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부는 문제 회피 수단? 얼마 전, JTBC 프로그램 ‘이영돈 PD가 간다’의 이영돈 PD는 시중에서 판매하는 그릭 요거트의 문제점을 공론화시켰습니다. 프로그램 중 국내 그릭 요거트를 검증했던 그가 타사 그릭 요거트 광고모델로 나서 구설수에 올랐습니다. 논란이 되자 이영돈 PD는 “광고료 전액을 사회에 기부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광고 출연 논란이 없었다면 개인 소득이 됐을 출연료를 문제가 생기자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생각. 과연 긍정적인 기부라고 할 수 있을까요?
병역기피혐의로 누리꾼에게 질타를 받고 있는 가수 MC몽 또한 이영돈 PD와 비슷한 방식의 기부의사를 밝혔습니다. MC몽은 음악방송 Mnet의 여성 래퍼 선발 프로그램 ‘언프리티랩스타’에 프로듀서로 참여해 신곡을 공개하는 것이 논란을 일으키자 “프로듀싱 비용 전액을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역시 논란을 잠재우기 위한 수단으로 기부를 택한 것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을만한 일이었습니다.
| 왜 하는지 모르는 기부 MBC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최근 하하와 슈퍼주니어 최시원 씨가 기부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서울시내 맛집을 다니며 먹은 음식 값만큼 기부를 하는 것입니다. 기부를 하는 데 굳이 반대할 이유는 없지만, ‘왜 기부를 하는지’에 대한 설명이 전혀 없었습니다. 웃음을 주는 프로그램에서 기부까지 한다면 더 좋은 무엇이 나오리라고 기대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더 나은 기부문화를 만들고 사람들의 관심을 이끌어 내려면, 무엇을 위해 기부를 하는지, 누구를 위해 기부를 하는지, 어떤 단체에 기부를 하는지와 같은 기부의 명분과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기부는 우리 사회를 건강하게 만듭니다. 하지만 기부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 없이 ‘묻지마’식 기부 방식으로는 기부가 가지는 순기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저작권자 © 더퍼스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