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기술의 목표는 화폐적 개념의 전자 지불 시스템이었다. 첫 등장은 잘 알다시피 사토시 나카모토(Satoshi Nakamoto)의 ‘비트코인(Bitcoin: A Peer-to-Peer Electronic Cash System)이다. 비트코인은 기존 중앙기관과는 달리, 독립적인 교환 및 지불 방법을 제시한 첫 번째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퍼블릿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의 차이점은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참여자, 합의 프로토콜의 실행, 공유 원장의 유지에 누가 참여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 암호화폐가 투기적인 요소를 가지고 있음에도 블록체인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기술로 선정되는 이유에는 분권화, 투명성, 불변성 및 향상된 보안을 추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장점은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시현될 가능성이 높으며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이런 장점을 대등하게 가지고 있다고 표현하기는 다소 어려운 부분이 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사전에 참여할 개인 또는 회사가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단독 참여자, 그룹 참여자 또는 다수의 컨소시엄이 참여할 수 있다. 참여하는 구성원은 합의 프로토콜을 실행하고 트랜잭션 전체 기록을 유지하지만, 참여하고 있는 그룹의 이익을 위해서 트랜잭션을 조작할 수 있는 문제점이 남아있다. Hyperledger와 같은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분산되어 있지만 여전히 대기업에 좌우될 수 있고 데이터베이스가 중앙에서 관리되고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 말은 현재 다양한 산업에서 사용되고 있는 보안, 데이터 저장 및 관리 기술보다 일부 진보된 분산원장기술에 그칠 수도 있는 것이다.
2007~2008년 금융위기가 발생하고 금융기관과 정부는 대중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 국민과 국가의 번영을 위해 가장 우선시해야 하는 조직이 되어야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누군가에 의해 지배되고 움직이는 모습에 실망감이 투영된 것이다. 해당 사건을 계기로 소수 또는 특정 단체와 조직에 의해 통제되지 않는 블록체인 기술이 등장하게 됐다. 블록체인 원장을 풀 노드가 저장하고 보관하기 때문에 누군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데이터를 수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지금까지 출시된 퍼블릭 블록체인은 시간이 지날수록 블록이 네트워크에 추가되고 대중에 의해 관리되기 때문에 조작이 불가능에 가까워지고 있다.
그러나 장점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사용자는 거래 기록을 볼 수 있고 장부를 보관하고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개인정보에 관련된 이슈가 발생하고 있다. 금융기관에서는 상대방의 계좌를 아는 경우에도 계좌의 잔액을 알 수 없지만 암호화폐 지갑 주소를 알고 있는 경우에는 상대방이 소유하고 있는 암호화폐를 파악할 수 있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국내에서는 지갑 주소를 휴대폰 번호에 연동시켜 상대방이 지갑주소를 알 수 없는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개인정보와 관련된 이슈는 점진적으로 해소되고 있는 추세이다.
장점과 단점이 존재하는 블록체인은 과연 퍼블릭 블록체인으로 다가올 것인가? 아니면 프라이빗 블록체인으로 다가올 것인가? 블록체인의 도입으로 가져오는 장점은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아닌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구현될 수 있다.
1989년 Tim Berners Lee에 의해 등장한 인터넷이 처음에는 미숙하고 발전되지 못한 기술이었지만 이제는 우리의 삶 속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버스 정류장 앞에서 판매하던 신문도, 지하철 앞에서 나눠주던 무료신문도, 세금납부를 위해 월 말에 북적이던 은행의 모습도, 그리운 사람에게 편지를 전해주던 우체통도 점차 사라지고 있다. 30년이 흐른 지금 1989년에는 상상할 수 없던 일들이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해지고 자연스러워진 것이다. 블록체인을 인터넷에 비교한다면 1990년대 초반과 같은 초기 단계에 위치하고 있다. 퍼블릭 블록체인이 갖고 있는 탈중앙화, 불변성, 투명성과 같은 장점들을 살릴 수 있는 기술이 더욱더 발전하고 성장하여, 퍼블릭 블록체인과 프라이빗 블록체인 모두 우리의 삶 속에서 보다 다양하게 적용될 수 있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