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당내에서 극심한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당은 5일 진통 끝에 국회 후반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으로 김재원 의원을 선출했지만 선출 과정은 개운치 않았다. 김재원 의원과 황영철 의원 사이의 '감투 쟁탈전'이 그 이유다.
예결위원장은 국회 내에서도 꽃보직이라 불리는 요직이다. 예산, 기금운영계획안, 결산을 총괄하는 알짜 위원회이기 때문이다. 다른 상임위에 비해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는 자리이기에 예결위는 특별위임에도 불구하고 노른자 위원장 자리로 꼽힌다. 이런 이유로 김 의원과 황 의원이 첨예하게 대립했던 것.
국토교통위원장 자리를 두고도 대립이 첨예하다. 박순자 현 위원장과 홍문표 의원 사이의 갈등이다.
홍 의원 측은 박 위원장과 1년씩 교대로 위원장을 맡기로 결정이 나 있는 상황에서 박 위원장이 이를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은 이날 신상발언을 통해 "지난해 의총에서 상임위원장을 교대로 맡는 것으로 추인 결정 됐다"며 "박 의원은 당헌 당규를 지키지 않고 당론을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박 위원장 측은 홍 의원이 이미 '꽃보직'인 예결위원장을 1년간 역임했음에도 불구하고 과욕을 부리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박 위원장 측 관계자는 "홍 의원이 19대 국회 재선 의원으로 예결위원장을 역임한 것은 이미 당에서 엄청난 혜택을 본 것"이라며 "상임위 운영의 연속성과 위원장 선출 문제 소지를 없애기 위해서라도 임기를 2년으로 두고 있는 국회법에 따라 임기 쪼개기 관행은 없어져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황교안 대표는 여성과 청년을 품는 여성·청년 친화정당을 만들겠다고 했고, 당 씽크탱크인 김세연 여의도연구원장도 청년과 여성 등 취약했던 지지기반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며 "그러나 실상은 한국당 상임위원장 7석 중 여성상임위원장 1석을 강탈하는 분위기다. 이미 지지기반이 약했던 여성과 청년들이 한국당에게 등을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상임위원장을 둘러싼 갈등이 격화되고 있는 분위기에서 한국당 지도부의 발빠른 교통정리가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