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에 맞선 ‘지방의 반란’ 시작되나
수도권 집중에 맞선 ‘지방의 반란’ 시작되나
2019.10.28 17:25 by 이창희

창업 붐과 함께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이 맞물리면서 스타트업 업계에 열기가 더해가고 있는 요즘이다. 하루가 무섭게 각 분야 스타트업이 우후죽순으로 등장하고 있으며, 투자 유치 소식도 심심찮게 들려온다.

하지만 대부분의 창업과 보육, 투자가 수도권을 중심으로 독점되는 현상이 뚜렷하다. 이에 지방 광역시·도를 중심으로 ‘자력갱생’을 외치는 움직임도 조금씩 움트고 있다. 아직은 기본적인 프로그램 위주의 행사 개최 수준이지만, 향후 독자적인 인프라 구축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스타트업의 지역 균형발전은 언제쯤 가능할까.
스타트업의 지역 균형발전은 언제쯤 가능할까.

┃대구·부산·광주…“우리도 스타트업 있다”

대구시는 올해부터 10월 마지막 주를 스타트업 주간으로 정하고 50개 창업지원 기관이 참여하는 37개 창업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메이커 세미나를 비롯해 창업기업 투자유치 쇼케이스, 경북대 스타트업 부스팅 데이, 대구스타트업 리더스 포럼, 삼성벤처파트너스데이 등이 주요 프로그램이다.

오는 31일에는 대구시와 삼성전자가 60억 원씩 출자, 120억 원 규모로 조성하는 청년 벤처창업펀드 조성 협약식을 열고, 올해 지역의 창업 성과를 축하하고 공유하는 제3회 대구스타트업 어워즈도 진행된다. 내달 1일과 2일 엑스코(EXCO)에서는 국내외 창업가 1500여 명이 참가해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창업경진대회를 펼치는 글로벌 창업 축제도 개최될 예정이다.

 

대구 스타트업 주간.(사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대구 스타트업 주간.(사진: 대구창조경제혁신센터)

부산시는 내달 4일부터 8일까지 글로벌 창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부산 스타트업위크 바운스' 행사를 부산 해운대 동백섬 일대에서 개최한다.

지난 2017년 첫 선을 보인 행사는 스타트업·엑셀러레이터·투자자 등이 교류와 협력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로, 올해는 20여개 창업 지원기관과 민간단체가 참여하며 2019 글로벌 투자 쇼, 부산 재창업 페스티벌과 함께 다양한 콘퍼런스와 기업설명회 피칭, 창업교육, 네트워킹 행사 등이 이어진다.

 

부산 스타트업 세미나.(사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부산 스타트업 세미나.(사진: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광주시는 28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2019년 광주기술사업화 주간 기술·사업화·창업·투자 한마당 행사’를 광주이노비즈센터 등 광주일원에서 진행한다. 이번 행사는 기술이전 설명회, 기술사업화, 취·창업 교육, 투자설명회 등 기술·사업화·창업·투자 관련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실시하는 광주 지역만의 혁신네트워크 활성화 행사다.

특히 지역 내 기술창업 관련 35개 기관이 공동으로 주관해 20개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기술사업화 등 유익한 정보를 제공한다. 여기에서는 통합 기술이전 설명회를 비롯해 소프트파워와 특구 활성화 심포지엄, 청년창업 사관학교, 창업학당, 창업포럼 로드쇼, AI&IoT 메이커톤 대회, 광주 굿잡 페스티벌, 뻔뻔한 투자유치, 수소산업 스타트업 기업군 전략사업 성과 공유회 등이 펼쳐진다.

 

┃‘지역 특성을 살려라’…균형발전의 그날까지

이처럼 광역자치단체들이 앞 다퉈 스타트업 행사를 여는 데는 이유가 있다. 중앙정부에서 창업 분야에 쏟아 붓는 막대한 지원이 서울과 경기 등 수도권에 집중돼 있는 데 대한 반작용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지난해 스타트업 지원사업 현황을 살펴보면 전체 3167건 가운데 서울과 경기의 지원 건수는 각각 1143건과 648건으로 전체의 56.6%를 차지했다. 지원금액도 서울 651억6700만원, 경기 106억4900만원으로 전체의 42.9%에 달했다. 올해 8월까지의 스타트업 지원사업도 비슷한 추세로, 서울 920건(33.5%)과 경기 515건(18.8%) 등 50%를 훌쩍 넘어섰다.

이에 따라 지방에 소재한 스타트업들은 투자의 기회를 얻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들을 지원해야 하는 지방자치단체들도 자체 펀드 조성 등 다양한 자구책을 통해 돌파구를 찾고 있지만 한계가 뚜렷하다. 위와 같은 대형 행사를 유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규제자유특구기획단 출범을 발표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중기부)
규제자유특구기획단 출범을 발표하는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사진: 중기부)

다행히 주무 부처인 중소벤처기업부가 올해 스타트업 생태계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움직임에 착수하면서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중기부는 최근 규제자유특구기획단을 공식 출범하고 지역의 신산업 창출과 지역균형 발전, 일자리 창출의 가교 역할을 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규제자유특구는 지역산업 육성을 위해 규제 샌드박스 등 규제특례와 지자체·정부의 투자계획을 담은 특구계획에 따라 지정된 구역으로, 박영선 장관은 “수도권과 지역이 함께 성장하고 공존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고 중소벤처기업이 그 핵심 역할을 담당하면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회복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기부가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전국 7곳의 규제자유특구.(사진: 중기부)
전국 7곳의 규제자유특구.(사진: 중기부)

이에 발맞춰 각 지자체들도 지역 특성에 맞춰 특구지정 신청을 완료한 상태다. 강원(디지털 헬스케어), 대구(스마트 웰니스), 경북(차세대 배터리 리사이클링), 충북(스마트 안전제어), 부산(블록체인), 전남(e모빌리티), 세종(자율주행), 울산(수소산업) 등이 대표적이다.

부산 지역의 한 스타트업 대표는 “수도권에 많은 스타트업이 몰려 있어 각종 기회 역시 집중돼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상”이라며 “무조건적인 지원을 바라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기회를 부여받을 수 있도록 열심히 뛸 생각”이라고 밝혔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고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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