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륙의 ‘거지 열전’
대륙의 ‘거지 열전’
2018.11.01 12:16 by 제인린(Jane lin)

중국 도심에서는 구걸을 하는 걸인을 어렵지 않게 마주칠 수 있다. 개혁개방 시기 산업화의 물결이 도래하면서 많은 농민들이 일자리를 찾아 대도시로 몰렸고, 이들 중 실패한 상당수가 도시 걸인으로 남게 된 탓이다.

이들은 행인이 많이 몰리는 기차역이나 지하철역, 대형마트 입구 등에 터를 잡고 구걸을 한다. 저마다 눈물 없이 들을 수 없는 사연들로 가득한 이들은 사람들이 적선한 돈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고 있다.

그런데 안타까운 사연을 가진 대부분의 걸인들과 달리 상상을 뛰어넘는 수익을 올리고 있는 일부 갑부 걸인들의 사례가 있어 눈길을 끈다. 월 평균 수입이 일반 회사원을 훌쩍 넘는 걸인들이 존재한다는 소문, 과연 사실일까.

他们说, 그들의 시선

산에는 곧은 나무가 있지만, 세상에는 곧은 사람이 없다(山中有直樹, 世上无直人)’라는 중국 격언이 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정직한 사람은 없다는 뜻이다.

최근 중국 유력 일간지 신징바오(新京報)’는 도심 속 걸인의 평균 수입이 일반 회사원의 그것보다 많다는 내용을 보도해 많은 이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에 따르면 걸인의 50%가 구직을 희망하지 않고 있다.

她说, 그녀의 시선

필자는 베이징 서북 끝자락에 조성된 중관촌의 외국인 집단 거주지역에서 가짜 걸인을 직접 목격한 바 있다.

이 지역에는 수년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부동의 자세로 구걸하는 노부부가 있다. 대체로 남편은 몸이 좋지 않은 듯 이불을 덮은 채 누워있고, 아내는 깡통 재질의 작은 돈 주머니와 함께 자신들의 사연을 적은 팻말을 놓고 구걸을 벌이곤 했다. 그 팻말에는 배우자의 치료비가 부족합니다. 장성한 자녀에게 살던 집을 빼앗겨 오갈 곳 없는 형편이 됐습니다. 도와주세요.’라는 제법 자세한 내용이 적혀 있다.

그런데 어느 날 자세히 살펴보니 아내가 누워있고 남편이 돈을 구걸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서로의 역할이 바뀐 것이다. 이 같은 은 그 뒤로도 수시로 바뀌곤 했다. 한번은 평소보다 일찍 새벽 출근을 하는 길에 두 내외가 힘차게 리어카를 밀며 구걸 장소로 가는 모습도 목격했다.

이는 최근 들어 중국에서 일부의 사례를 넘어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 중국 최대 포털 바이두(百度)에는 도심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걸인의 10가지 방식, 이 가운데 당신의 마음을 움직인 걸인은 누구?’라는 내용의 기사가 올라왔다. 이중에서 대표적인 6가지를 추려 소개한다.

첫 번째 사례는 장쑤(江苏)성 따펑시(大丰市) 대로변에서 구걸하는 걸인이다. 이미 장쑤성 일대에서는 꽤 유명인사인 그는 자신이 공사장에서 근무하는 도중 두 다리를 잃는 사고를 당했으며, 이후부터 줄곧 구걸로 생활을 연명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적극적으로 행인들에게 다가가 적선을 요구하는 식이다. 오죽 악명이 높았으면 해당 지역 공무원이 나타나 이 남자는 가짜 걸인이라는 팻말을 들고 하루 종일 서 있기도 했다. 이 가짜 걸인은 그를 취재하기 위해 몰려든 지역 기자들에게 나는 도둑질을 하지 않았다고 강변한 뒤 홀연히 모습을 감췄다는 후문이다.

두 번째는 안웨이(安徽)성 푸양시(阜阳市) 기차역 인근의 걸인으로, 매일 아침부터 밤까지 구슬픈 선율의 해금을 연주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더욱이 그는 시력을 잃어 앞이 보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이 연민을 느끼고 지갑을 여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 번째는 구이양시(贵阳市) 루이진난루(瑞金南路) 거리에서 한 쪽 다리와 한 팔로 붓글씨를 써 판매하는 남성이다. 그는 지금으로부터 9년 전 폭발 사고로 오른손과 오른쪽 다리를 잃었다. 그럼에도 불편한 몸을 이끌고 땅에 엎드린 자세로 서예를 하는 모습을 통해 행인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네 번째 사례로는 광저우시 리완취(荔湾区) 대로변의 걸인이다. 그는 생후 3~4개월 된 강아지 2마리와 함께 자리를 펴고 앉아 구걸에 나서고 있다. 반려견이 행인들의 이목을 끌고 적선으로 이어지게끔 하는 전략이다. 실제 그는 내가 먹지 못하는 것은 아무렇지도 않으나, 강아지가 먹지 못하는 것은 너무나 가슴이 아프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가 지난 4년 동안 이 일대에서 구걸을 이어오고 있는 동안 반려견이 성견으로 자라면 시장에 처분하고 또 다시 생후 수개월 가량의 강아지를 입양해온 것이 드러나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다섯 번째는 최근 새로 생겨난 방식으로, 행인들의 종교적인 믿음을 이용한 사례다. 이들은 거리를 지나는 이들에게 종교 음악을 들려주며 행인들의 가족과 자신의 행운을 빌어준다는 명목으로 비용을 요구하는 행태를 이어오고 있다. 그들 중 일부는 스스로를 걸인이 아닌 종교인으로 자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마지막으로 여섯 번째는 가장 흔한 방식 중 하나로, ‘아픈 가족을 전면에 내세우는 경우다. 배우자가 투석을 받아야 하거나 지적 장애를 앓고 있어 막대한 치료비가 필요하다는 사연이 대다수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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