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극 전문가 인터뷰 ②] “청소년극 제작은 청소년과 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죠.”
[청소년극 전문가 인터뷰 ②] “청소년극 제작은 청소년과 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죠.”
[청소년극 전문가 인터뷰 ②] “청소년극 제작은 청소년과 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죠.”
2015.01.22 11:18 by 윤민지
 2014년 11월부터 3년에 걸쳐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크,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여성폭력 피해자의 사회·경제적 자립 및 폭력예방을 위한 인식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여성 폭력 인식 개선을 위한 찾아가는 연극'을 만들고 있습니다. 더퍼스트는 여성 폭력 인식개선을 위한 찾아가는 연극 제작 사전 단계 중 기초조사를 진행, 관련 자료를 공개합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글은  청소년과 예술가가 소통하는 장을 만드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손준형 연구원 인터뷰입니다.

 

‘청소년극’하면 친구와 우정을 나누며 희망찬 꿈을 꾸는 ‘사춘기 드라마’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장난삼아 던진 돌에 사람을 죽인 십대 청소년(<소년이 그랬다>), 비혼모가 되어 학교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 여고생(<빨간 버스>) 등 청소년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주인공으로 관객과 소통하는 곳이 있다.

국립극단은 어린이청소년극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와 작품개발을 수행할 국립 연구소로 2011년 5월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이하 연구소)를 개소했다. 청소년 관객층을 대상으로 한 어린이청소년극 연구 및 공연을 통해, 청소년 연극의 올바른 방향성과 모델을 제시하기 위함이다.

 

국립극단


 

연구소는 청소년을 ‘성인이 되기 위한 존재로서 잘 가르쳐야 하는 대상’으로 여기지 않는다. 청소년은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존재’이기에, 자신의 예술적 잠재력을 발산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고 있다. 연구소는 다양한 집단에 속한 청소년을 만나 이야기를 듣고, 이를 공연에 반영하기도 한다. 또한, 성인 예술가와 함께 워크샵을 하거나 청소년 서포터즈 활동을 통해 자기 스스로 ‘청소년’에 대해 생각할 수 있도록 돕는다. ‘청소년극 릴레이’, ‘예술가청소년창작벨트’, ‘청소년예술가탐색전’ 등 성인 예술가와 청소년이 함께 소통하며 공연을 만드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손준형 연구원은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의 청소년극은 청소년과 대화를 시도하는 작업”이라고 정의했다.

 

국립극단 어린이청소년극연구소 손준형 연구원


 

연구소에서 추구하는 청소년극의 방향은 무엇인지요?

연구소는 청소년을 계몽이나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문화예술의 주체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청소년극이 청소년과 예술가가 소통하는 매개가 될 수 있기를 고민하고 있어요. 청소년을 위한 공연 제작보다는, 청소년극을 매개로 성인 예술가와 청소년들이 어떻게 소통할 수 있는지, 서로에게 줄 수 있는 영향과 예술적 가치는 무엇인지 탐구하고 있습니다.

 

연구소에서 청소년극을 연구 • 제작하실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요?

우리나라는 청소년극 분야가 그리 활성화하지 않았어요. 작가, 연출가, 희곡, 공연 작업 경험 등 청소년극에 관해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야 하죠. 사실 연구소는 국립 어린이청소년극단을 설립하기 위한 목적으로 조직됐어요. 기존 연극계나 교육계에서도 이점에 공감하고 힘을 모아주셨어요. 연극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문화상품이 아닌 공공 서비스로 다가갈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죠.

 

<소년이 그랬다>(2011)


 

연구소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호주 희곡 <소년이 그랬다>를 설립 후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 중학생인 상식이와 민재는 지루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학생들이다. 그들은 고양이에게 돌을 던지거나 음식점에 장난 전화를 걸며 재미를 느낀다. 어느 날, 두 소년은 평소 자신들을 괴롭히던 아이가 지나가는 길목에서 돌멩이를 던진다. 하지만 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운전자가 돌멩이를 맞고 사망하고 만다. 두 소년은 사람을 죽일 의도는 없었지만, 장난으로 치부할 수 없는 비극을 불러왔다.

이 작품은 ‘바람직한 청소년의 모델’을 제시하지 않는다. 오히려 ‘청소년의 문제를 우리가 어떻게 바라봐야 하는지, 그러한 상황을 만든 기성세대들은 침묵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두 소년을 ‘살인자’라고 비난만 하는 것이 과연 올바른 해결책이 될까?

 

공연 작품을 선정 하면 어떤 과정을 통해서 제작되나요?

배우와 작업자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위해 노력해요. 외국작품을 번역하거나 해외 연출가를 초청하기도 하죠. 연극계의 관심을 청소년극으로 모을 수 있도록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작가나 연출자와 작업하기도 합니다. 박근형 선생님이 쓰고 연출하신 <빨간 버스>도 그 일환이었어요.

 

<빨간 버스>(2012)


 

연구소에서 작품을 의뢰한 작가, 연출가는 어떤 과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하나요?

창작자가 자유롭게 작품을 만들되, 준비 과정에서 연구소와 이야기를 많이 나눕니다. 2013년에 여신동 연출은 ‘공간’이란 개념을 갖고 청소년들과 3개월 간 워크샵을 했어요. 워크샵 결과를 <우리는 여기 있습니다>란 제목으로 공연했는데, 재미있다는 평을 받았죠. 이때 선보인 작품을 <비행소년 KW4839>이라는 극으로 발전 시켰어요. 이는 예술가와 연구소가 초기부터 작품에 대해서 논의를 하면서 만들어간 경우였어요.

<노란 달>, <타조 소년들>은 청소년극 분야에서 탁월한 연출가인 토니 그램 씨가 연출했어요. 청소년극에 관심 있는 연극인이나 교사, 일반인에게 청소년극에 대해서 알릴 수 있었던 기회였어요. 토니 그램 씨와는 앞으로 2년간 협업할 예정입니다. <햄스터 살인사건>, <옆에 서다>는 국립극단 자체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친 경우예요.

 

연구소가 청소년과 함께 연극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있는지요?

청소년을 중요한 파트너로 생각하고 제작 단계에서부터 협업을 해요. 청소년들이 해당 작품을 자신의 의미로 재해석하면서 새로운 창작 작업을 시도하기도 하지요. 5 ~ 20명 내외의 청소년을 모집해서 연출가, 작가들과 공동으로 워크샵을 하는 등 연결지점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로 청소년들이 주체로 나서서 자기들만의 장을 펼칠 수 있는 ‘청소년 예술가 탐색전’ 프로그램도 매년 진행하고 있어요. 저희는 10대의 언어와 생각, 활동들이 다양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예술가와의 상호작용이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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