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규와 가이드라인의 부재, 암호화폐 이대로 괜찮은가
법규와 가이드라인의 부재, 암호화폐 이대로 괜찮은가
2018.09.27 16:01 by 블록레이팅스

 

중국 인민은행은 ICO가 기존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위협할 수 있고 자금세탁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며 거래를 금지했다. 현재 국가적인 차원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고 있지만, 개인의 암호화폐 투자는 강력히 경고하며 중국 내 ICO 및 암호화폐 관련 사업을 철저하게 금지하는 양면성을 보이고 있다.

2017년 7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자본시장법을 ICO에 적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지만 모든 ICO를 증권형으로 간주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조건부 규제의 성격이 강하다. 또한 암호화폐와 관련해 광고를 금지시켰던 페이스북의 광고가 재개되었고, 구글도 10월부터 광고정책을 업데이트하며 미국과 일본에서 광고를 허용할 예정이다.

작년 12월에는 CME거래소와 Cboe거래소에 비트코인 선물을 파생상품시장에 도입했고, 암호화폐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봤던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월스트리트 초대형 투자은행들도 현재는 수용하는 입장으로 선회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작년 9월 암호화폐 대응 방안을 발표하며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이하 자통법) 위반으로 처벌하겠다고 밝혔다. ‘가상통화 관계 기관 합동 TF’를 발족해 증권 발행 형식의 ICO에 대해서는 자통법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개정을 통해 적용 범위를 확대하여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해당 법률 제2조를 살펴보면 ‘유사수신행위’란 다른 법령에 따른 인가·허가를 받지 아니하거나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아니하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을 업(業)으로 하는 행위라고 명시하고 있다. 하지만 ICO는 자금 모집을 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처벌이 불가하다. 또한 자통법 제4조와 제5조에서 다루고 있는 증권과 파생상품에도 해당되지 않아 현행법상 처벌이 안 된다. 그런 이유로 법 개정까지 고려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묵묵부답으로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치 메아리 없는 골짜기 같다.

암호화폐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씩 바뀌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입장과 규제의 차이에는 여러 가지 요인이 있지만 그중 하나는 규제의 원칙에 기인한다고 본다. 미국의 법규와 규제는 금지하는 규정이나 사항을 나열하고 나머지는 원칙적으로 자율에 맡기는 포괄주의(Negative system)를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한국의 금융시장 법규와 규제를 살펴보면 ‘자통법’과 조세에 있어선 포괄주의를 채택하고 있지만, 일반적인 법과 규제의 큰 틀은 허가한 사항이나 제도 안에서 움직이는 열거주의(Positive System)를 기본으로 삼고 있다. 이러한 특성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규제’라는 단어는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단어로 인식되어 있어 시장에 악영향을 미치기도 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기존 법정화폐(달러, 엔화, 유로 등)는 외국환거래법에 의해 관리되지만 암호화폐는 규제가 직접적으로 적용되지 않아 상대적으로 자금이동이 간편하고 자유로운 특성을 지니고 있다. 경제가 발달할수록 국경의 경계선은 희미해질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에 대해선 몇몇 국가의 규제와 가이드라인이 아닌 유럽연합, 북미증권관리자협회, G20 재무장관 회의 등 범세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며, 이에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에 대한 현실은 어떨까? 2017년 하반기 암호화폐의 한 종류인 비트코인은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내리며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017년 1월 1일 비트코인 가격은 950달러로 시작해서 연말에는 13,000달러까지 도달하는 폭발적인 상승을 기록했다. 이로 인해 투기 수요 증가로 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자 ICO를 전면 금지하기에 이른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외면적으로는 움직임이 관찰되지 않지만, 내부적으로 암호화폐 시장을 살피고 조사하여 준비가 이뤄지고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남아있다.

최근 정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에서는 우리나라에 소재하고 있는 회사가 ICO를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회사를 대상으로 ICO 실태 점검 관련 질문서를 발송하고 실태조사에 착수했다. 일각에서는 제재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지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하지만 시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선 ‘블록체인 규제 개선 연구반’을 개설했으며, 블록체인 협회를 사단법인으로 인가해주기도 했다.

아직까지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은 초기 단계다.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상당히 많이 남아있단 얘기다. 전 세계적인 가이드라인과 규범의 부재 속에 지금까지 버텨온 시장이 대견할 따름이다. 초기에는 튤립 버블에 비유되면서 투기적인 수단으로 치부되기도 했고, 다른 시선으로는 인터넷과 같은 혁명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튤립 버블이 될지 인터넷 혁명 같은 존재가 될지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을 어떻게 바라보고 대응하는지에 달려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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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레이팅스는 블록체인과 암호화폐 시장을 독립적이고 공정하게 평가하는 Research & Analysis Fir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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