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소통의 1년, 드디어 ‘두 바퀴’가 함께 회전하다
두 바퀴 회전’ 전시, 기획자&작가와의 대화 현장
치열한 소통의 1년, 드디어 ‘두 바퀴’가 함께 회전하다
2019.02.26 14:52 by 이창희

‘기업利문화多’시리즈는 (사)아르콘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진행하는 2018년 문화예술후원매개단체 지원사업 ‘두유노우!’(근두근 문화예술, 용한 기업의 문화 공헌, 력하면 리의 것!)의 PR 프로젝트입니다.

일면식도 없는 작가와 기획자가 함께 작품을 만들고 전시를 기획한다면 어떤 결과물이 나올까. 컬래버레이션(Collaborationㆍ합작이나 공동 작업을 뜻함)이 다양한 영역에서 이뤄지며, 특히 문화예술 분야에선 놀라운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지만, 서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는 상태라면 애초에 시도부터 무리가 아닐까?

(주)KH바텍이 운영하는 ‘페리지갤러리(서초구 반포대로)’에서 진행하는 ‘페리지 팀 프로젝트’는 이런 의문을 현실로 옮겨보는 활동이다. 왕성하게 활동하는 아티스트들이 서로 소통하며 만들어가는 전시로, 작가와 기획자를 따로 섭외해 협업을 진행하는 일종의 팀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지난 연말부터 ‘두 바퀴 회전’ 전시를 진행해왔던 김용관 작가와 장혜정 기획자가 전시 마지막 날, 관객들과의 대화를 위해 한 자리에 모였다. 

 

지난 2월 10일 진행된, ‘두 바퀴 회전’ 작가&기획자와의 대화 현장
지난 2월 10일 진행된, ‘두 바퀴 회전’ 작가&기획자와의 대화 현장

설 연휴가 끝나고 일상으로 돌아갈 채비가 한창이던 지난 10일, 서울 서초동 페리지갤러리에서 팀 프로젝트 전시 ‘두 바퀴 회전’의 ‘작가&기획자와의 대화’ 행사가 열렸다.

‘두 바퀴 회전’은 페리지갤러리의 2018년 마지막이자 2019년을 여는 팀 프로젝트 전시로, 지난해 12월 7일부터 약 두 달 동안 진행됐다. 여느 전시와 다른 점은 서로를 전혀 알지 못하던 두 아티스트가 만나 하나의 전시를 만들어냈다는 것. 이날 행사에선 김용관 작가와 장혜정 기획자가 이번 전시를 위해 지난 1년 동안 나눴던 대화, 협업의 진행 과정, 작품 이면의 풍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사실 처음에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어요. 어떤 작가님과 협업을 해야 하는 지 잘 몰랐으니까요. 처음 만난 이후 미팅을 진행하면서 서로가 얼마나 다른지 확인하는 데만 몇 달이 걸린 것 같아요.(웃음) 하지만 서로 맞춰가면서 도출되는 결과물에 대해 기대하는 마음으로 작업에 몰두할 수 있었죠.”(장혜정 기획자)

 

전시작_ 이미지 조각 4, 아이소핑크에 아크릴 채색(김용관, 2018)
'두 바퀴의 회전' 전시작_ 이미지 조각 4, 아이소핑크에 아크릴 채색(김용관, 2018)

자신만의 예술적 감성으로 똘똘 뭉친 아티스트가 함께 작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사람 역시 지금까지 해온 일과 생각의 방식이 판이하게 달랐다. 서로를 온전히 파악하고 이를 작업으로 옮기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기획자님은 현실에 기반한 작업에 관심이 있었습니다.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고, 싫다는 표현도 직접적으로 했죠. 반면에 저는 현실이 아닌 곳에서 나오는 것을 기대하는 편입니다. 싫다는 표현도 에둘러 하는 사람이고요. 사고체계가 달랐던 거죠.”(김용관 작가)

그렇게 달랐던 두 사람은 1년 동안 오롯이 서로와 호흡하며 전시를 준비했다. 이들은 수없이 만나 대화를 나누고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노력했다. 지속적으로 이야기를 나눈다는 것은 많은 변화를 만들어낸다. 처음 내린 판단이 바뀌기도 하고, 잊고 있었던 기억을 끄집어내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것이 툭 튀어나오기도 한다. 

1년 동안의 노력은 전시를 통해 꽃을 피웠다. 이들의 작품은 무척이나 실험적인 협주곡과 같았다. 독주로는 만들 수 없는 조화와 화음이 살아 숨 쉰다. 두 사람은 전시의 제목처럼 완벽한 ‘두 바퀴’가 되어 함께 ‘회전’할 수 있었다. 두 사람의 부단한 대화는 흔들리지 않는 축이 됐고, 이들은 쉼 없이 돌면서도 매번 어떤 지점에서 다시 조우했다. 

 

'두 바퀴의 회전' 전시작_ 이미지 조각 10, 아이소핑크에 아크릴 채색(김용관, 2018)
'두 바퀴의 회전' 전시작_ 이미지 조각 10, 아이소핑크에 아크릴 채색(김용관, 2018)

사실 두 사람의 궁합을 우려하는 시선은 꽤 있었다. 페리지갤러리의 신승오 디렉터는 "페리지 팀 프로젝트는 작가나 기획자를 섞은 몇 개의 조합을 만들어보고 그중 잘 맞는다거나 재밌을 것 같은 팀을 선정하는데, 사실 김용관·장혜정 두 분은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해서 조합한 것이 아니었다"며 웃어 보였다. 

갤러리 입장에선 부조화 속에서 나올 수 있는 독창성에 대한 기대가 컸다. ‘잘 맞지 않을 것 같다’고 평한 아티스트들의 작업에 최대한 개입을 지양했던 것도 그래서다. 두 사람이 하고 싶은 바를 구현하는 과정을 모니터링하고 방향성을 체크하는 것 이상으로 더 나아가지 않았다. 온전히 예술가들과의 소통으로만 이뤄진 작품을 통해, 대중들에게 보다 깊고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을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음달 14일부터 페리지갤러이에서 새로 선보이게 될 PERIGEE ARTIST #18 정연두 '지금, 여기'
다음달 14일부터 페리지갤러이에서 새로 선보이게 될 PERIGEE ARTIST #18 정연두 '지금, 여기'

페리지갤러리는 중견기업 (주)KH바텍이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마련한 문화예술 공간으로, 이미 지난달 (사)아르콘과 한국문화예술위원회 후원으로 진행된 ‘기업利문화多’시리즈를 통해 대중을 최우선으로 여기는 가치를 잘 보여준 바 있다. 공간의 명칭인 ‘페리지(perigee)’역시 지구와 달이 가장 가까워지는 ‘근지점’이라는 뜻으로, 문화예술이 대중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길 바라는 의지가 담긴 이름이다. 

‘두 바퀴 회전’ 전시를 성황리에 마친 페리지갤러리는 오는 3월 14일부터 새로운 전시를 시작한다. 이번에는 40대 이상 중견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보는 ‘페리지 아티스트’ 18번째 작가인, 정연두 작가의 ‘지금, 여기’라는 제목으로 대중들을 맞을 예정이다.

 

/사진: 페리지갤러리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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