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은 대중의 즐거움을 통해 완성된다.”
페리지 홀&갤러리, 슈트라우스 기획연주와 ‘두 바퀴 회전’ 전시로 대중과 소통
“문화예술은 대중의 즐거움을 통해 완성된다.”
2019.01.31 15:16 by 이창희

‘기업利문화多’시리즈는 (사)아르콘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진행하는 2018년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지원사업 ‘두유노우!’(근두근 문화예술, 용한 기업의 문화 공헌, 력하면 리의 것!)의 PR 프로젝트입니다.

클래식 음악, 혹은 미술 전시회를 생각하면 ‘고상함’이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왠지 모르게 격식을 갖춘 옷차림과 차분한 마음으로 대해야 할 것 같은 기분마저 든다. 이는 자칫 문턱을 높이는 부작용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딱딱하고 어려워서 대중에게 쉽게 다가가기 어렵다는 느낌말이다. 일부 애호가들의 전유물이란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이런 분위기를 바꿔보고자 팔을 걷어붙인 기업이 있다. 홀을 만들어 클래식 공연을 벌이고, 갤러리를 마련해 전시회를 진행하는 등 순수예술의 저변을 넓히려는 노력이 벌써 7년째다. 기업의 목적인 수익창출과는 거리가 먼 활동. 그럼에도 3년을 더해, 최소 10년은 채우겠다는 각오다. 흥미로운 건 이 기업이 문화예술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회사라는 점이다. 

이 기업의 이름은 ‘(주)KH바텍’. 가전·휴대폰·노트북 등 IT 기기의 내․외장재 조립모듈을 공급하는 중견기업이다. IT 부품 제조사가 사회공헌의 창구로 문화예술을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KH바텍 사옥 지하에 자리 잡은 페리지 홀&갤러리
KH바텍 사옥 지하에 자리 잡은 페리지 홀&갤러리

“사회공헌을 회사의 홍보 도구라고 생각했다면 저희 활동은 의미가 없을 겁니다. 실제로 저희 공간이나 프로젝트에 사명(社名)이 들어가지도 않고요. 이는 오로지 창업주의 의지입니다.”(신승오 디렉터, (주)KH바텍 CSR 담당자)

공간의 명칭인 ‘페리지(perigee)’는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지는 ‘근지점’이라는 뜻. 문화예술이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갔으면 좋겠다는 창업주들의 의지가 담겨 있다. 먼저 페리지 갤러리는 ‘문화의 나눔’이라는 모토 아래, 다양한 미술 기획전과 문화예술 프로그램으로 대중을 만나는 공간이다. 지난 2014년 개관한 이래, 매년 4차례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갤러리에서 진행되는 전시는 크게 2가지 콘셉트. 40대 이상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는 ‘페리지 아티스트’와 작가 및 기획자를 따로 섭외해 협업을 진행하는 ‘페리지 팀 프로젝트’다.

 

페리지 갤러리의 전경
페리지 갤러리의 전경

현재 페리지 갤러리에서는 김용관 작가와 장혜정 기획자가 함께하는 ‘두 바퀴 회전’이 전시 중이다. 처음 만난 두 사람이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전시로, 앞서 소개한 ‘페리지 팀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전시는 다음 달 10일까지 이어질 예정. 특히 전시 마지막 날인 2월 10일 오후 2시부터는 ‘기획자&작가와의 대화’ 시간이 마련된다. 두 사람이 전시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나눴던 대화, 협업의 진행 과정, 작품 이면의 풍부한 이야기 등을 나누는 자리다. 갤러리 측은 “예술가들과의 소통을 통해, 대중들이 보다 깊고 다양한 시각으로 미술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페리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두 바퀴 회전’ 전시 작품들
페리지 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는 ‘두 바퀴 회전’ 전시 작품들

페리지 갤러리에선 매년 여름과 겨울 방학 시즌에 ‘페리지 아트스쿨’이란 이름의 현대미술 강좌도 열고 있다. 한 시즌, 총 8회 차로 진행되는 해당 강좌는 나이 제한 없이 누구나 무료로 참가할 수 있다. 이 또한 순수예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페리지만의 의지가 잘 담겨있는 활동이다. 

 

현대미술 강좌인 페리지 아트스쿨의 풍경
현대미술 강좌인 페리지 아트스쿨의 풍경

갤러리가 완공되기 한 해 전 개관한 페리지 홀은 200여석 규모의 클래식 전문 공연장이다. 세계 정상급 연주자부터 차세대 유망주까지 넓은 스펙트럼의 플레이어들을 초청해 다양한 공연을 선보인다.

 

페리지 홀에서 열리는 클래식 공연 모습
페리지 홀에서 열리는 클래식 공연 모습

올해 페리지홀 기획공연의 주제는 ‘For Richard Strauss(리하르트 슈트라우스를 위하여)’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서거 70주기를 기념하는 공연이다. 지난 23일, 현악 4중주(String Quartet, 바이올리니스트 정원순·이혜정과 비올리스트 서수민, 첼리스트 이숙정)이 첫 시작을 열었다. 페리지홀 박은민 주임은 “기획 공연은 ‘For Richard Strauss’ 라는 주제를 가졌지만, 슈트라우스의 곡으로만 프로그램을 구성하기보다는 대중들에게 익숙한 곡들도 포함하였다”면서 “공연 레퍼토리가 좁아지면 관객들에게 다가가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공연은 올해 1월과 3월, 5월, 7월, 9월, 10월, 12월까지 총 7회 차로 이뤄지는데, 보다 다채로운 공연을 위해 연주자 및 악기 구성이 회차 별로 바뀔 계획이다. 

 

지난 23일 진행된 ‘For Richard Strauss’ 공연의 연주자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원순·이혜정·이숙정·서수민
지난 23일 진행된 ‘For Richard Strauss’ 공연의 연주자들.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정원순·이혜정·이숙정·서수민

클래식 공연장의 성격을 지녔지만, 대중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한 특별한 정기 공연도 마련돼 있다. 매월 셋째 주 수요일 점심시간(12:30-13:30)마다 열리는 ‘런치타임 콘서트’가 그 무대다. 일반 직장인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만큼 널리 알려진 곡이나 영화음악 등 대중에게 익숙한 연주로 채워진다. 연주 중에도 출입이 자유로운 오픈 콘서트 형식으로, 전석 무료다.

(주)KH바텍이 마련한 예술 공간과 그 속에서 만들어지는 문화예술 콘텐츠의 목적은 변함이 없다. 문화예술은 대중들에게 즐겁게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페리지 홀&갤러리는 앞으로도 ‘화려하게 보다는 꾸준하게’라는 자세로 예술과 대중을 잇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사진: 페리지 홀&갤러리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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