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처분 줄 잇는 완다그룹, 왕 회장의 진짜 속내는?
매각‧처분 줄 잇는 완다그룹, 왕 회장의 진짜 속내는?
2019.05.15 14:34 by 제인린(Jane lin)

중국 최대 부호로 군림해왔던 1세대 재벌 왕젠린(王健林) 완다그룹(万达) 회장의 행보가 수상하다. 왕 회장은 최근 그가 창업 및 운영했던 완다그룹을 분할하고, 지속적으로 기업 내 다수의 업체를 매각해오고 있다. 자사에서 운영 중이었던 완다 백화점 37곳을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쑤닝(苏宁)에게 팔았고, 왕 회장 명의로 운영 중이었던 추이궁반점(翠宫饭店) 역시 온‧오프라인 유통 업체 징둥(京东)에게 매각했다. 징둥 측은 추이궁반점을 약 27억 위안(한화 약 4643억원)에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완다그룹 왕 회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사진: humphery/Shutterstock.com)
최근 완다그룹 왕 회장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사진: humphery/Shutterstock.com)

이 같은 상황에 대해 현지 언론들은 기존의 재벌 기업의 부를 온‧오프라인 등을 통해 새롭게 성장한 창업 2세대 기업들이 인수하는 ‘부의 재분배’ 현상으로 풀이하고 있다. 현지 유력 언론들은 왕 회장의 기업 매각 소식에 대해 “인터넷 업체들은 사고 또 사고 있는 반면, 전통적인 재벌은 팔고 또 파는 흥미로운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쑤닝 측이 인수한 완다 백화점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까지 완다그룹이 총 매각한 자산의 합계는 1천 억 위안(한화 약 17조 20170억원) 규모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계속되는 매각 행진, ‘완다’에게 남은 것.

완다그룹의 자사 매각 분위기는 지난 2016년 처음 시작됐다. 당시 1년 동안 무려 여섯 번에 걸쳐 해외 진출을 모색했던 완다 측은 그 과정에서 총 200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 인해 자금 출혈이 심했던 그룹이 지난 2017년부터 지속적으로 자사 매각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알리바바를 이끄는 마윈 회장(왼쪽)과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의 모습. 중국 언론들은 전통적인 재벌이었던 왕 회장과 신생그룹을 이끄는 마 회장의 흥망성쇠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
알리바바를 이끄는 마윈 회장(왼쪽)과 완다그룹의 왕젠린 회장의 모습. 중국 언론들은 전통적인 재벌이었던 왕 회장과 신생그룹을 이끄는 마 회장의 흥망성쇠를 비교하는 것을 좋아한다.(사진: 웨이보)

실제로 완다 측은 지난 2017년 7월 무렵, 자사가 운영 중이었던 77곳의 호텔을 처분하면서 사실상 완다 간판을 달고 운영됐던 호텔 사업의 전면적인 수술을 예고했다. 또한 이 시기 자사가 거느린 13개 분야의 문화, 여행 관련 프로젝트 지분의 91%를 매각하기도 했다. 소위 ‘돈이 새는 구멍’을 막기 위한 빠른 행보. 일련의 매각 후 완다그룹이 거둬들인 금액의 규모는 약 637억 5000만 위안(한화 약 11조 원) 수준이다. 이 같은 분위기가 이어지자, 중국인들은 마치 ‘철옹성’ 같았던 완다의 명성에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은 아닌지 의심하기 시작했다. 

왕젠린 회장이 어떤 사람인가. 1990년대부터 지난 2017까지 왕 회장 일가는 중국 최대 부호이자, 아시아 최대 부호로 이름을 올렸었다. 2017년 당시 왕 회장 개인 명의로 등록된 재산 규모는 약 34조원에 달했다. 현재 중국의 창업 분야를 이끄는 알리바바 마윈 회장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중국 최고 부호’ 호칭을 수십 년 동안 지켜 왔던 인물이기에, 중국인들의 믿음 또한 매우 견고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두 해 동안 완다가 보여준 행보는 그들의 위상을 염려하기에 충분했다. 중국인들은 중국의 난창‧지우장‧옌청(南昌‧九江‧盐城) 등 각 지역에서 완다 광장과 호텔 등의 간판이 내려지는 것을 직접 확인했다. 

여기에 지난해 1월에 ‘텐센트(腾讯, tencent)’와 ‘징둥’, ‘쑤닝’ 등 3곳의 2세대 창업 기업이 합작해 총 340억 위안의 대규모 자금을 투자하는 과정에서 완다그룹의 지분을 약 14%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또한 같은 해 2월, 알리바바그룹과 원터우콩구(文投控股)는 각각 46억 8000만 위안, 31억 2000만 위안을 출자해 완다그룹이 보유한 영화 사업 부문 지분의 12.7%를 인수했다.

완다의 팔자 광폭 행보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지난해 초 영국 런던에 소재해 있는 ‘One Nine Elms’의 지분을 총 3560만 파운드를 받고 매각했는데. 이는 당시 완다가 소유한 지분의 약 60%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또한 유럽 축구 명문구단 ‘레알마드리드’ 지분의 약 17%를 5000만 유로에 매각하기도 했고, 같은 해 5월에는 약 3억 5000만 호주 달러 규모로 호주골드코스트(澳洲黄金海岸) 시드니 프로젝트 개발권을, 이어 10월에는 완다문화관리 지분을 62억 8100만 위안에 융창중국(融创中国)에게 처분했다. 

 

중국의 유통업체 쑤닝(苏宁)에게 일부 지점이 매각된 완다 백화점 전경
중국의 유통업체 쑤닝(苏宁)에게 일부 지점이 매각된 완다 백화점 전경

이렇듯 완다그룹은 불과 한 해 동안 호텔, 여행, 해외 자산, 물류 사업, 백화점 등에서 전방위적인 자사 분할 및 처분을 진행됐다. 이 같은 결정을 추진했던 왕젠린 회장은 당시 “기업의 비핵심 사업 자산 매각, 통제권 유지를 전제로 한 지분 거래 등을 골자로 기업 부채를 절대적으로 안전한 수준으로 낮추는 작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 결과 지난해 12월 기준 완다그룹의 부채 규모는 약 2200억 위안 규모로 감소했다. 이는 자산 대비 60% 이하인데, 통상 중국 내 대기업의 부채 규모가 자산 대비 약 80% 이상이라는 점과 비교하면 부채 규모가 굉장히 낮은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최근 완다 사업 총회에 모습을 드러낸 왕 회장은 이와 관련해 “최근 들어 국내 대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부채 비율이 떨어진 기업이 바로 완다그룹”이라며 “특히 해외 부채 문제를 대부분 해결한 것이 고무적”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일각에서 제기된 완다그룹 붕괴설에 대해 “일련의 매각 건을 통해 완다그룹은 부동산 기반의 그룹에서 서비스업 위주로 운영되는 종합그룹으로 변모했다”면서 “향후 5년 내에 전통적인 기업이라는 껍질을 벗고, 하이테크형 그룹으로 변모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왕젠린 회장과 그의 아들 ‘왕쓰총’에 대해 중국인들은 ‘2왕(王)’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이들 두 사람이 가진 중국 경제계에서의 막강한 권력을 짐작할 수 있다.(사진: 웨이보)
왕젠린 회장과 그의 아들 ‘왕쓰총’에 대해 중국인들은 ‘2왕(王)’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이들 두 사람이 가진 중국 경제계에서의 막강한 권력을 짐작할 수 있다.(사진: 웨이보)

실제로 왕 회장이 공언한 완다의 변화는 빠른 시간 내에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모양새다. 지난해 완다그룹이 공개한 자산 규모에 따르면, 완다 문화그룹에서만 692억 4000만 위안(한화 약 11조 9335억원)의 수익을 거두며 전년 같은 동기 대비 약 9.2% 증가된 수치를 보여줬다. 완다 측은 자사가 운영 중인 완다 문화그룹이 그룹 내 새로운 주력 사업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분위기다. 완다 문화그룹이 담당하는 영역은 영상, 모바일 게임, 문화 사업, 엔터테인먼트 등으로 압축된다. 보험, 투자, 자산 운용, 인터넷 대출사업, 사모펀드 등에 주력하는 완다 금융그룹 역시 같은 시기 약 433억 6000만 위안(한화 7조 4730억원)을 벌어들이는데 성공했다.   

왕젠린 회장은 이 같은 양상이 자신들의 변화가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강조한다. 왕 회장은 “변화는 살과 뼈를 깎아야 하는 고통을 겪더라도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며 “완다그룹의 역사는 이후 전 세계 재벌기업의 성공적인 변화의 모델로 자리 잡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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