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구호 모금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
긴급구호 모금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
긴급구호 모금할 때 잊지 말아야 할 것들
2015.05.04 19:00 by 신성현
출처: http://commons.wikimedia.org/wiki/File:Nepal_Earthquake_2015_01.jpg


 

지난 달 25일, 네팔의 수도 카트만두 인근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죽거나 다친 사람 수가 5천 명을 넘어섰습니다. 지금도 계속해서 사상자수가 늘고  있어, 세계 각국에서는 네팔에 긴급구호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초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여러 국가와 국제구호단체에서 긴급구호팀을 파견해 생존자를 위한 비상식량, 생필품 등을 나눠주고 구조요원과 의료진이 생존자 수색 및 치료를 합니다. 정부는 긴급구호팀 파견에 드는 비용을 정부 예산으로 집행하지만, 비영리단체는 자체 예산 외에 국민들이 모은 성금도 함께 사용합니다.

대형 자연재해가 발생했을 때 일반인이 피해 국가를 도울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방법은 ‘기부’입니다.  지금도 네이버 해피빈, 다음 희망해 등 온라인 포털에서 네팔 지진 긴급구호건으로 모금이 진행 중입니다.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돕고자 하는 기부는 아름다운 행위이지만, 긴급구호 기부를 할 때 한번쯤 생각해 봐야하는 점들이 있습니다.

 

  | 가장 시급한 것이 무엇일까?  

출처:http://happybean.naver.com/donation/DonateSubMain.nhn?thmIsuNo=703&orderType=dontnAmtDesc


일단 재해가 생기면 각 비영리단체에서는 재해 현장의 처참한 사진과 함께 긴급모금을 시작합니다. 이러한 긴급모금은 재해가 발생한지 얼마 지나지 않아 개설됐기 때문에 구호활동에 대한 자세한 계획이 제시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도 ‘일단 기부금을 모으면 쓸 곳이 있겠지’ 하는 생각으로 모금함을 개설하고, 기부를 합니다. 그런데 때에 따라서는 다른 나라에서 모으는 현금보다 현물이나 인력이 더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2011년 일본은 쓰나미(지진해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당시에도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에서 모금 운동이 펼쳐졌습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일본이 구호자금이 부족한 나라는 아니니 모금보다는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생수, 부식과 같은 현물을 유무상 지원하는 것이 낫지 않겠냐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 기부금이 잘 사용될 만한 곳인가? 재해구호 관련한 기부뿐 아니라, 기부자가 기부처를 선택할 때 ‘기부금을 잘 사용할 수 있는 곳’인지를 따져보는 것은 소비자가 물건을 구입하기 전 꼼꼼히 알아보는 것처럼 꼭 필요한 활동입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때 수많은 비영리단체에서 모금을 했고, 그 액수 역시 역대 최고로 많았습니다. 하지만 몇몇 비영리단체에서는 소중한 기부금을 기부 목적사업이 아닌 기관의 자체 운영비나 다른 활동비로 무단 사용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참고: '한기총 '재정 유용' 의혹까지 제기 돼') 내가 내는 기부금이 현지 재건에 잘 쓰이고 있는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 긴급구호, 그 이후도 중요하다. 비선진국에서 대형 재난이 닥치면, 아무리 많은 나라에서 긴급구호팀이 온다 하더라도 단기간에 재해가 복구되지 않습니다. 구호 지원과 복구 활동을 제대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도로, 전기, 통신 등 인프라가 먼저 재건되어야 하고, 무너지거나 원래부터 없었던 병원을 세워 환자들을 치료해야 합니다. 방치되고 있는 아동을 위한 교육 기관도 다시 세워야 합니다.

이런 일들은 긴급구호라는 일시적이고 단기적인 처방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국제개발이라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 합니다. 때에 따라서는 수년, 수십 년이 걸릴 수도 있는 일입니다. 재해 구호를 위한 당장의 기부도 필요하지만, 국제개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역시 중요합니다. 피해 국가와 도시가 자립할 수 있도록 현지 문화와 제도에 대한 지원 활동 역시 필요합니다. 이를 위해서 UN 난민기구(UN HCR), 국제 앰네스티 등의 단체를 후원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 기부자, 모금자가 함께 성숙한 기부문화를 만들어야 기부자가 먼저 똑똑한 기부자가 되어야 합니다. 이에 못지않게 모금을 하는 비영리단체에서도 올바른 나눔 문화를 만들고, 긴급구호, 국제개발의 실태에 대해 시민들에게 잘 알려야 합니다. 다른 나라에서 발생한 자연재해는 언론에서 다루지 않으면 우리 머릿속에서도 금세 사라집니다. 하지만 긴급 구호를 위해 기부를 했거나 반대로 기부금을 받았다면, 기부금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그래야 성숙한 기부문화를 세울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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