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은 지겹고, 한국은 좁다’,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스쿨 현장
‘플랫폼은 지겹고, 한국은 좁다’,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스쿨 현장
2019.09.08 22:11 by 이기창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일명 ‘FAANG(Facebook, Apple, Amazon, Netflix, Google)’이라 불리는 기업들이 현재 전 세계 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최고의 인지도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이지만, 이들 역시 처음에는 스타트업이었다. 그들이 지금처럼 성장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큰 무대를 중심으로 활약했다는 것이다. 론칭 초기부터 글로벌 무대를 대상으로 유저를 확보하며, 빠르게 사업을 확장할 수 있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도 글로벌로 진출하기 위한 움직임이 서서히 감지되고 있다. 이미 우아한형제들(배달의 민족), 야놀자 등 유니콘 기업들은 동남아를 중심으로 국외 서비스 지역을 넓혀 나가고 있고, 채팅 솔루션을 개발하는 ‘센드버드’(실리콘밸리), 인사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스윙바이(동남아) 등 국외에서 먼저 시작하는 스타트업도 적지 않다.

 

FAANG이라 불리는 글로벌 기업들. 그들의 무대는 전 세계다.
FAANG이라 불리는 글로벌 기업들. 그들의 무대는 전 세계다.

창업자 모두가 ‘FAANG’처럼 되길 꿈꾸지만, 해외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그 속에서 살아남는 것도 쉽지 않은 게 현실이다. 현지화에 대한 노하우가 부족한데다 국외 바이어와 만나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한국무역협회가 나섰다. 8월 28일 코엑스에서 진행된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스쿨’ 발표회 자리가 바로 그것. 본 프로그램은 지난 26일부터 4일 동안 글로벌 스타트업을 위한 기본교육과 멘토링을 진행한 후 그 결과를 공유하는 자리였다. 4일간 진행된 기본교육을 통해 100여명의 수강생이 하루 6시간의 프로그램을 이수한 바 있다.

 

최종일에도 교육은 이어졌다. 트렌드 분석 및 사업계획서 작성부터 투자유치 방법까지 다양한 주제에 대한 강연이 진행됐다. 연사로는 비더시드, 스파크랩스, 로아인벤션랩 등 국내 유명 VC(벤처캐피털)와 AC(액셀러레이터)가 참여했다. 또한 폐기물 처리 솔루션을 개발한 권순범 ‘이큐브랩’ 대표, 도광호 ‘KG Trading’ 대표와 한은식 ‘트레이드 스쿨’ 대표 등이 글로벌 시장 진출에 대한 노하우를 나누기도 했다. 이번 프로그램을 이수한 스타트업에게는 공식 수료증이 발급되며, 최종 선발된 12팀에게는 멘토링 과정을 이어갈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이번 프로그램을 주관한 한국무역협회(KITA)의 박필재 팀장은 “하드웨어의 스타트업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작년부터 지원을 시작했다”면서 “앞으로도 제조 스타트업과 서비스 무역(상품무역 이외에 금융, 운송, 건설 등 서비스업의 국제거래)의 활성화를 위해 스타트업과 동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프로그램을 이수한 한 예비창업자는 “투자자나 엑셀러레이터를 직접 만나 평소 궁금한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말했다. 

 

이하는 이번 행사의 운영을 담당한 이유환 비더시드 대표와의 일문일답.

-먼저 비더시드에 대한 소개를 해달라. 
“비더시드는 스타트업의 육성을 위해 컨설팅과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액셀러레이터다.  외부적으로는 산학 및 재단, VC와 연계하여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와 협력하여 진행되는 이번 교육 프로그램도 그 중 하나다.”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스쿨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비더시드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스쿨을 운영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비더시드

-‘2019 글로벌 스타트업 스쿨’은 어떤 프로그램인가?
“글로벌과 하드웨어에 주목하는 스타트업을 위한 전문 교육프로그램이다. 일차적으로는 65개의 팀을 대상으로 4일간 집중적으로 교육을 실시했다. 비즈니스 모델 점검, 투자유치 전략과 같은 창업 교육과 글로벌 마켓 진출 전략에 관한 무역 교육이 6대 4의 정도의 비율 정도로 구성되었다. 추후에는 이중 선별된 팀들을 대상으로 보다 전문화된 교육에 나설 계획이다.” 

-다른 스타트업 교육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한국무역협회 주관으로 진행되는 만큼 글로벌 시장 진출이라는 과제가 선명하다. 선발도 이를 기준으로 이뤄졌다. 2달 간의 프로그램이 모두 이수한 뒤에 개최될 데모데이에서 무역협회가 초청한 해외 바이어에게 자신의 사업을 알릴 기회가 주어지는 것도 장점이다. 이번에 진행된 기본교육도 기존의 스타트업 교육과는 다른 점이 있다. 보통 기본 교육이 짧은 시간의 교육이 긴 기간 동안 이어지는 데 반해, 이번 교육은 4일 동안 하루 6시간씩 집중적으로 진행됐다. 쉽지 않은 일정이었지만 많은 수강생이 끝까지 열정적으로 교육을 이수했다.”

 

이유환 비더시드 대표
이유환 비더시드 대표

-주로 어떤 분야의 스타트업들이 참여했는지?
“다른 창업 교육을 보면 O2O나 플랫폼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는 팀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이번 교육에는 제조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의 참여율이 굉장히 높다. 자신만의 특징이 살아있으면서도, 퀄리티가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분들이 여럿 참여했다. 오랜 경력을 가진 분들이 많다 보니 연령대도 다양하게 형성되고 있다.”

-참여기업의 반응은 어떠한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대표분들의 반응이 특히 좋다. 아무래도 ‘만드는 것’에 특화되신 분들이니, 투자 같은 부분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교육 후에 ‘우리 같은 사업 모델도 투자를 받을 수가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좋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았다. 또한 서비스 중심의 스타트업들도 서비스 무역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기존에는 많이 보이지 않던 제조 스타트업도 많이 참여했다.
기존에는 많이 보이지 않던 제조 스타트업도 많이 참여했다.

- 이제 12팀을 다시 선발한다. 뽑는 기준은 무엇인가?
“2달 후 투자유치를 위한 데모데이가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투자 매력도를 가장 우선해서 뽑았다. 또한 글로벌 진출을 염두에 둔 프로그램인 만큼 내수시장만을 고려하는 스타트업은 선발에서 제외하기도 했다. 창의성과 적극성 등은 기본적으로 봤다.” 

-개인적으로 눈에 띄는 기업이 있나?
“상당히 많다. 그중에서도 하드웨어 스타트업이 눈에 많이 띈다. 국내 과자를 랜덤박스 형식으로 포장해 해외에 판매하는 ‘스낵피버’라는 팀이 있는데, 현재 120개 이상의 국가에 진출하고 있으며 이번 교육을 통해 시장을 더욱 넓혀나가고자 한다. 또 구체관절 인형을 만들고 있는 ‘아이유디자인’도 기억에 남는다. 실제로 보니 인형의 퀄리티가 너무 좋더라. 방아쇠 기능을 가진 게이밍 마우스를 생산하는 ‘건즈앤마우스’에 대한 반응도 뜨겁다. FPS(First-Person Shooting, 1인칭 시점 슈팅)게임을 이용하는 유저에게 좋은 피드백을 얻고 있어 해외진출도 무난해 보인다.”

필자소개
이기창

비즈니스 전문 블로그 Wiz&biz를 운영중이며, 스타트업 소식 및 칼럼을 전문으로 하는 에디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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