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동업은 과연 독일까?
스타트업 동업은 과연 독일까?
2018.04.16 12:27 by 고명환

 

창업 비용의 감소, 청년 실업률의 증가, 다양한 창업지원 프로그램 등의 이유로 스타트업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다. 소상공인 창업과 차이점은 40~50대의 중장년층보다는 비교적 사회경험이 부족한 20~30대의 창업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열정과 독특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많은 청년 창업가들의 창업 형태를 보면 1인 기업으로 창업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친구 또는 회사 동료 등 팀을 이루어 창업을 하기도 한다.

스타트업 동업은 과연 독일까? 우스갯소리로 친한 친구와 하지 말아야 하는 3가지를 ‘동거, 동업, 돈거래’라고 한다. 과거에 친구와 적은 액수의 돈거래를 통해서 얼굴을 붉힌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감할 것이다. 그만큼 예전부터 동업으로 사업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는 것을 뜻한다.

 

그렇다면 동업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사업이 어려운 상황에 놓였을 때 각자의 기여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사업의 성공을 위해 팀원 모두 열심히 노력했지만 각자의 마음속에는 자신이 생각하는 기여도가 있다. 사업이 잘 될 때는 그나마 괜찮지만 사업이 위기에 처했을 때는 동업자가 오히려 짐처럼 느껴질 수 있다.

둘째, 중대한 결정을 내리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새로운 제품 개발, 마케팅 전략, 해외진출, VC 투자 등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는 동업자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동업자와의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면 결정이 늦춰지거나 자칫 무산되기도 한다.

셋째, 시간이 지날수록 서로의 앙금이 조금씩 쌓인다. 창업 후 3년까지는 흔히 ‘데스밸리(Death Valley)’로 투자는 지속되는데 제대로 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보유자금의 부족으로 매우 힘든 시기를 보낸다. 매출이 안정화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될수록 창업 초기에 구상했던 사업 아이템에 의구심을 가지게 된다. 사업에서 발생하는 문제점을 동업자의 탓으로 돌리거나 심한 경우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까지 동업자에게 털어놓을 수도 있다.

위의 3가지 외에도 우리나라 고유의 정서적 문제, 지분구조 등이 동업의 어려운 이유로 꼽힌다.

스타트업을 창업한다는 것은 극도로 외롭고 강한 인내심을 요구한다. 또한 국내 스타트업의 성공률은 10%가 채 되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스타트업은 IT, 제조 기반의 기술창업이 주를 이루고 있어 트렌드의 변화도 빨라 제품의 론칭 속도가 느려질 경우 경쟁업체에 금방 따라 잡히거나 시장의 수요와 동떨어질 위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스타트업에서 동업을 고려한다면 이는 시행착오를 최대한 줄이고 국내외 수많은 경쟁업체들보다 한발 더 앞서 혁신적인 제품을 세상에 론칭하기 위한 것이다. 즉, 1+1=2의 단순한 관계가 아닌 1+1=10 이상의 시너지를 위해서 동업을 선택한다.

스타트업이 동업을 고려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무엇인가?

첫째, 동업자의 수는 2, 3명이 좋다. 대게 2명보다는 3명이 더 낫다고 한다. 제품의 새로운 아이디어나 사업전략에 대한 회의에서 동업자가 3명이면 2:1로 의사결정이 빨라져 결정이 지체되는 문제가 발생할 확률이 적기 때문이다. 3명을 초과한 동업자로 구성되면 너무 많은 아이디어 도출로 오히려 의사결정에 혼선을 빚을 수 있다. 사업 초기에 선택과 집중을 위해서는 2~3명의 동업으로 시작하고 사업이 안정화에 접어드는 경우 부족한 팀원이나 파트너를 추가로 영입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둘째, 핵심역량이 다른 동업자로 구성한다. 예를 들어, ‘엔지니어+엔지니어’로 창업을 하거나 ‘경영학+경영학’ 또는 ‘디자이너+디자이너’로 핵심역량이 비슷한 사람끼리 동업을 할 수도 있다. 대부분 대학교 재학 중 같은 전공의 친구나 회사에서 같은 업무를 맡고 있는 직장동료와 창업을 하는 것이다.

엔지니어로만 구성된 스타트업은 제대로 된 시장조사와 마케팅 전략 수립에 어려움을 겪어 제품 출시의 시기를 잡지 못하거나 구체적인 판매전략을 수립하지 못한 채 제품을 출시할 수 있다. 또한, 마케터로 구성된 스타트업은 시장 현황, 경쟁사 분석을 충분히 했지만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제대로 만들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그리고 주특기가 비슷한 동업자일 때가 오히려 의견 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은 훨씬 높다.

사업의 잠재적인 Risk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서는 핵심역량이 다른 동업자로 구성되는 것이 이상적이다.

셋째, 개발자를 동업자로 두어라. 개발자가 없는 스타트업은 프로그램 개발을 외부업체에 맡길 수밖에 없다. 창업자의 개발 의도를 외부 개발자에게 완벽하게 전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개발자는 제품 기획에서 출시까지 모든 부분에 다 참여하는 가장 핵심적인 인물이기 때문에 외부업체에 맡기면 제품 출시 기간이 지연되고 예상치 못한 오류가 발생했을 때 보완이 오래 걸리는 등의 불편함이 가중된다.

넷째, 수익 배분은 창업 초기에 정하자. 동업은 동일하게 배분하는 것이 가장 깔끔하지만 때에 따라서는 기여도에 따라서 배분을 달리할 수 있다. 창업 초기에 제대로 정하지 않았다면 향후 투자를 받거나 높은 수익이 발생할 때 배당에 따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동업자 중 한 명이 회사를 그만두거나 사업이 성장기에서 성공기로 접어드는 과정에서 수익 배분 과정은 기업 경영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슈이기 때문에 창업을 시작할 때 미리 정해야 한다.

다섯째, 동업자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으로 하자. 사업은 업무처리 능력도 중요하지만 동업자 간 서로 마음이 잘 맞아야 한다. 동업자가 필요하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잘 알지 못하는 사람과 사업을 할 때는 업무처리 능력에서 발생하는 문제보다 성격이 맞지 않아 사업 경영이 힘들 수 있다.

스타트업은 사업 초기 밤낮없이 일할 가능성이 높아 성격이나 사고방식이 전혀 맞지 않는다면 오랜 관계를 지속하기 어렵다.

대학 동기, 회사 동료 등 오랫동안 알고 지낸 사람과 동업을 하는 것이 좋고, 동업자를 선택할 때는 결혼하는 것과 같이 신중해야 한다.

 

소상공인 창업과 달리 스타트업은 IT기술이 동반한 기술 트렌드의 변화가 굉장히 빠르다. 대기업이나 경쟁업체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블루오션을 공략하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예측하는 능력 외에 빠른 실행능력이 필요하다.

동업은 양날의 검의 성격을 가지고 있지만 스타트업이 사업 초기에 세웠던 목표를 달성하고 단기간에 고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자신이 부족한 점을 채우고 최고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업자를 만나는 것은 스타트업 최고의 경영전략이다.

 

*원문 출처: 고명환 필자의 브런치 <스타트업CookBook 생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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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명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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