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땅콩 회항’ 사건이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질타를 받고 있습니다. ‘재벌 3세’인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기내 간식(마카다미아 넛) 제공 서비스가 매뉴얼에 맞지 않다며 사무장을 비행기에서 내리게 한 사건입니다. 많은 승객을 태우고 이미 출발한 상태에서 항공기 회항을 지시한 것을 두고, 재벌 3세의 안하무인격 태도와 승객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은 처사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뜨겁습니다.
| 브랜드 이미지와 사회공헌
‘땅콩회항’은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속담처럼 ‘가던 비행기를 멈추게 한’ 사건이지만, 대한항공은 30대 그룹의 사회공헌 활동 호감도에서 1위를 차지했던 기업입니다. 대한항공의 모기업인 ‘한진’은 세계 3대 박물관이라 불리는 런던 대영박물관, 파리 루브르 박물관, 상트페테르부르크 에르미타주 박물관에 소장된 세계적인 예술가들의 작품을 한국어 가이드로 감상할 수 있도록 번역 및 서비스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를 누비는 항공사에 어울리는 활동이기도 하고, 국제사회에 한국을 알릴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이 외에도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긴급 구호품을 무료로 수송하는 등 사회공헌 활동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는 기업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사회공헌 활동을 아무리 잘 한다고 해서, ‘땅콩 회항’ 같은 위기를 조금이나마 무마시켜 줄 수 있을까요? 아무래도 그렇지 못한 것 같습니다.
| 사회공헌으로 리스크 관리가 가능한가?
일부 CSR(Coporation Social Responc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문가들은 기업이 사회공헌 활동을 하는 이유 중 하나가 ‘리스크 관리’라고 주장합니다. 기업 윤리나 법률 위반 등 기업이 예상하지 못한 위험이 발생했을 때, ‘지금까지 좋은 일 많이 해왔으니 이번에는 사회가 적당히 넘어가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SNS를 통해 기업이 제때 대응하기 벅찰 정도로 빠르게 사안이 확장되고, 그 방향과 강도도 종잡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부 CSR 전문가가 기대하는 것과 다르게, ‘이전의 사회공헌은 다 눈속임’이라는 방향으로 여론이 형성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 위기 상황에서 사회공헌의 대응은
위기 상황에서 문제를 해결하고자 사회공헌 활동을 억지로 진행하는 것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 있습니다. 기업은 현 상황에서 문제 되는 부분은 진정성 있게 대응하고,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한 방편의 하나로 사회공헌 활동을 재편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위기 발생 시 사회공헌 활동은 어디까지나 브랜드 재구축 방편 중 '하나'일 뿐입니다. 사회공헌 활동만으로 문제가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없습니다.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데 위기를 맞은 기업이라면, 그리고 위기를 대비하고 싶은 기업이라면 지금까지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꾸준하게 진행하는 것이 단기적으로나 장기적으로나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사회공헌 활동 속에서 향후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나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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