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중물이 필요해? 정부지원사업 합격을 위한 십계명
마중물이 필요해? 정부지원사업 합격을 위한 십계명
2019.08.23 01:03 by 이기창

‘돈 걱정 없이 한 번 살아보고 싶다.’ 

작금의 시대를 사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내뱉어본 말일 게다. 하지만 창업 전선에 뛰어든 초기 경영자라면, 이 말의 무게감은 훨씬 묵직하다. 사업 초기 개발비용, 제품 제조비용, 마케팅 비용에 인건비까지… 줄줄 새나가는 자금에, 경영자들의 걱정은 마를 날이 없다.

그들의 고민을 조금이라도 덜기 위해, 정부에서는 다양한 창업 지원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2019년 정부 창업지원금은 총 1조 1180억원. 이는 전년(7796억원)에 비해 43.4%나 증가한 수치다. 매해 증가하는 지원사업 액수에 따라 창업자들의 관심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지원부처가 다양해지고 사업의 종류가 복잡해지면서 예비 및 초기 창업자들에게 정부지원사업은 아직도 ‘하늘의 별 따기’ 같은 존재다.

 

비긴메이트와 서울창업허브가 주관하는 '스타트업 자금조달 세미나'
비긴메이트와 서울창업허브가 주관하는 '스타트업 자금조달 세미나'

지난 16일 서울창업허브에서 열린 ‘스타트업 자금조달 세미나’는 이런 상황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대표들을 위한 행사였다. 본 행사에서는 6인의 연사가 정부지원사업부터 기관투자, 민관투자까지 스타트업 자금조달에 대해 아낌없는 조언을 전했다. 그 중 청중의 이목이 집중된 영역은 역시 정부지원사업. 정부지원사업에 대해 아낌없는 경험과 노하우를 전해준 정윤섭 비긴메이트 대표, 정명훈 제이펀비즈 이사의 강연에서 10가지 합격 비법을 추렸다.

 

스타트업 팀빌딩 플랫폼 비긴메이트의 정윤섭 대표는 2010년 이후 지속적으로 창업에 도전하면서 정부지원사업에 300번 이상 지원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최근에는 그때 체득한 합격과 실패의 인사이트를 여러 창업자와 나누고 있다. 초기 스타트업의 브랜딩과 마케팅을 돕는 제이펀비즈의 정명훈 이사는 창업진흥원 멘토 등 다양한 곳에서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며 수많은 스타트업 CEO들을 지원해왔다.

1.  ‘너 자신을 알라’, 자신의 상태 되돌아보기

지원자는 가장 먼저 자신의 상태를 꼼꼼히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전 점검도 없이 무작정 정부지원사업에 덤빈다면 다른 항목들을 잘 준비해 나가더라도 역풍을 맞기 십상이다. 정명훈 이사는 과거 창업 컨설팅을 진행하면서 있었던 사례를 소개했다.

“예전에 지원금 문턱까지 거의 다 가신 분이 있었어요. 근데 조사해보니 이전 사업에서 직원 월급과 4대 보험비를 못 내신 것이 파악됐죠. 액수가 꽤 크더라고요. 결국은 지원을 못 받았죠. 지원 전에 이런 부분을 꼭 한번 체크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강연 중인 정명훈 제이펀비즈 이사.
정부지원사업 로드맵에 대해 강연 중인 정명훈 제이펀비즈 이사.

2. ‘모든 것은 때가 있다’, 시기별로 나누어 로드맵을 그려라.

자신의 창업 단계를 시기별로 나눠보자. 이러한 분류는 가장 빠르고 쉽게 정부지원사업을 나누는 기준이 되며, 지원사업에 도전하는 기업의 시행착오도 줄여줄 수 있다. 정명훈 이사는 “가장 간단하게 예비, 초기, 도약, 재도전으로 나눌 수 있다”면서 “자신이 예비창업자인지, 창업 3년 미만 혹은 이상인지, 또는 다시 도전하는지에 따라 선택하면 된다”고 전했다.

 

3. ‘자물쇠를 위한 열쇠처럼’, 자신에게 꼭 맞는 지원사업을 찾아라.

시기별로 로드맵을 그려냈다면 이제 자신에게 맞는 지원사업을 찾을 차례다. 창업자가 고려해야 할 것은 지원사업을 주관하는 기관의 특화 분야다. 전년도 합격자를 둘러보고 주관기관이 주목하는 업종에 맞추어 도전하는 것이 합격률을 높이는 포인트다. 이 단계에서도 각 지원사업의 조건이 자신과 맞는지 점검하는 것은 필수사항.

 

우리 기업에 꼭 맞는 지원사업을 찾는 것이 성공의 열쇠!
우리 기업에 꼭 맞는 지원사업을 찾는 것이 성공의 열쇠!

4. ‘나 는 왜 이 일을 하는가?’, 사업계획서에 스토리를 녹여내라.

자신이 지원할 수 있는 지원사업을 체크했다면 그 다음 단계는 사업계획서다. 여기서는 창업자 자신에게 맞는 스토리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정윤섭 대표는 “창업자가 사업 분야에 관련된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하고, 그 부분이 부족하다면 경험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사업계획서에 녹여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5. ‘팩트체크’, 명확히 제시하라.

가장 많이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고객과 시장을 두루뭉술하게 작성하는 경우다.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심사위원들은 모두 전문가다. 겉만 번지르르해서는 결코 이  의 눈높이를 맞추기 힘들다. 정명훈 이사는 “시장의 크기만 설명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진입할 수 있는 시장이 어디인지 파악해야 한다”면서  “이 시장을 점령해나갈 매출 구조를 확실히 써주시는 것이 포인트”라고 전했다.

 

두루뭉술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나열하는 건 탈락의 지름길이다.
두루뭉술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나열하는 건 탈락의 지름길이다.

 6. ‘걸어온 발자국의 힘’, 해온 것에 집 중하라.

앞으로 해나갈 일이 많은 창업자들. 그렇다고 사업계획서에도 계획만 쓰는 것은 금물이다. 계획은 결국 미래의 것이고, 이를 검증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아이템이 없는 예비창업자라도 얼마나 많은 고객을 만났는지, 그들의 반응은 어땠는지 등 실제로 검증해온 데이터에 집중하여 작성하는 것이 좋다.

 

7. ‘상대방이 누구인가’, 대면평가를 위한 전략

사업계획서가 심사를 통과한다면 그 다음은 대면평가다. 여기서는 심사위원의 직업과 성향을 파악해두는 것은 좋다. 그래야 그들이 원하는 대답에 근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명훈 이사는 다음과 같은 대면평가 팁을 전했다.

“보통 3~5명의 심사위원이 있습니다. 심사위원을 크게 기술자, 교수, 변리사, 컨설턴트로 나눌 수 있어요. 물어오는 질문을 통해서 심사위원이 어떤 사람인지를 빠르게 파악하고 원하는 답변을 내놓는 것이 대면심사의 중요한 노하우입니다.”

 

8. ‘개선할 점을 찾아서’, 피드백을 철저히.

앞선 항목들을 잘 지키더라도 지원하는 사업에 모두 합격할 수는 없다. 다음번 도전에서 합격률을 높이기 위해서는 피드백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다. 정윤섭 대표는 “탈락이나 합격한 이유에 대해 지원사업 담당자에게 연락하여 알아보는 것이 좋다”면서 “꾸준한 피드백을 통해 단점을 보완한다면 업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에 대한 '사명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정윤섭 비긴메이트 대표
사업에 대한 '사명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 정윤섭 비긴메이트 대표

9. ‘데이터가 무기다’, 미리미리 준비하자

연초부터 지원사업이 쏟아져 나오기 때문에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정윤섭 대표는 피드백했던 자료를 연도별로 모아두고, 해당 심사에서는 어디까지 합격했는지를 구분, DB화 해놓았다. 이를 통해 시간이 지날수록 사업계획서를 보다 빠르고, 알차게 작성할 수 있었다고 한다. 또한 “주변에 지원사업에 합격했던 선배창업자가 있다면 적극 물어보는 것도 하나의 팁”이라고 전했다.

   

10. ‘우리의 본 질은 무엇인가’, 정부지원사업이 끝이 아니다.

정부지원사업은 사업을 위한 수단일 뿐이지 목적이 되어서는 안 된다. 정명훈 이사는 “아무런 전략 없이 지원사업에 도전하고 결과에만 일희일비하는 분들이 있다”면서 “자신이 본질에 집중하고 있는지 정부지원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지 돌아보시라”는 말을 전했다. 정윤섭 대표 또한 강의의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지원사업에 한 번 떨어졌다고 해서 바로 사업을 포기하실 거라면 지금 당장 관두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 비록 몇 번 고배를 마시더라도 ‘이 아이템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겠다’, ‘기존에 없던 것을 하겠다’라는 사명감만 굳건하다면, 언젠가는 분명히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고 믿습니다.”
 

필자소개
이기창

비즈니스 전문 블로그 Wiz&biz를 운영중이며, 스타트업 소식 및 칼럼을 전문으로 하는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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