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들의 끝 모를 민폐, 그 뿌리 깊은 역사
중국인들의 끝 모를 민폐, 그 뿌리 깊은 역사
2018.02.09 16:26 by 제인린(Jane lin)

‘민폐’ 아이콘의 지위를 오래도록 점하고 있는 중국. 외국에서 마주치는 그들의 행태는 늘 우리의 혀를 내두르게 만듭니다. 그것도 한 둘이 아니라 상당수가 비슷한 행동을 하고, 심지어 당당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그들에게도 다 이유가 있습니다.

(사진: KBS뉴스)

 

| 他们说, 그들의 시선

최근, 자국에 대한 엄청난 자부심을 가진 한 중국 청년으로부터 메일을 받았다.

“중국은 한국과 다르다. 중국인들은 본래 재물에 관심이 없고 체면치레나 허례허식과는 거리가 멀다. 대표적으로 과거에는 도로 위에 지갑이 떨어져 있어도 주워 가려는 이가 없었다고 한다. 그러나 개혁 개방 이후부터 사람들이 재물에 눈이 멀었다. 서방 문화 탓이다. 그나마 중국이 매년 크게 성장하며 G2의 자리에 오른 것은 50~60년대 출생자인 ‘따마(大妈)’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거다.”

순간, 이 청년과 필자가 공히 알고 있는 ‘따마’(중국의 기성세대를 일컫는 말)가 같은 것이 맞는지를 잠시 고민해야 했다. 자국 문화와 상황에 대한 이해가 이렇게 부족할 수 있는가 하는 의문도 함께 따라왔다.

 

| 她说, 그녀의 시선

며칠 전 중국인 지인의 초청으로 경극 공연을 관람했다. 이날 관람객의 상당수는 50대 이상의 노년층이 대부분이었다.

극의 시작을 알리는 소등이 이뤄지고 막이 오르면서 문제는 시작됐다. 객석 곳곳에서 노인 관람객들의 시끄러운 소리는 조금도 줄어들지 않았던 것. 저마다 주변 좌석 지인들과 큰 소리로 떠드느라 정신이 없었다. 심지어 거리가 떨어진 지인과 목청 높여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자신이 가져온 음식을 손자·손녀들에게 먹이느라 바쁜 관람객도 있었다. 우리가 생각하는 간단한 음식이 아니다. 훈제 오리를 뜯거나 과일을 깎고, 그 뼈와 껍질은 바닥에 버려졌다. 불쾌한 소음과 냄새는 공해 그 자체였다.

광장에서 춤을 추기 위해 공터에 주차된 자동차를 멋대로 옮기는 따마들. (사진: 웨이보)

심지어 극장 바닥에 가래침을 찍찍 뱉는 사람부터 휴대폰으로 무대를 촬영하느라 시야를 가리는 사람까지 천태만상이었다.

이날 관람한 경극은 1개의 작품이 총 20개의 단막극으로 구성돼 매 극마다 약 10분 이내로 진행된다. 극이 끝날 때 화장실을 가거나 통화 등 급한 일을 처리할 수 있음에도 대부분의 관람객들은 개의치 않고 자신의 ‘할 일’을 했다. 당연히 공연에 집중할 수 없는 분위기가 계속됐고, 결국 필자는 끝까지 관람하지 못하고 극장을 빠져나와야 했다.

중국 금융계의 큰 손으로 부각되고 있는 따마들. 이들은 각종 금융 상품이 새로 출시될 시기마다 대량으로 주식 투자에 나선다. 사진은 각종 금융 상품이 출고되기 하루 전부터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따마들의 모습. (사진: 웨이보)

정말 문제는 이 같은 민폐를 저지르고서도 그 누구보다도 당당하다는 점이다. 자신들의 행동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여기는 동시에 다른 이들의 행위에도 별다른 문제의식을 갖지 않는다. 모두가 그러하니 문제가 될 것도 없다는 태도다.

필자를 포함한 외국인들이 이런 문제를 지적하면 실로 어처구니없는, 그리고 당당한 대답이 어김없이 돌아온다.

“중국인은 원래 다 그래. 이건 하나의 문화 같은 거야. 외국인인 네가 이해할 수 없을지는 모르겠지만."

따마. 마오쩌둥의 문화대혁명 시기인 60~70년대 청소년기를 보낸 중국의 기성세대를 칭하는 말이다. 우리로 치면 ‘58년 개띠’로 대표되는 베이비붐 세대인 셈.

이들은 한창 교육을 받을 시기에 농촌이나 탄광 등에서 육체노동에 시달려야 했다. 국가적으로 궁핍해 집단 노동이 절실한 시기이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마오쩌둥 정권이 노동을 최고의 가치로 내세웠기 때문에서다. 독재권력을 유지해야 하는 그들에게 교육과 그로 인한 국민들의 각성은 불필요함을 넘어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인이었다. 그렇게 교육은 뒷전으로 밀려났다.

마오쩌둥 시기의 중국 청년들. (사진: 웨이보)

그러나 1978년을 기점으로 중국이 개혁 개방에 나서게 되면서 따마들은 급격한 혼란의 시대를 맞게 된다. 노동이 최고의 가치인 시대에서 땀 흘려 일하지 않아도 부자가 될 수 있는 세상이 됐기 때문이다. 자본이 노동에 앞서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그렇게 문화와 교양, 상식을 학습하지 못한 이들이 황금만능주의와 천민자본주의와 만나면서 지금의 세태가 구축됐다. 예절이나 배려가 아닌 자신의 편의가 우선이 됐고, 이들을 보고 자라난 청년 세대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보인다. 세계 곳곳에서 사람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중국인들의 행태 이면에는 이 같은 배경이 자리 잡고 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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