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아, 미역국이다.
“몇 번 끓였더니 간이 좀 세졌네.”
“그래도 괜찮은데요? 전에 공부할 때는 고기를 엄청 넣고 끓였어요. 건져 먹으려고. 하하하.”
“그렇게도 하지. 근데 잘못하면 미역국이 아니라 고깃국이 되잖아.”
“그렇겠네요.”
“미역국이 끓이기가 쉽지. 콩나물국보다 훨씬 쉬워. 사실 끓이면 끓일수록 미역 자체가 다시가 되잖아. 오래 끓여도 괜찮고.”
“그렇네요.”
자기 자신을 오래 우려내어 맛을 내는, 또 그 자체로 영양 만점인 미역. 어쩌면 난 너무 많은 고깃덩이를 갖다 붙이려고 몸부림치고 있지는 않은지. 고깃국이 되지 못한 운명을 탓하고 있진 않은지.
그저 오래 끓이면 될 것을.
*원문 출처: 김성우 지음, 『어머니와 나』, 쇤하이트, 2018.
성찰과 소통, 성장의 언어 교육을 꿈꾸는 리터러시 연구자로 사회문화이론과 인지언어학을 통해 영어교육을 새롭게 정의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