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말, ‘EBS 스페이스 공감 헬로루키’ 결승에서 대상 ‘올해의 루키’에 선정되며(국카스텐, 장기하와 얼굴들, 데이 브레이크 등이 역대 대상) 대형 신인의 탄생을 알렸던 밴드 <코어매거진(COREMAGAZINE)>이 최초로 여성 보컬과 작업한 앨범을 들고 돌아온다. 마지막 EP [NAP]을 발표한지 3년, 지난 달 ‘Tracy’라는 곡을 선공개하며 복귀를 알린지 한 달 만이다.
공백 기간 동안 리더인 기타 류정헌은 ‘홍대 어벤저스’라는 화려한 수식어가 붙은 ‘에이치얼랏(H a lot)’을 결성했다. (2019년 제16회 한국대중음악상 2개 부문 3개 후보) 키보드의 강민규는 뮤지컬과 연극∙국악 세션 등에, 베이스기타의 손원석은 세션 활동과 개인 작업에 집중했다.
이렇게 각자의 음악적 활동과 신곡 작업을 병행하며 새 보컬 영입에도 공을 들였다. 공백기 이전 ‘토이’와 같은 객원 보컬 시스템을 도입해 폭넓고 다양한 시도를 하던 중 2015년 ‘안산밸리록페스티벌’에서 원조 디바 김완선과의 콜라보 무대를 통해 여성 보컬이 코어매거진의 음악을 더욱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는 점을 떠올렸고, 독특한 음색을 가진 신인 SEEN을 만났다.
첫 미팅 후 두 달여의 ‘쌍방 오디션’ 기간 케미를 끌어올렸고 1년여 간 작업을 거쳐 오는 3월 20에 EP [titbit]를 발매한다. [titbit]은 ‘기다렸던 짧은 소식, 맛있는 음식 한 입’이라는 사전적 의미이자 영국에서 발행되던 대중예술 잡지 이름이다. 더 화려하고 멋진 복귀를 위한 이유 있는 사라짐에 대한 내용을 담은 타이틀 곡 ‘it’s on’과 ‘내가 최고다’를 주문처럼 외우는 매력적인 여인에 관한 ‘Tracy’, 사회적 약자들의 분노를 담은 ‘underdog’, 매일매일이 초보자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삶에 대한 차분한 위로의 곡 ‘come home’이 수록되고 국내 최고의 일렉트로닉 그룹 이디오테잎(idiotape)의 ‘zeze’와 중국과 한국을 오가며 왕성하게 활동 중인 DJ 크루 HALFSTEP의 리믹스 버전들도 실릴 예정이다.
한국의 대표적인 신스팝 밴드답게 새 앨범 역시 80, 90년대 아하(A-ha)나 듀란듀란(Duran Duran)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지만 매번 새로운 트렌드를 반영해 장르를 뛰어 넘는 음악을 선보여 왔듯이 이번에도 대중성과 희소성을 두루 갖춘 매력적인 곡들이 기대된다. 지난 달 선공개된 ‘Tracy’는 새 멤버와의 완벽한 조합을 선보이며 독보적인 세련됨이 있다는 평을 받았다.
리더 류정헌은 “SEEN의 팜므파탈적인 곡 해석은 이제까지 국내 밴드 음악에서는 듣기 힘들었던 것”이라며 “공백기 멤버들의 다양한 시도들이 새 보컬과 함께 어떤 스타일로 발현될지 기대해도 좋다”고 말했다.
앨범 발매 직후에는 전국을 다니며 여러 노래들을 부르는 영상을 온라인에 공개하는 일명 ‘무관객 전국투어’로 활동을 시작하고 이후 다양한 공연을 통해 팬들을 만난다.
정통과 트렌드를 오가는 스타일, 가만히 감상하기에도 신나게 몸을 흔들기에도 좋은 멜로디, 서정적이고 세련된 가사, 여기에 무르익은 연주력과 뉴 페이스에 대한 기대감까지. 이름처럼 매 호 신선한 소식을 담아 자꾸 보고 듣게 되는 ‘잡지’같은 밴드 코어매거진의 새 앨범이 그 어느 때보다 기다려지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