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스타트업 3대 키워드…비대면, 그린뉴딜 그리고 라이브 커머스
2021년 스타트업 3대 키워드…비대면, 그린뉴딜 그리고 라이브 커머스
2021.01.05 09:00 by 이창희

지난 2020년은 누구 먼저랄 것 없이 어려운 한해였다. 경제 전반의 극심한 어려움 속에 수많은 스타트업이 좌절하고 쓰러져갔다. 하지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을 찾아야 하는 것이 스타트업의 숙명. 지옥 같았던 2020년을 뒤로 하고 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다. 새로운 희망을 꿈꾸기 위해 먼저 필요한 것은 올 한 해를 선도할 키워드를 이해하는 것이다. 과연 앞으로 펼쳐질 1년 동안 우리는 무엇에 주목해야 할까.

 

2021년의 새로운 트렌드를 알아보자.
2021년의 새로운 트렌드를 알아보자.

|바이러스가 갈라놓은 세상, 만나지 않고 만나야 한다
1년여 전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뒤집어 놨다. 국경이 닫히고 사람들의 물리적 교류는 사라졌다. 장기화된 거리두기로 인해 을씨년스러운 사회적 분위기가 계속됐고 기업들은 생사의 갈림길로 내몰렸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 지난해 중반부터 바이러스 감염을 피하기 위한 비대면 비즈니스가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직접 식당에 가는 대신 배달이 크게 늘었고, 오프라인 미팅이 사라진 자리엔 온라인 회의가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방식으로 안착됐다. 많은 기업들은 자신들의 비즈니스를 온라인 기반으로 빠르게 전환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19와 본격적으로 함께 하는 새로운 해다. 갑작스러움과 당황스러움 속에 생존하고 적응해야 했던 작년과 달리 이제는 정면으로 맞서 헤쳐 나가야 한다. 일단 새해를 전후해 비대면 서비스를 둘러싼 우호적인 분위기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제는 보편화된 온라인 화상 미팅.(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이제는 보편화된 온라인 화상 미팅.(사진: 더퍼스트미디어)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말 발표한 ‘K-비대면 글로벌 혁신벤처 100 프로젝트’를 통해 비대면 창업기업 1000개를 선정해 사업화를 지원하고 성장자금을 마련한다고 밝혔다. 의료·교육·문화관광·도시주택·물류유통·농식품·해양수산 분야가 대상으로, 선정된 기업에는 최대 1억원의 초기자금을 제공한다.

비대면 창업기업 전용 9조원 규모의 자금도 마련된다. 5조 5000억원 규모의 비대면 우대보증과 3조원 규모의 비대면 분야 ‘스마트대한민국펀드’, 5000억원 규모의 정책융자로 구성해 비대면 기업의 원활한 성장을 돕는다는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비대면 서비스를 갖춘 스타트업의 시장 안착도 순조롭게 이뤄지는 중이다. 온라인교육·어학·동영상콘텐츠·배달·홈트레이닝·원격업무툴·택배 등이 대표적인 업종이다. 자연스럽게 이들에 대한 투자도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신규 벤처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4.2% 감소한 가운데 비대면 분야에 대한 투자는 무려 21.7%나 증가했다.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속 ‘그린라이트’ 켜진 녹색산업
코로나19 바이러스 못지않게 국제적 위기로 대두된 것이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그리고 환경오염이다. 다량의 탄소 배출로 지구가 더워지면서 극지방의 얼음이 녹고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다. 화석연료가 바닥을 보이는 동시에 원자력의 위험성도 나날이 높아져 간다. 여기에 난개발로 인한 대기·수질·토양의 오염은 갈수록 심각해지는 추세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바로 그린뉴딜이다.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산업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함으로써 에너지 구조를 전면적으로 개선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고용과 노동까지 아우르는 혁신을 가져오자는 아이디어다.

아직은 그린뉴딜 분야에서 두각을 드러낸 국내 스타트업은 찾아보기 어렵다. 해외에서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테슬라 등 대기업들이 재생 에너지 분야에 적극 투자하면서 그린뉴딜 스타트업이 대거 생겨났다. 대기 중의 먼지를 고체로 결합시켜 농업과 공업에 좋은 환경을 만드는 ‘바인드 엑스’, 산업용 폐기물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동물 사료용 단백질을 생산하는 영국의 ‘딥 브랜치’ 등이 대표적이다.

 

그린뉴딜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대안으로 꼽힌다.(사진: Destination Tips)
그린뉴딜은 지구 온난화를 해결할 신산업으로 꼽힌다.(사진: Destination Tips)

한국에서는 작년을 기점으로 정부의 본격적인 육성 정책이 효과를 나타낼 올해 기대주들이 속속 등장할 전망이다. 환경부와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난해 11월 ‘그린뉴딜 유망기업 100’ 출범식을 갖고 그린 스타트업·벤처 육성방안을 발표했다. 앞으로 5년간 신재생에너지와 자원 재활용 등 그린뉴딜 스타트업 2000곳을 발굴해 기업 당 최대 30억원과 함께 해외 진출까지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그린뉴딜 전용 펀드를 3000억원 규모로 조성하고 정책자금과 특별보증을 통해 총 2조4000억원을 공급, 아직까지 국내에 없는 그린뉴딜 유니콘 기업(기업 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기업)을 2025년까지 1곳 이상 탄생시킨다는 게 목표다.

현재 수열에너지를 이용한 친환경 고효율 복합열원 냉난방시스템 사업화 계획을 가진 ‘지엔원에너지’를 비롯한 41개사가 선정된 상태로, 정부는 내년까지 나머지 59개사를 추가로 지정할 예정이다.

 

|언택트 소비의 시대, 유통의 판도를 바꾸는 괴물이 나타났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삶의 많은 부분을 바꿔놨고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소비와 유통이다. 동영상 콘텐츠 플랫폼이 증가하고 비대면을 통한 구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이 두 가지가 결합된 라이브 커머스는 그야말로 대세가 됐다.

라이브 커머스는 ‘라이브 스트리밍’과 ‘커머스’의 합성어다. 웹과 앱을 통해 실시간 중계하며 제품을 판매한다는 점에서 홈쇼핑 방송과 유사해 친숙도가 높은 데다, 제품·서비스를 단순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판매자-시청자가 실시간으로 소통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초기 라이브 커머스는 동영상과 모바일 쇼핑을 선호하는 밀레니얼 및 Z세대가 주요 소비자였으나 코로나19로 비대면 쇼핑이 활성화된 현재는 전 연령층에서 인기를 얻고 있다. 오프라인 매장의 하락세로 위기를 맞은 제조·유통업체들은 라이브 커머스를 새로운 돌파구로 삼아 도약을 준비 중이다.

 

중국 라이브 커머스의 무대가 된 솽스이(双十一) 페스티벌.(사진: 인민망)
중국 라이브 커머스의 무대가 된 솽스이(双十一) 페스티벌.(사진: 인민망)

가장 대표적인 나라가 중국이다. 2019년부터 성장하기 시작한 중국 라이브 커머스 산업은 지난해 최대 호황을 맞았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지난해 1분기 400만 회 이상의 라이브 커머스가 진행됐고, 이용자도 2억6500만명으로 급증했다.

중국 최대 쇼핑 페스티벌 중 하나로 11월 11일 열리는 ‘솽스이(双十一, 쌍십절)’에서는 타오바오(淘宝)에서 거래액 1억 위안(약 168억원)이상 라이브를 기록한 방송팀이 30개에 달했다. 중국 전체의 라이브 방송 후원금 규모는 이미 1000억 위안(약 16조8320억원)을 돌파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도 라이브 방송에서 지역 농산물을 홍보하는 등 내수 진작 방안으로 라이브 커머스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웹과 앱을 통해 손쉽게 소비자와 소통하면서 양질의 상품을 효과적으로 홍보할 수 있어 소상공인과 농어민에게도 좋은 판매 채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국내에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스타트업 ‘그립’이 선두주자로 꼽힌다. 그립에는 현재 수천 개 넘는 업체가 입점해 있고, 하루 평균 100개 이상의 라이브 방송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그립에서 라이브를 통한 구매전환율은 28%를 넘었으며, 전년 12월 대비 227% 성장했다. 반품률 또한 1%가 채 되지 않아 홈쇼핑(20%)과 이커머스(10%)보다 훨씬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네이버가 ‘셀렉티브’ 라이브 커머스 시범 서비스를 거쳐 스마트스토어 판매자에게 라이브 커머스 툴을 제공하고 있으며, 카카오 역시 ‘카카오 쇼핑 라이브’를 시작했다. 백화점 업계에서도 롯데 ‘100LIVE’, 현대 ‘백화점 윈도 라이브’, 신세계 ‘잼라이브’ 등이 등장했다.

 

필자소개
이창희

부(不)편집장입니다. 편집을 맡지 않았으며 편집증도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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