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팜박람회·팜테크포럼 들여다보니…
“무엇을 먹느냐가 당신의 신분을 결정한다”
케이팜박람회·팜테크포럼 들여다보니…
2018.07.24 16:37 by 이창희

 

오랜 역사를 지닌 우리의 농업은 최근 많은 변화를 겪었다. 단순히 땅에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방식에서 첨단 기술과 기계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기에 이르렀다. 스마트팜, 아그리테크, 귀농·귀촌 러시, 청년농부의 등장 등이 그 결과물이다. 그렇게 농업은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그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분위기를 구체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는 자리, ‘2018 케이팜 귀농귀촌박람회’가 개최됐다.

2018 케이팜 귀농귀촌박람회.(사진:더퍼스트미디어)

지난 19일부터 사흘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2018 케이팜 귀농귀촌박람회’(㈜이상네트웍스 주관, 농민신문 주최)는 귀농 및 귀촌과 관련한 기관·지자체·단체·협회 등의 컨설팅과 농축산 설비와 종자, 농약 등에 대한 정보와 교육이 한 자리에서 이뤄졌다.

이와 함께 스마트팜과 IcT융복합기술, 바이오산업 등 미래농업 전반과 전원주택, 도시농업, 농축산물 유통·물류 등도 만날 수 있었다. 예비 귀농인들은 상담센터에서 ‘선배 귀농인’들을 만나 생생한 경험담을 듣기도 했다.

가장 큰 관심이 쏠린 곳은 박람회 기간 내내 열렸던 ‘팜테크포럼’이다. 농업 분야의 다양한 전문가들이 모여 우리나라 현대 농업을 분석하고 대안을 제시하며 경제적 가치를 재고할 방안을 놓고 담론을 주고받았다.

민승규 한경대 석좌교수는 ‘네덜란드에서 본 한국 농업의 미래’를 주제로 4차 산업혁명을 맞은 현재 한국 농업이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그는 복합적인 위기가 도래하고 단절적 변화가 시작된 한국 농업에 대담한 도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계적 무역전쟁 흐름 속에 만들어질 새로운 게임의 룰을 이해하고 ‘성장 방정식’을 빚어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는 네덜란드 농업의 6가지 강점으로 뛰어난 인적자원과 농업교육, 경쟁력 있는 협동조합, 저변이 넓은 기계화 농업, 지리적 이점이 있는 물류 인프라 등을 꼽았다. 이를 토대로 창조적 아이디어가 추진력을 얻어 농업이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자리매김했다는 설명이다.

민 교수는 “전 세계 데이터양의 90%는 최근 2년 동안 생성됐고 이 빅데이터는 미래 농업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며 “유럽에서는 IoT(사물인터넷) 기술을 곡물·낙농 등에 접목시키는 방식이 이미 도입됐다”고 강조했다. 결국 미래 세대에는 농업을 통한 물질적 수확보다 농업 비즈니스 정보의 부가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란 게 민 교수의 주장이다.

팜테크포럼 현장(사진: 더퍼스트미디어)

문정훈 서울대 농경사회학부 교수는 경제적 이윤뿐만이 아니라 사회와 환경을 고려한 농업이 지속가능한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예측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해 살충제 계란 파동이 일면서 먹거리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고, 그간 가격과 맛에 국한됐던 농산물 경쟁력에 안전이 새로운 기준으로 추가됐다.

이 같은 관점에서 문 교수는 기존의 유기농은 물론이고 채식과 대체육에 대한 연구, 도시형 식물공장, 동물복지 등을 통해 한국 농업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청년 농업창업 기업 ‘록야’의 권민수 대표는 창농 성공사례를 발표했다. 그는 종자산업 교육과 드론·AI 등 첨단기술, 온라인 직거래 플랫폼, 가공사업을 활용해 종자 재배부터 최종 유통까지 ‘원스톱’ 시스템을 구축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유행하고 있는 스마트팜이 설비에 과도하게 의지한다고 느낀 권 대표는 오히려 경작지에서 효율을 높이는 방안을 연구했다. 그 결과, 농업용 빅데이터 수집과 머신러닝, 농장 관리를 위한 자동화 기술 등을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비약적으로 높이는 데 성공했다.

팜테크포럼 현장(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이처럼 전문가들의 다양한 의견 속에 한국 농업이 현재 가지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이 고스란히 드러났고, 이와 함께 추구해야 할 방향성과 구체적인 방법론도 쏟아졌다. 박람회에 참석한 농업인들은 많은 정보를 얻은 동시에 저마다의 숙제도 떠안게 됐다. 분명한 것은 세계적으로 변화의 흐름은 갈수록 빨라지고 있으며, 농업 역시 그 흐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이다.

“이제 식품사업의 미래는 농업에 달려있다. 명품의상과 자동차 등 눈에 보이는 상품이 신분이 되는 1차원적인 세상은 끝났다. 먹는 식품이 삶의 질의 척도가 되고, 여가가 그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된 그런 시대다.”(노희영 YG FOODS 대표)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섹션별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