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국내 치킨프랜차이즈 BBQ의 고행이 계속되고 있다. 해가 바뀌고 1분기가 지나도록 내우외환의 터널을 벗어날 기미가 좀처럼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BBQ는 현재 또 다른 치킨프랜차이즈 bhc와 무려 6년째 소송전을 진행 중이다. 양사는 본래 같은 식구였지만 bhc가 매각돼 분리되면서 남이 됐고, 지금은 남보다도 못한 사이가 되고 말았다. 2014년 bhc가 BBQ를 국제상공회의소(ICC)에 제소한 것을 시작으로 총 7건의 고소를 주고받은 것이다. 이들이 서로에게 청구한 손해배상청구액은 1조원에 달한다.
이렇게 지난한 소송전을 벌여오는 동안 피해는 고스란히 가맹점들에게 돌아갔다. 본사가 오랜 시간 법적 공방에 매몰되면서 기업 이미지와 소비자 신뢰도가 하락했고, 개별 가맹점은 매출에 크고 작은 타격을 면치 못했다. 가맹점주들의 아우성이 끊이지 않는 배경이다.
BBQ는 이미 지난 2017년 가맹점을 상대로 한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후 검찰의 무혐의 결론으로 누명을 벗었지만 한차례 찍힌 낙인은 쉽사리 지워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말 윤홍근 회장이 미국에 있는 아들에게 회삿돈으로 유학비를 보냈다는 혐의로 경찰 압수수색을 당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미지가 다시금 추락했다.
결국 상당수의 가맹점주들은 지난 1월 ‘전국BBQ가맹점사업자협의회’를 발족하고 직접적인 대응에 나섰다. 이들에 따르면 현재 회비를 납부하는 회원이 400명을 넘어섰다. 기존의 동행위원회가 있지만 친 본사 성격이 짙어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들은 필수품목 최소화와 유통 마진 공개 등 9개 항목 이행, 가맹계약 갱신요구권 10년 제한 규정 폐지, 판촉행사 관련 가맹점주와 적극 협상, 동행위원회를 통한 갈등 조장 중단, 가맹점 보복 행위 중단, 부재료 밀어넣기 중단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동시에 본사와의 대립적인 관계보다는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도 나타냈다.
하지만 본사 측은 협의회의 요구에 미온적인 입장이다. BBQ의 한 관계자는 19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이미 동행위원회가 존재하는 상황에서 가맹점주들이 새롭게 만든 단체”라며 “규모도 20~30명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