폐하께서 나를 귀족이자 엘레판티네에서 메데니트까지를 관리하는 상이집트의 총독으로 임명하셨다. 내가 폐하가 보시에 흡족한 인물이었고, 폐하께서 나를 사랑하셨기 때문이다.

내가 왕궁의 관리자이자 파라오의 신발 운반자였던 시절, 폐하께서는 나를 경호 담당으로 임명하셨다. 나는 궁정의 그 누구보다 폐하께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고, 이러한 특권은 그의 신하 가운데 누군에게도 주어진 적이 없었다.

나는 상이집트의 총독으로 일하며 폐하를 만족스럽게 하였다. 나는 상이집트를 법적 절차에 따라 두 차례에 걸쳐 철저하게 조사하였으며, 모든 부역자들의 숫자도 두 차례에 걸쳐서 상세하게 파악하였다. 나는 상이집트에서 완벽하게 임무를 수행하였고, 내 이전의 그 누구도 나와 같은 정도로 임무를 수행하지는 못했다. 폐하께서도 나의 임무수행에 대하여 높게 평가하셨다.

폐하께서는 나를 이브하트(Ibhat)로 보내셨다. 나로 하여금 ‘생명의 상자’라 불리는 석관과 그 석과의 덮개, 그리고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피라미드를 장식할 값비싸고 고귀한 피라미디온(pyramidion, 피라미드 최상단에 놓이는 피라미드 모양의 돌)을 나로 하여금 가져오게 하셨다.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 앞에서 바라본 메렌라의 피라미드. 웨니의 자전적 기록에서 언급되는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언급한게 바로 저 피라미드입니다.
사카라의 계단식 피라미드 앞에서 바라본 메렌라의 피라미드. 웨니의 자전적 기록에서 언급되는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고 언급한게 바로 저 피라미드입니다.

또 폐하께서는 나를 엘레탄티네(Elephantine)로 보내셨다. 화강암으로 만들어진 가짜문과 봉헌용 식탁, 화강암 상인방 40개, 그리고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라는 이름을 갖고 있는 피라미드의 현실용 입구와 봉헌용 식탁을 나로 하여금 가져오게 하셨다. 그래서 나는 6척의 화물선과 3척의 견인선을 이끌고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피라미드가 있는 북쪽으로 향했다. 어떠한 왕의 시대에도 이브하트와 엘레판티네에서 이 정도 규모의 작업이 있었던 적은 없다. 왕께서 명령하신 모든 일들이 왕께서 원하시는대로 모두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폐하께서는 나를 하트눕(Hatnub)으로도 보내셨다. 설화석고로 만들어진 거대한 제단을 나로 하여금 가져오게 하셨다. 나는 그를 위해 이 제단을 하트눕에서 채석하여 화물선에 실어 겨우 7일 만에 운반하였다. 나는 폐하를 위해 아카시아 나무로 길이가 60 큐빗, 너비가 30큐빗에 이르는 화물선을 여름의 3번째 달에 겨우 7일 만에 만들었다. 강물이 빠져 있는 시기였지만 나는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피라미드 근처로 안전하게 상륙했다. 모든 작업이 왕께서 명하신대로 나의 감독 하에 행해졌다.

폐하께서는 상이집트 5곳에 운하를 파고, 3척의 화물선과 와와트의 아카시아 나무로 만들어지는 4척의 견인선 제작을 위해서 다시 나를 보내셨다. 이르테트, 와와트, 얌, 메자의 ‘외국인 지배자들’(Heqau-khasut, 이 호칭은 일반적으로 ‘힉소스’라 불리기도 합니다.)이 이를 위해 목재를 제공했다. 나는 이 모든 작업을 1년 내에 마쳤다. 선박들은 “메렌라가 화려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피라미드를 건설하기 위한 엄청난 양의 석재를 싣고서 출항하였다. 모든 작업이 왕께서 명하신대로 나의 감독 하에 행해졌다.

나는 부친과 모친에게 사랑받고 자랑스럽게 여겨지는 아들이었고, 형제들에게는 자랑스러운 형, 동생이었다.

귀족이자, 상이집트의 진정한 총독, 오시리스에게 찬미를 받는 자, 웨니가.

필자소개
곽민수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1년 사이 가장 주목할만한 초기 스타트업을 꼽는 '혁신의숲 어워즈'가 17일 대장정을 시작했다. 어워즈의 1차 후보 스타트업 30개 사를 전격 공개한 것. ‘혁신의숲 어워즈’...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

  •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초록은 동색…“함께 할 때 혁신은 더욱 빨라진다.”

    서로 경쟁하지 않을 때 더욱 경쟁력이 높아지는 아이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