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창업의 메카 ‘중관촌’의 코워킹 카페 열전
중국 창업의 메카 ‘중관촌’의 코워킹 카페 열전
2018.09.18 16:06 by 제인린(Jane lin)

 

중국 베이징 서북쪽의 중관촌은 베이징 여행자들이라면 누구나 빼놓지 않고 찾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그리고 지난 2014년부터 리커창 중국 총리가 한 해 2~3차례씩 찾아, 청년들과 열띤 토론을 나누는 곳도 바로 이 일대다. 리 총리가 처음 이곳을 찾았을 당시 필자는 취재를 위해 현장에 있었는데, 20~30대 청년들의 창업 분위기를 눈으로 확인하려고 빠른 발걸음을 옮기는 리 총리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 당시 수천 명의 청년 예비 창업자들과 리 총리가 질문을 주고받는 광경은 수년이 지난 지금도 또렷하게 남아있는 기억이다.

이후 이 일대는 훨씬 더 세련돼 졌다. 기능적인 면에서도 창업에 탁월한 우수지역으로 손꼽히게 됐다. 아마 중국과 창업에 조금만 관심이 있어도 ‘중관촌’의 명성은 익히 들어 봤을 것이다. 그런 유명세는 이 일대를 비단 창업자만의 거리가 아닌, 누구나 한 번쯤 관광하고 싶은 지역으로 변모시켰다. 실제로 연평균 48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이 이곳을 방문하는데, 와이키키 해변을 찾는 연평균 관광객의 수가 900만 명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여행 방문지로서의 중관촌의 명성을 짐작할 수 있다.

사실 베이징은 야간 활동에 적합하지 않다. 밤 8시가 넘어가면 대부분 어두워진다. 이른 퇴근을 하는 관공서와 민간 기업이 밀집해 있기 때문이다. 이른 새벽에 하루를 시작하고, 이른 저녁에 하루를 마치는 것은 북방민족인 이 지역의 특성이기도 하다. 하지만 유독 24시간 밝게 빛나고 있는 두 곳이 있으니, 베이징의 명동이라고 불리는 왕푸징 일대와 중관촌이다. 그중 중관촌은 외국인 관광객과 현지인 창업자 등이 고루 섞여 독특한 풍경을 자아낸다. 이런 풍경이 가능해진 것은 이 일대에 유명한 카페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카페는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곳을 넘어, 창업자를 위한 거점 역할을 수행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러한 카페의 명성을 듣고 방문하는 여행자들도 끊이질 않는다. 청년들의 꿈을 실현시켜 줄 창업 요새이자, 해외 여행객들의 쉼터가 되는 카페들을 필자가 직접 방문해 보았다.

(사진: 중관촌 이노웨이 공식 홈페이지)

| 창업 전용 공유 오피스와 커피의 만남, ‘3w’

중관촌 창업 거리를 소개하며 빼놓을 수 없는 곳 중 하나가 바로 ‘3w’다. 사실 이 일대는 창업 지구 이전에 크고 작은 책방으로 가득 찼던 서점거리로 더 유명했는데, 그때부터 지금까지 자리를 지키고 있는 유일한 카페가 바로 3w다. 정부가 이 지역을 창업자를 위한 거리로 만들기 위해 대대적으로 투자하면서, 창업전문 카페로 탈바꿈시킨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14년 무렵부터 리커창 총리가 연평균 3회 이상 방문하는 곳으로 알려져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총리카페’라는 별칭을 얻기도 했다.

3w 1층의 내부 모습. 벽면에는 앞서 이곳에서 창업에 성공한 창업가들의 사진이 부착돼 있다.

카페는 1층에서 3층으로 구성돼 있다. 1층에는 주로 여행자와 창업자가 어울려 쉴 수 있는 일반 카페 형식의 공간이 널찍하게 마련돼 있고, 2층에는 예비 창업자와 투자자가 만날 수 있는 창업 컨설팅 룸이 운영 중이다. 매주 주말이면 중국 전역에서 투자금을 가지고 베이징으로 몰려온 투자자와 예비 창업자의 투자설명회가 바로 이곳에서 진행된다. 3w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설명회 참여 신청을 할 수 있으며, 설명회 강연을 듣고 싶은 자라면 누구나 현장에서 무료로 입장할 수 있다.

3층 공간은 오직 예비 창업자만을 위한 장소로 마련돼 있다. 각종 전자 기기, 복사기, 사무 용품 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데, 하루부터 한 달까지 다양한 입주조건과 비용이 책정되어 있다. 입주를 원하는 예비 창업자가 3w 홈페이지를 통해 예약하는 시스템이다.

3w에서 창업에 성공한 뒤 유명인이 된 대표적인 인물로는 쉬샤오핑(徐小平, 중국 어학당이자 유학전문학원 ‘신동방’ 창업자), 션난펑(沈南鹏, 중국의 대표적인 여행전문 사이트 ’ctrip’ 창업자), 양향양(杨向阳, ‘위엔정투자’ 창업자), 쩡리칭(曾李青, ’텐센트’ 공동 창업자), 쑨타오란(孙陶然, 핀테크 기업 ‘라카라’ 창업자) 등이 꼽힌다. 8월 현재, 3w는 베이징 외에도 상하이, 충칭, 선전, 성도, 샤먼, 시안, 항저우, 우한, 헝양 등 중국 전역 11개 도시에서 운영, 입주 창업 기업의 수만 2천여 곳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징둥닷컴 창업주의 ‘그녀’를 만날 수 있는 핫 플레이스

중국의 온라인 쇼핑몰 하면 ‘타오바오’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현지에서 타오바오만큼이나 유명한 곳이 바로 ‘징둥’이다. 지난 2011년 중관촌 이노웨이를 중심으로 창업에 성공한 류창둥(劉强東)은 징둥 닷컴의 창업주이자 2대 주주다. 그가 설립한 징둥은 ‘신뢰도 높은 저가제품’ 이미지를 부각시켜 성공한 업체로 꼽힌다. 현지인들 사이에서는 타오바오가 ‘무조건 싼 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업체로 인식된 반면, 징둥은 비교적 고가의 제품을 오프라인보다 약 30% 할인된 가격에 정품으로 구입할 수 있는 곳이라는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징둥의 창업자 류창둥의 두 번째 아내 ‘장저티엔(章泽天)’이 직접 운영하는 나이차 전문점. 베이징 대학교 서문에서 도보로 약 5분여 거리에 자리하고 있다.

징둥은 이런 고객들의 신뢰를 바탕으로 휴대폰, 노트북, TV, 에어컨과 같은 전자제품부터, 침대, 책상과 같은 가구 등 고가품을 구매하기 좋은 채널로 정평이 나 있는데, 징둥이 이 같은 신뢰를 쌓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알려진 이가 바로 창업자 류 회장의 두 번째 아내이자, 칭화대 출신으로 결혼 전부터 유명세를 얻었던 ‘장저티엔(章泽天)’이다. 그리고 그녀가 운영하는 나이차 전문점이 바로 중관촌 창업 거리에 자리 잡고 있다. 이 일대를 찾는 여행자와 창업자들이 빼놓지 않고 찾는 명소이기도 하다. 이곳에서는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 청년 창업자와 여행자가 나이차 한 잔을 마시며 휴식을 취하거나, 창업 아이템을 의논하는 독특한 모습도 확인할 수 있다.

 

| 빙고카페(Binggo 咖啡)

빙고카페는 1~2층으로 구성된 개방형 창업 인큐베이터다. 외관은 평범한 커피숍이지만 2층에는 코워킹 스페이스를 조성해 놓았다. 여행이나 여가를 목적으로 하는 관광객들은 널찍한 1층 카페 공간에서 진한 커피 향을 음미할 수 있지만, 예비 창업자들은 이곳에 약 3개월 단위로 사용할 수 있는 책상 1곳을 임대해 놓고 투자자와의 만남 등을 도모할 수 있다.

중관촌 이노웨이 거리 깊숙하게 자리 잡은 빙고카페 외관(왼쪽)과 내부(사진: 빙고카페 홈페이지)

카페 2층에는 널찍한 회의실과 프레젠테이션이 가능한 각종 설비가 완비돼 있다. 예비 창업자 입점률은 평균 80~90%에 달하는데, 역시 홈페이지를 통한 예약이 필수다. 단, 앞서 소개한 3w가 예약 신청만으로 이용이 가능했다면, 빙고카페는 총괄 운영 책임자와의 비교적 긴 면담 시간을 가진 후에 입점 여부를 결정지을 수 있다. “청년 창업자가 쉽게 겪을 수 있는 1차 창업실패의 가능성을 낮추고, 카페가 지원할 수 있는 각종 정부 창업 지원책과 투자자 연결 등에 대한 니즈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베이징에만 총 3곳이 운영 중인데, 다른 카페들에 비해 여행자의 비율이 월등히 높은 곳으로 꼽힌다.

 

/사진: 제인린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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