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 강의요? 비대면 소통의 묘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렸죠”
이영재 ㈜위캠 이사 인터뷰
“원격 강의요? 비대면 소통의 묘를 어떻게 살리느냐에 달렸죠”
2020.06.30 10:42 by 이창희

올 초 발발한 코로나19는 우리 생활 전반에 큰 영향을 끼쳤고, 그로 인한 많은 변화가 진행 중이다. 특히 오프라인 강의를 중심으로 이뤄져온 교육 분야는 더욱 그러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으로 사람들이 한 공간에 모이기 어려워지면서 온라인을 통한 비대면 강의로 빠르게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오프라인 강의를 온라인 기반에 그대로 옮기기만 해서는 경쟁력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온라인에서 이뤄지는 교육은 상대적으로 여러 한계점이 뚜렷하다. 이를 얼마나 상쇄하고 비대면 교육만의 미덕을 살려내느냐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퍼스트는 교육·컨설팅 전문기업 ㈜위캠의 이영재 이사를 통해 효과적인 비대면 교육을 위한 준비사항들을 점검해봤다. ㈜위캠은 이미 지난해부터 온라인으로 업무와 강의를 수행해왔으며, 교육 업계에서 온라인 전환도 가장 빠르게 이뤄낸 곳 중 하나다.

 

이영재 ㈜위캠 이사.(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이영재 ㈜위캠 이사.(사진: 더퍼스트미디어)

다음은 이영재 이사와의 일문일답.

 

-㈜위캠과 현재 맡은 업무에 대해 설명해 달라.

“㈜위캠은 스타트업 단계별 맞춤 교육과 컨설팅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이며, 나는 콘텐츠사업부를 맡고 있다. 교육·컨설팅에 필요한 아이템을 개발하고 일선에서 강의도 맡고 있다. 그전에는 국제 세미나·포럼 같은 행사를 기획·진행하는 마이스(MICE) 분야에서 일했다.”

-지금까지 어떤 형태의 교육을 진행했는지 궁금하다.

“지난해 초부터 이번 달까지 서울창업허브에서 ‘허브 아카데미(임직원 역량강화)’와 ‘허브 파트너스(스타트업 역량강화)’를 진행했다. 그 외에도 한국임업진흥원의 빅데이터 교육과 각종 경진대회 및 데모데이에서 교육을 담당하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이야기가 궁금하다. 무엇을 어떻게 준비했나.

“사실 ㈜위캠은 태생부터 원격 근무를 지향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내부스터디와 세미나를 화상으로 해왔다. 그 과정에서 다양한 툴을 써보면서 장단점을 파악하고 노하우를 쌓을 수 있었다. 주변에서 온라인 전환에 애를 먹고 있을 때 우리는 비교적 수월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그래도 막상 온라인 강의를 처음 시작하게 됐을 때 걱정이 없지 않았을 것 같은데.

“첫 온라인 강의가 지난 4월 국민대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창업교육이었다. 준비하면서 ‘3시간 동안 집중력을 있게 이끌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컸다. 평소보다 더 꼼꼼하고 완벽하게 준비하는 수밖에 없었다.”

-첫 강의 때의 경험이 궁금하다.

“일단 오프라인이라면 가장 처음에 하곤 했던 아이스브레이킹이 불가능했다. 일면식도 유대감도 없는데 첫 대면을 온라인으로 한다는 게 정말 힘들었다. 벽을 보고 이야기하는 느낌에 스스로의 몰입도도 떨어지고, 끝나고 나서는 진이 다 빠져서 뻗었던 기억이 난다. 개인적으로 외향적인 성격이라 얼굴을 보고 호흡해야 에너지를 얻는 편인데, 그렇지 못하니 소진만 되는 느낌이었다.”

 

강의 경험이 풍부한 그도 첫 원격 강의는 쉽지 않았다.(사진: 더퍼스트미디어)
강의 경험이 풍부한 그도 첫 원격 강의는 쉽지 않았다.(사진: 더퍼스트미디어)

-대면과 비대면 사이에서 가장 괴리감이 컸던 부분은 무었이었나.

“아무래도 가장 컸던 부분은 상호 소통 여부. 교육생으로부터 즉각적인 피드백을 받지 못하니 강의 중에 유연함을 발휘하는 게 쉽지 않았다. 원래는 이번 강의에서 얻어낸 부분을 다음 강의에 반영하는 것이 보통인데 그게 이뤄지지 못하니까 답답했다. 그리고 강의량도 2배 이상 준비를 해놓아야 했다. 비대면에서 1시간짜리 강의안은 온라인에서 30~40분이면 동이 나니까.”

-기왕 이야기가 나온 김에 원격강의 툴에 대해서도 설명해달라.

“보통 줌과 구글 미트를 많이 사용하는데, 줌은 UX(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강점이 뚜렷하다. 녹화도 그렇고 사이버 배경을 사용할 수도 있고. 하지만 개인 계정의 경우 40분 제한이 있어 불편하다. 반대로 구글 미트의 경우 지수트 계정을 이용하면 무료로 녹화분을 자동 저장·업로드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사용감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원격 강의를 거듭하면서 보강·수정의 필요성을 느낀 부분이 있다면.

“실제로 해보면 스스로의 강의 스타일과 크고 작은 습관에 대해 깨닫게 된다. 개인적으로 완급조절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뜸 들이는 좋지 않은 습관으로 비춰지고, 강의 시나리오도 크고 굵직하게 잡는 편인데 보다 세세하게 해야겠다는 판단이 들었다.”

-비대면 하의 소통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여러 툴의 기술적 발전도 필요하지만 기본적으론 사람의 노력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 소소한 퀴즈를 낼 수도 있다. ‘첫 답변자에게 스타벅스 쿠폰 드립니다!’ 같은 것 말이다. 그리고 몰입도 높일 수 있는 동영상을 중간 중간 넣는다거나. 어쨌든 소통의 묘를 어떻게 살리느냐가 관건이 될 것 같다.”

-그렇다면 반대로 원격 강의만의 장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시공간 제약이 없다는 점이라고 본다. 집에서 편한 차림으로 해도 되니까. 먼 거리를 이동할 시간에 강의안을 더 들여다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오프라인에서는 내 컨디션이 많이 드러나는데 그렇지 않으니까 부담이 적어지는 부분도 있다. 조금 내향적인 성격을 가진 사람의 경우는 부담이나 떨림 없이 보다 편하게 임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코로나19의 종식 여부와 무관하게 교육 시장이 어떻게 흘러갈지 예상한다면.

“거의 모든 강의에서 온라인 방식이나 영상 녹화 등이 필수가 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고 본다. 이미 일선 학교에서도 점차 이뤄지고 있고, 모두들 그것에 익숙해지고 있으니까. 온라인을 통해 시공간의 제약을 벗어날 수 있다는 걸 경험했다는 건 크다. 비대면 비즈니스가 과거엔 일부 다국적기업이나 특수 분야에 한정됐다면, 이제는 일반화되고 있고 그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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