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대중적인 견종 셰퍼드, 중국에선 키울 수 없다고?
가장 대중적인 견종 셰퍼드, 중국에선 키울 수 없다고?
2019.01.24 15:37 by 제인린(Jane lin)

1000만 반려동물 시대. 동물을 가족처럼 생각하는 세상이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과제도 안고 있습니다. 주인의 형편이 되지 않거나 나쁜 마음으로 인해 버려지는 유기견 문제가 대표적이죠. 이웃나라 중국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 스케일이죠. 유기견들의 개체 수와 사이즈가 대국의 스케일에 맞게 엄청나다는 얘기입니다.

 

차를 물어뜯는 유기견들.(사진: 바이두)
차를 물어뜯는 유기견들.(사진: 바이두)

他们说, 그들의 시선

중국 길거리엔 유난히 유기견이 많다. 세심하게 관리되는 관광지는 그렇지 않겠지만, 현지인들 위주의 주거 지역에는 개가 사람만큼이나 많이 돌아다닌다.

주거 지역의 좁은 골목을 돌아다니다 보면 쉽게 동네 유기견과 마주치게 된다. 작고 위협적이지 않은 개들도 있지만, 발길을 멈추고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하는 경우도 종종있다. 만약 한국이었다면 세상에 이런 일이같은 TV프로그램에 나올 법한 외양의 개들이기 때문이다그 유기견들은 사람을 두려워하지 않고 졸졸 따라오는 경우가 많은데, 한번은 필자를 한참이나 따라온 끝에 아파트의 엘리베이터까지 함께 탑승한 녀석도 있었다.

문제는 그들에게 입는 피해가 심심찮게 발생한다는 것이다. 중국 길거리의 유기견 중에는 커다란 몸집에 사나운 성향을 가진 개들도 상당하다. 길을 떠돌던 유기견에게 공격받아 피해를 입은 시민들의 사례가 종종 언론 보도에 오르내린다.

이에 중국 각급 성() 정부는 최근 저마다 반려동물 관련 법규를 만드는 추세다. 지역마다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핵심 사항은 견종별 규제와 허가제다. 위험할 수 있는 견종을 사육 금지견으로 지정하고, 반려견 사육 시에 허가를 얻도록 한 것이다.

그렇다면 현재 중국에선 어떤 종류의 개를 키울 수 있으며, 반대로 키워서는 안 되는 견종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중국의 반려견 등록증.(사진: 웨이보)
법으로 강제하고 있는 중국의 반려견 등록증.(사진: 웨이보)

她说, 그녀의 시선

지난해 말 저장성(浙江省) 원저우(溫州市) 시내를 떠돌던 유기견에 의해 시민들이 크게 다치는 일이 발생해 화제가 됐다. 유기견들이 지나가는 행인을 쫓아가 무차별적인 공격을 가해 70명이 넘는 이들이 상해를 입은 사건이다. 피해자들은 만 2세 유아부터 71세 노인까지 다양했으며, 17명은 입원까지 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신고를 받고 공안 3명이 즉각 출동했지만 해당 유기견을 포획하는 데는 실패했다. 성인 남성 3명이 제압하기엔 유기견의 덩치가 크고 성질이 사나웠기 때문. 결국 유기견 포획 전문 업체를 동원한 후에야 간신히 잡아들일 수 있었다. 이 과정에서도 업체 직원이 찰과상을 입을 정도로 진압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안국 관계자는 도심을 배회하는 유기견은 사람을 좀처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퇴근 시간대 사람이 몰리는 도로변에서 행인을 향해 돌진하는 등의 돌발 행동이 자주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유기견 포획 장면.(사진: 바이두)
중국의 유기견 포획 장면.(사진: 바이두)

당시 부상을 입은 피해자 A씨는 최근 신문에 보도된 유기견 피해 내용을 보고 '조심해야지'라는 생각을 하고는 있었지만, 막상 갑자기 마주친 난폭한 개의 공격을 피하기는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사고가 일어난 원저우 시는 관광지가 아닌 주거 밀집 지역이다. 중국 질병관리본부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원저우 시내에서 발생한 유기견 피해 사례는 총 56336건에 달한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약 22% 이상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이들 중 40%가 넘는 사람들이 출혈 이상의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심지어 사망 사례도 있다. 원저우 시민인 B씨는 유기견에 물린 지 11일 만에 광견병 미접종에 의한 추가 감염으로 목숨을 거뒀으며, 또 한 명의 피해자였던 C씨는 6개월 동안 사경을 헤매다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에 중국 성급 정부들은 반려견을 키우고 싶은 이들을 대상으로 양견 등록증이라는 사육 허가서를 발급받도록 법규를 제정했다. 이와 함께 사육 금지견목록을 만들어 배포하고 이를 어길 경우 엄벌에 처하는 방안도 추가했다. 뿐만 아니라 광견병 예방 접종 확인증을 제출하는 것도 의무화했다.

이쯤 되면 가히 유기견과의 전쟁수준이다.

 

중국의 사육 금지견 목록.(사진: 웨이보)
중국의 사육 금지견 목록.(사진: 웨이보)

그럼 어떤 종류의 개들이 사육 금지견으로 지정됐을까. 정부마다 다르지만 쓰촨성(四川省) 청두시(成都市)의 법안을 살펴보자.

이에 따르면 사육이 금지된 견종에는 핏불테리어, 코카시안 시프도그, 티베탄 마스티프, 재패니즈 아키타, 독일 셰퍼드, 차이니즈 충칭 독, 그레이트 데인 등이 포함됐다. 어디 내놔도 덩치와 성질로는 뒤지지 않을 맹견들이다다만 대형견을 사육해야 하는 목축업자 혹은 개의 도움이 필요한 맹인 등은 관청의 허가를 얻은 후 사육이 가능하다. 또한 경찰견이나 마약 탐지견 등 특수한 역할을 가진 경우도 예외다

사육견의 개체 수도 제한한다. 어미 개가 새끼를 번식한 경우 생후 4개월 이내에 분양 등의 방법으로 처분해야 한다. 일상적인 규제도 마련되고 있다. 목줄이 없이 외부 활동을 하거나 반려견의 배변 활동 후 이를 방치하는 경우 처벌이 이뤄진다.

 

반려견 건강증명서.(사진: 웨이보)
반려견 건강증명서.(사진: 웨이보)

하지만 일각에서는 현실에 맞지 않는 규제라는 지적도 나온다. 법규에서는 법을 어기는 경우 반려견을 현장에서 압수 조치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그렇게 적발된 개들의 수에 비해 이들을 수용할 시설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압수 조치 이후 개들을 처분하는 것도 쉽지 않다는 얘기다.

결국 중국의 유기견 문제는 한동안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강력한 산아제한 정책 시행 당시에도 중국인들의 협조가 미미했던 것을 감안하면, 개인주의가 심화된 오늘날 반려견을 강제로 제한하는 법이 얼마나 효력을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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