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퉁 ‘무인양품’에서 대륙의 두 번째 실수로
짝퉁 ‘무인양품’에서 대륙의 두 번째 실수로
2019.11.25 19:38 by 제인린(Jane lin)

가성비 ‘갑’이자 대륙의 두 번째 실수로 불리는 ‘미니소(MINISO)’를 아는가. 한때는 무인양품(无印良品)의 ‘짝퉁’이란 오명을 들었지만, 이제는 어엿한 하나의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13년 광둥성 광저우 시에서 창업한 이후 불과 6년 사이에 미니소가 거둔 성과는 결코 ‘미니’하지 않다. 연평균 수익 170억 위안(약 3조 원), 전 세계 80여 개국 3600여 곳의 체인점, 직접 고용 인원 약 3만 명 등이 이들의 현재 위상을 알려주는 숫자들이다. 더욱이 중국판 ‘아마존’으로 불리는 ‘타오바오(淘宝)’ 등 온라인 시장의 공세 속에서 유일하게 오프라인 시장을 공략했다는 점도 이들의 성공담을 더욱 묵직하게 만든다.

 

미니소 매장 입구 모습
미니소 매장 입구 모습

| 단돈 10위안으로 연평균 약 3조원 수익
중국의 1선 대도시를 거점으로 창업 기반을 잡은 ‘미니소’는 사실상 일본의 ‘무인양품’이나 ‘다이소’와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불과 10위안(한화 약 1700원)짜리 초저가 상품을 대량으로 판매하는 영업 스타일 때문이다. 상품의 질과 다양성 면에서는 ‘무인양품’을, 상품군의 판매가격은 ‘다이소’의 것을 표방한다. 실제로 미니소 매장에 진열된 제품의 종류는 약 1만 가지에 달한다.

 

미니소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상품들. 상품 대부분의 소비자가는 10~20위안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대다
미니소에서 판매 중인 다양한 상품들. 상품 대부분의 소비자가는 10~20위안으로, 매우 저렴한 가격대다

이 같은 사업의 배경에는 지난 2013년 미니소의 공동 창업자로 이름을 올린 디자이너 미야케 준야(Miyake Junya)가 있었다. 일본에서 출생한 미야케 준야는 중국인 친구 예궈푸(葉国富)씨와 함께 미니소를 창업했다. 미야케 준야는 현재도 이 회사의 수석 디자이너로 재직 중인데, 세계 여러 도시의 고객들을 만족시키는데 그의 안목이 큰 역할을 담당했다는 평가다. 실제로 미니소에서 판매되는 아기자기한 디자인 상품의 대부분은 미야케 준야의 손을 거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여름에는, 미니소 측이 약 10억 달러(약 1조 2천 억원) 규모로 주식 시장 상장 준비를 마쳤다는 내용까지 전해졌다. 또한 미니소 측은 해당 주식 시장 상장이 성공을 거둘 경우, 다수의 주식에 대해 업체 내부 직원을 위한 직원 인센티브 지급 방식을 활용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온라인 시장의 확대가 뚜렷한 상황에서 불황 사업으로 분류됐던 ‘오프라인 시장’에서 선전을 거듭하고 있는 미니소.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업체 측은 “오직 박리다매 식 판매만이 주요 전략은 아니었다”는 입장이다. 미니소의 한 관계자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미니소에 대한 고객들의 폭발적인 반응은 낮은 마진과 싼 판매가격 때문만은 아니다”면서 “가장 핵심적인 성공 요인은 공급 사슬 체계의 안정화가 가능했다는 점”이라고 덧붙였다. 수차례 안정성을 확인한 ODM 모델과 대형 공장 시스템 운용 등이 주효했다는 것이다. 

 

| ‘짝퉁’ 브랜드라는 오명을 넘어서다 
사실 미니소는 브랜드명, 제품 판매 방식, 제품의 디자인 등 거의 모든 부분에서 ‘짝퉁’ 브랜드라는 지탄을 받아왔다. 업체 측은 이에 대해 ‘벤치마킹’이라고 잘라 말한다. 실제로 중국의 창업 전문 매체 ‘촹예방’을 통해 공개한 이들의 발전 방식에는 해외 유명 브랜드의 벤치마킹 사례가 포함돼 있다. 업체 관계자는 “과거 중국을 기반으로 운영됐던 다수의 박리다매 방식과 비교해 우리 제품의 품질은 해외 유명 브랜드의 것과 유사할 정도로 우수하다”면서 “이런 품질 우위의 제품에 무인양품 등 해외 유명 브랜드의 인테리어와 상품 진열 방식 등을 벤치마킹하여 접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니소의 로고 디자인(왼쪽)과 무인양품의 로고 디자인
미니소의 로고 디자인(왼쪽)과 무인양품의 로고 디자인

성공 요인은 또 있다. 젊은 세대 고객들의 빠른 수요 변화에 맞춰 진열대의 리뉴얼 빈도를 높이고, 신제품 출시 순환 간격을 크게 증가 시킨 것, 그리고 매장 입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는 점 등이 꼽힌다. 과거 저렴한 제품을 판매하던 상점들이 가장 기본적으로 생각했던 개점 원칙은 유동인구였다. 하지만 미니소는 사람이 몰리는 기차역, 버스정류장 근처, 학교 주변 등을 주요 입지 선정 기준으로 삼지 않았다. 미니소의 관계자는 “미니소가 중점적으로 보는 입지의 기준은 소비력 있는 유동인구”라며 “직장인들이 주로 밀집한 대도시를 선택하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약 1만 개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오고 있는 미니소의 전략은 미니소의 제품 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MINISO Life’다
약 1만 개에 달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해오고 있는 미니소의 전략은 미니소의 제품 만으로 생활이 가능한 ‘MINISO Life’다

이 같은 전략으로 미니소는 지난 2018년 9월, 텐센트(Tencent)측으로부터 10억 위안(약 17억 원)의 외부 투자금을 모금하는데 성공했다. 비록 10위안이라는 저가 제품을 공급하는 상점이지만, 이들의 미래적 가치를 높이 산 텐센트의 전략적 투자를 이끌어 낸 셈이다.

향후 미니소 측의 발전 전략은 중국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의 지속적인 확대에 방점을 찍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니소 측은 오는 2022년을 목표로 해외 각 국에 약 7000곳의 점포를 추가, 총 100여 곳의 국가에 1만 개의 점포를 개설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필자소개
제인린(Jane lin)

여의도에서의 정치부 기자 생활을 청산하고 무작정 중국행. 새삶을 시작한지 무려 5년 째다. 지금은 중국의 모 대학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Story 더보기
  • 300억 투자받은 공유오피스, 40호점을 바라보다
    300억 투자받은 공유오피스, 40호점을 바라보다

    최근 '위워크'의 파산으로 공유오피스 업계의 걱정은 높아지고 기대감은 떨어졌다. 하지만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지난해와 올해 연달아 수백억원의 투자를...

  • 자연산 아닌 ‘양식 유니콘’, 가능할까
    자연산 아닌 ‘양식 유니콘’, 가능할까

    정부의 인위적인 유니콘 육성, 과연 올바른 방향일까.

  • 불모지에서 하루 100억원을 팔다
    불모지에서 하루 100억원을 팔다

    중국 광군제를 '찢은' 라인프렌즈.

  • 드디어 시작된 ‘타다’ 법정 공방전
    드디어 시작된 ‘타다’ 법정 공방전

    재판 결과에 타다를 비롯한 차량 공유서비스 업체들의 운명이 달렸다.

  • 전문성과 특허로 이룬 100억원 투자 유치
    전문성과 특허로 이룬 100억원 투자 유치

    스타트업이라는 전장, 최종병기는 ‘전문성’

  • 페이스 조절 들어간 中공산당  "정부 힘 빼고 창업자 자율성 높인다"
    페이스 조절 들어간 中공산당 "정부 힘 빼고 창업자 자율성 높인다"

    반드시 알아둬야 할 중국의 新창업 정책을 소개한다.

  • 흔한 스타트업 뉴비들의 패기
    흔한 스타트업 뉴비들의 패기

    3년 차 스타트업의 짠내나는 일기, 그 첫번째 기록

  • 짝퉁 ‘무인양품’에서 대륙의 두 번째 실수로
    짝퉁 ‘무인양품’에서 대륙의 두 번째 실수로

    상품 콘셉트는 ‘무인양품’, 가격대는 ‘다이소’의 카피캣이라 불렸던 이 브랜드는 지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