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이다! 비상하라!’ 소방용 드론의 오늘과 내일
‘비상이다! 비상하라!’ 소방용 드론의 오늘과 내일
2018.11.19 15:35 by 이창희

도심 한 가운데 고층 빌딩 화재 현장. 불길에 휩싸인 이들이 구조를 애타게 기다립니다. 하지만 러시아워로 도로는 꽉 막힌 상태. 진입이 어려운 덩치 큰 소방차들은 발만 동동 구릅니다. 그런데 어디선가 ‘웅웅’ 소리를 내며 드론 여러 대가 날아오릅니다. 순식간에 하늘로 떠오른 드론들은 두 갈래로 나뉘어 한 쪽은 소화액을 분사하고 다른 한 쪽은 안전 사다리를 이용해 사람을 구합니다.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소요된 시간은 불과 3분. 골든타임을 지켜냅니다.

 

(사진: Drone Nodes)
소방 드론.(사진: Drone Nodes)

드론은 조종사 없이 원격 조종을 통해 비행하는 무인항공기를 뜻합니다. 요즘이야 워낙 상용화된 덕에 일반인들도 취미로 날리곤 하지만, 처음 그 존재를 드러냈을 때만 해도 엄청난 센세이션을 일으켰죠. 화재 같은 재해구조 현장뿐만 아니라 영상 촬영, 군사 작전, 무인 택배, 건설 현장까지 다양하게 쓰이고 있는 드론. 일단 간단한 원리부터 알아볼까요?

 

고정익(왼쪽 사진), 회전익(오른쪽 사진) 드론.(사진: aeroexpo)
고정익(왼쪽 사진), 회전익(오른쪽 사진) 드론.(사진: aeroexpo)

|고정익? 회전익?

드론은 크게 2가지 종류로 나뉩니다. 날개가 고정돼 있고 엔진의 힘으로 추진력을 얻는 고정익 드론, 그리고 프로펠러의 힘으로 비행하는 회전익 드론이 그것입니다. 전자는 날개가 달린 비행기 모형, 후자의 경우 2개 이상의 날개가 달린 헬리콥터 형체입니다.

고정익 드론은 빠른 속도가 장점이고 공기 밀도가 낮은 대기권 상층부까지 비행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활주로가 없으면 이착륙이 불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주로 군사 작전에서 정찰 목적, 항공사진 촬영 등에 사용됩니다.

 

회전익 드론의 원리.(사진: dronezone)
회전익 드론의 원리.(사진: dronezone)

반면 회전익 드론은 짝수의 날개를 이용해 비행합니다. 왜냐고요? 작용-반작용 원리로 알려진 뉴턴의 운동 3법칙 때문이죠. 4개의 드론 날개가 2개씩 같은 방향으로 돌기 시작하면 떠오르는 힘, 즉 양력이 발생하고 양력이 중력보다 강해질 때 비행이 가능해집니다.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지만 수직 상승과 하강을 비롯해 자유로운 방향 전환이 가능합니다. 이 때문에 방송 및 건설 현장, 화재 구조 현장 등에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명! 골든타임을 지켜라

다시 돌아와서, 화재 현장에서 드론의 역할에 대해 더 알아보겠습니다. 단순히 불을 끄고 사람을 구하는 것도 분명 필요합니다. 특히 불길이 거세 사람의 진입이 불가능한 산불 진화 등에선 이미 비중있는 역할을 하고 있죠. 하지만 그보다 훨씬 중요한 역할이 있으니, 바로 ‘정보 수집’입니다.

드론은 소방차 그리고 소방관보다 월등히 빠릅니다. 가장 먼저 현장에 도착할 수 있고, 현장의 세세한 상황을 생생한 영상으로 확보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소방관의 ‘눈’이 돼 주는 셈이죠. 소방관은 드론의 도움으로 현재 불길이 어느 정도인지, 구조를 요하는 인원은 얼마나 되는지, 그들의 정확한 위치는 어디인지, 현장 진입이 가능할지 등을 판단하게 됩니다.

드론의 신속성은 골든타임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화재 현장의 골든타임, 효과적인 진압이 가능하며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시간은 5분입니다. 5분이 넘게 되면 ‘플래시 오버(가연성 가스가 천장 부근에 모이고 일시에 인화해서 폭발적으로 방 전체가 불꽃이 도는 현상)’로 인해 화재의 확산속도 및 피해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인명구조를 위한 구조대원의 현장 진입도 곤란해집니다. 연기와 유해가스로 인해 심정지 혹은 호흡곤란이 온 환자는 응급처치를 받지 못할 경우 뇌손상이 시작돼 4분이 지나면 1분마다 생존율이 10%씩 감소합니다. 따라서 골든타임을 지키는 것이 너무나도 중요합니다.

 

진입이 어려운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는 드론.(사진; wetalkuav)
진입이 어려운 건물의 화재를 진압하는 드론.(사진; wetalkuav)

|드디어 풀린 규제…드론의 활약은 이제부터

이렇듯 화재 현장에서 필수에 가까운 드론이지만 올해 초까지만 해도 효율적으로 사용되지 못했습니다.

도심에서 승인 없이 무인비행기를 날릴 수 있는 최고 허용 고도가 건물 옥상을 기점으로 상공 150m로 제한돼 있었기 때문이죠. 이 때문에 높이가 제각각인 빌딩들이 밀집한 도심에서는 드론이 어느 건물 위를 날고 있느냐에 따라 비행가능 고도가 들쭉날쭉해지면서 활용도가 낮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다행히 지난 4월 국토교통부가 ‘항공안전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하면서 숨통이 트였습니다. 상공 150m였던 기준이 ‘기체 반경 600m 안에 있는 가장 높은 건물 옥상의 300m 상공’으로 대폭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자면 서울 송파구에 있는 높이 555m의 롯데월드타워 주변에서는 사전 승인을 받지 않고 855m 상공까지 드론이 날 수 있게 된 겁니다.

해당 개정안은 지난 8월부터 본격 시행됐습니다. 정부가 산업용 드론 시험비행을 위한 ‘드론 전용공역(空域)’을 추가 지정할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죠. 앞으로 드론의 활용 범위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기대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본 콘텐츠는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 공식블로그에 공동 게재되었습니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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