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 창업자, 故 유일한 박사 영면 50주기
유한양행 창업자, 故 유일한 박사 영면 50주기
2021.03.11 17:05 by 김주현

1971년 3월 11일, 한국 기업사에 모범을 남긴 유일한 박사가 영면했다. 향년 75세의 나이였다.

유일한 박사는 일찍부터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하고 기업경영으로 축적한 부를 사회에 환원한 인물로, 사회 고위층에게 요구되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의무인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를 실천한, 우리사회의 ‘진정한 참 기업인’으로 인정받았다. 최근 IT기업리더의 잇따른 재산 기부가 이어지는 가운데 반세기에 앞서 우리 사회의 기부 문화가 뿌리 내리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 역시 계속되고 있다.

유박사는 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미국 유학을 떠난 유일한 박사는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이를 뒤로하고 1926년 31세가 되던 해에 귀국, 국민건강 향상과 교육을 통한 기술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유한양행을 설립했다.

유박사는 ‘기업은 사회의 것’이라는 일념으로 1936년 유한양행을 주식회사체제로 전환했고, 1939년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종업원지주제를 채택했다. 국내에서는 두번째로 주식공개를 단행(1962년)했고 1969년에 이미 경영권 상속을 포기하고 전문 경영인에게 사장직을 물려주었다. 유한양행은 1969년 이후 52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평사원 출신의 전문경영인을 선출하고 있다. 현재 약 1900여명의 유한양행 임직원들 중 유일한 박사의 친인척은 단 한 명도 없다.

이처럼 기업의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유일한 박사는 ‘기업에서 얻은 이익은 그 기업을 키워 준 사회에 환원하여한다’는 원칙하에 기업이윤을 나라 발전을 위한 인재 양성에 투자했고 장학 및 교육사업을 활발히 전개했다.

유일한 박사는 자신이 사망한 후 공개된 유언장을 통해서도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됐다.

장남 유일선 씨에게는 “대학까지 졸업시켰으니 앞으로는 자립해서 살아가라”는 유언과 함께 유일선 씨의 딸이자 자신의 손녀인 유일링(당시 7세) 양의 학자금으로 1만 달러만 남겼다. 딸 유재라 씨에게는 학생들이 뛰놀 수 있도록 유한중·공업고등학교 일대의 땅 5000평 등을 상속했는데 ‘소유주식을 비롯한 모든 재산들은 사회사업과 교육사업에 쓰도록 한다’고 유언을 남겨 많은 이들을 숙연케 했다.

또한 작고 후 오랜 시간이 지난 후 CIA의 비밀문서가 공개되어 유일한 박사의 생전 해외에서의 지속적인 독립운동 행적이 알려져 다시 한번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었다.  

딸 유재라 씨는 지난 1991년 세상을 떠나면서 본인이 갖고 있던 주식 등 200억 원대의 재산 모두를 사회에 기부해 ‘노블레스 오블리주가 대를 이었다’는 칭송을 받았다.

필자소개
김주현

안녕하세요. 김주현 기자입니다. 기업과 사람을 잇는 이야기를 취재합니다.


The First 추천 콘텐츠 더보기
  •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성장의 상징, 상장’…스타트업들의 도전사는 계속된다

    자본과 인력, 인지도 부족으로 애를 먹는 스타트업에게 기업공개는 가장 확실한 대안이다. 단숨에 대규모 자본과 주목도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거래 파트너와 고객은 물론, 내부 이...

  •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24주 연속 1위 브랜드의 저력으로”…‘나르카’ 운영사 ‘언커먼홈’, 매쉬업벤처스 등으로부터 후속 투자 유치

    이제 헤어 케어도 브랜딩이다!

  •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창업팀은?”…유망 초기 스타트업 뽑는 ‘혁신의 숲 어워즈’ 막 올랐다

    현시점에서 가장 기대되는 스타트업 30개 사는 어디일까?

  •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Only for you”…대세는 초개인화 서비스

    초개인화의 기치를 내건 스타트업들이 존재감이 점점 커지고 있다.

  •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타 산업과 연계, 핵심 기술 접목…“관광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라”

    '관광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 틈새에 대한 혁신적인 시도 돋보였다!

  •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생산성, 효율성 쑥쑥 올리는 솔루션”…매쉬업벤처스, 스타트업 ‘마일 코퍼레이션’에 초기 투자

    기업의 공간, 자산 관리를 디지털 전환시킬 창업팀!

  •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당신에겐 더 큰 무대가 필요하다”…스타트업의 해외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

    스타트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스타트업의 등장!

  •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기업의 글로벌 성장 발판 마련”…한국액셀러레이터협회, 뉴저지 진출 전략 웨비나 개최

    국내 유망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 맞춤형으로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