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병과 변신
월요병과 변신
2018.06.07 13:56 by 김사원

 

 

프란츠 카프카의 단편소설 <변신>은 의류 영업사원인 그레고리 잠자가 어느 날 아침 자신이 벌레로 변해버렸음을 깨닫게 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가혹한 현실에서 인간의 고독과 존엄성에 대해 고민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작품이다. (사진 : 더클래식 출판사)

 

잠자의 이야기

어느 날 아침 그레고리 잠자가 불안한 꿈에서 깨어났을 때 그는 침대 속에서 한 마리의 흉측한 갑충으로 변해 있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다.

이내 잠자는 영업사원인 자신의 신세를 한탄했고, 못돼먹은 사장을 욕하며 언젠가 시원하게 사표를 내리라 다시 한번 결심한다. 하지만 지금은 일어나서 출근을 해야한다.

자명종을 보니 이미 기상 시간을 훌쩍 넘겼다. 오늘은 자명종이 제 할 일을 못 한 게 아닐까. 아니면 그렇게 편안히, 아니 편안했을 리는 없고 그렇게 깊이 잠들었던 걸까.

가족들이 잠자를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대답을 하는 자신의 목소리가 어색하다. 감기겠지. 영업사원의 직업병.

 

김 사원의 이야기

어느 일요일 밤, 김 사원은 문득 생각했다. 내일 아침 눈을 떴을 때 바퀴벌레로 변해있으면 좋겠다고.

바퀴벌레가 되지 못한 채로 아침이 되면 다시 출근을 하고 한 주를 시작해야 한다. 꼴도 보기 싫은 사장과 상사, 동료들이 떠오른다. 언제쯤 지긋지긋한 직장생활을 벗어날 수 있을까. 한숨이 나온다.

휴대전화 알람을 못 듣고 늦잠을 자버리는 일에 대한 공포와 불안이 작지만 항상 있다. 그래서 마지노선 알람이 설정되어 있다. 대충 옷을 갈아입고 집 앞에서 택시를 잡아 타고 가면 출근 시간에 늦지 않을 수 있는 마지막 기상 시간. 보통은 10분 단위로 울리는 알람을 끄고 미루다 겨우 이불 밖으로 나오는 날이 태반이지만.

위장병, 안구 건조, 두통, 어깨 결림, 허리 통증... 연차가 쌓이며 직업병도 하나씩 늘어났다.

바퀴벌레로 변신하고플만큼 힘든 일이 있거나 괴롭히는 사람이 있지는 않았다. 그냥, 여느 일요일 밤이었다.

 

 

필자소개
김사원

10년 차쯤 되면 출근이 조금 담담하게 느껴진다던데요. 저에게도 10년 차가 되는 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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