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 동행, ‘학교법인일송학원’의 48년史_④
의료와 복지의 이유 있는 혼종,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
나눔과 동행, ‘학교법인일송학원’의 48년史_④
2020.01.03 20:16 by 조철희

“의료의 사회화 물결이 일어나고 있으나 의사는 이러한 시대적 요구에 뒤져 있어 고립되고 있다. 국민 보건 향상과 의사의역할을 모색하기 위해 모임을 조직하게 됐다.”(윤덕선 이사장)

대한민국이 개발도상국으로써 발전하고 있었던 1980년, 윤덕선 이사장은 의료 복지의 필요성을 뼈저리게 느낀다. 의사가 양성되고 의료 기술이 향상되고 있었지만, 아직은 복지의 단계로 진입하지 못했던 때였다. 윤 이사장은 이를 타개하고자 그해 2월1일 명망 있는 인사들을 규합해 ‘서울보건연구회’를 창설했고, 10월에는 처음으로 보건 백서를 발간했다. 국민 보건 향상을 위한 국내 최초의 백서 발간이자 국가가 아닌 민간 주체가 직접 주도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었다. 이는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의료와 노후 복지의 시발점이 된다.

 

국내 최초의 의료보건 분야 백서.
국내 최초의 의료보건 분야 백서.

┃사회공헌 활동의 전환점 된 1981년 복지관 사업

1981년 12월 9일, 서울 관악구 신림 7동에서는 ‘성심중앙유지재단부설 신림종합복지관’ 개관식이 열렸다. 도시 영세민을 위한 보건의료와 복지 사업의 통합 실시가 시작된 시점이었다.

신림 7동은 당시 서울의 대표적인 빈민촌이었다. 1968년에 철거민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형성된 가파른 비탈의 판자촌으로, 6300가구 3만여 명이 살고 있었다. 그간 정부의 노력으로 보건소가 설치되고 의료진이 파견됐지만 체계적인 복지는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윤 이사장은 이곳에서 의료에만 국한되지 않는 종합복지 사업 모델을 꽃피우고자 했고, 이는 복지관 개관으로 이어진 것이다. 이를 위해 서울대 연구팀에 ‘도시 영세민의 종합복지사업개발연구’ 용역을 의뢰해 현황 파악을 마쳤고, 여기에 그간의 의료 복지를 통해 얻은 경험을 결합시켰다.

 

1981년 건립된 신림종합복지관.
1981년 건립된 신림종합복지관.

그 결과 신림종합복지관은 영세민 가정의 교육과 진학, 취업 알선 및 생계 유지, 청소년과 여성 그리고 노인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복지를 수행했다. 성심중앙유지재단 산하 병원들과 연계해 무료 진료와 보건 교육을 실시했으며, 이를 통해 영세민들의 건강 유지와 생활 전반의 향상을 꾀했다. 가난을 몰아내려면 건강이 중요하고, 그 건강을 지켜 가난의 대물림에서 벗어나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었다.

복지관 직원들은 달동네를 사시사철 밤낮으로 누비고 다니며 주민들을 만났다. 어느 집 누가 아픈지, 무엇이 필요한지를 지속적으로 체크하고 관리했다. 처음에는 경계심이 가득했던 주민들도 조금씩 마음의 문을 열면서, 나중에는 급한 일이 생기면 너나 할 것 없이 복지관으로 달려오곤 했다.

 

┃새로운 노인복지 패러다임으로 주체적인 노후 설계

우리나라의 의료보험 서비스는 다양한 논의와 수정을 거쳐 1989년 7월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확대 시행됐다. 전 인구의 95% 이상이 의료보험의 혜택을 받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하지만 점차 고령화 사회로 나아가는 상황에서 노인 의료복지 분야는 불모지와도 같았다. 선진국들은 노인 질환과 그에 따른 복지를 고민하기 시작했지만, 우리나라의 사회적 관심도와 염려는 턱없이 낮은 상태였다.

윤 이사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다시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1989년 7월 일본 국립영양연구소 전문가들을 초청해 우리보다 먼저 노령화 사회를 겪고 대응하며 얻어낸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1990년 1월 한국노인보건의료센터 기공식이 열렸고, 1년 4개월 만인 1991년 5월 역사적인 개관식을 갖게 된다.

센터는 학교법인일송학원 산하의 독립기구로서 부지 400평 위에 지하 3층, 지상 10층 규모로 만들어졌다. 총 170개의 병상과 연구실, 재활의학실 등이 마련됐고 전산화단층촬영(CT), 자기공명촬영(MRI) 등 첨단 장비들이 구비됐다. 건물 옥상에는 응급환자 후송을 위한 헬리포트도 설치됐다.

 

한국노인보건의료센터 기공식.
한국노인보건의료센터 기공식.

센터에서는 노인병에 대한 예방과 진단, 치료 및 연구와 시술의 향상, 노인학에 대한 기술 개발 등이 이뤄졌다. 의사의 진료뿐만 아니라 간호·물리치료·상담 등이 복합적으로 실시됐으며, 한방과 양방을 겸한 진료를 위한 한의원도 개설됐다.

“노인의 문제는 모든 사람의 문제입니다. 단순히 질병을 찾고 치료하는 것을 넘어 질병의 원인을 신체적·사회적 환경에서 찾아 종합적으로 치료하는 건강 보호 체계로 발전돼야 합니다. 이는 국가 시책에 반영될 수 있는 요긴한 자료로 쓰일 것입니다.”(윤대원 이사장)

 

┃6개 복지관 동시 운영 노하우와 시너지로 신개념 복지미션 선포

학교법인일송학원은 2018년 1월 경기 화성시로부터 동탄노인복지관을 위탁 받아 운영을 시작했다. 가장 먼저 한 일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과 협약을 체결하고 취약 계층을 위한 전문 의료복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이었다.

그해 7월에는 사회공헌 프로젝트 ‘행복 모자이크’ 사업 공모에 선정돼 화성지역 치매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어 10월에는 한국생애설계협회와 협약을 통해 노인들의 안정된 노후 생활을 지원하고자 ‘2018 활기찬 노후 설계 학교’를 개최하기도 했다.

“다른 재단의 복지관과 달리 일송학원은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줬습니다. 다른 곳에서 고민하지 않는 사회복지 사업을 찾으려 애쓰고, 꼭 해야 할 일을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것이 많습니다.”(최혜욱 동탄노인복지관장)

 

동탄노인복지관의 치매 예방 교실.
동탄노인복지관의 치매 예방 교실.

그렇게 학교법인일송학원은 1981년 신림종합사회복지관을 시작으로 영등포노인복지관, 서울관악구육아종합지원센터, 한림청소년복지센터, 나래울종합사회복지관, 그리고 동탄노인복지관까지 총 6곳의 복지관을 동시에 운영 중이다.

이들은 앞으로도 복지의 사각지대를 찾아 발굴하고 소외 계층을 지원하는 역할을 계속할 계획이다. 단순히 공간만 만드는 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역사회 속으로 들어와 건강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그날까지.

 

/사진: 학교법인일송학원

 

필자소개
조철희

늘 가장 첫번째(The First) 전하는 이가 된다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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