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철도종사자들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와 SR 통합운영 논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그동안 철도통합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SR 직원들도 통합에 대해 긍정 반응을 보인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의 '철도라운지'에서는 철도통합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설문 투표가 진행됐다. 투표 결과 총 279명이 참여한 가운데 231명(83%)이 찬성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대 의견은 48명(17%)으로 나타났다.
블라인드의 철도라운지는 한국철도공사와 공단, 교통공사를 비롯한 철도기관 종사자들이 모여있는 커뮤니티다. 이들은 철도 통합 찬성 근거로 '비효율성 타파'를 가장 먼저 꼽았다.
한 SR재직자는 해당 설문 게시글 댓글을 통해 "철도 민영화나 과점체제를 옹호하는 주요논리는 경쟁을 통한 비효율성의 타파인데 현재 산업구조는 비효율성을 늘리는 체제로 논의가 무의미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통합 찬성에 대한 근거로 ▲양 기관 간 서비스 차이가 거의 없는 점 ▲회사를 쪼갠 이유가 관료들 퇴직 후 자리 보전용이라는 의심이 든다는 점 ▲SR관리자들의 복지부동이 싫다는 점 등의 의견이 제시됐다.
SR직원들만 참여할 수 있는 블라인드 내 SR 커뮤니티에서도 똑같은 설문조사가 진행됐다.
철도 통합에 대한 찬반을 묻는 투표에서 SR 직원들은 총 89명이 참여한 가운데 69명(77%)가 통합 찬성의 뜻을 밝혔다. 반대 의견은 20명(22.5%)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SR이 그동안 통합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여왔던 것과 비교하면 다소 이례적인 결과라는 반응이다.
한 철도기관 관계자는 "SR이 그동안 통합에 대해 긍정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여온 것은 사실"이라면서 "물론 이 설문 결과를 SR 전체의 뜻으로 해석하기는 어렵지만 조직원들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자료로는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동안 고속철도 운영에 대한 노조, 시민단체 등에서 찬반 주장이 많이 있었지만 양 기관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세대의 시각과 인식에 귀 기울인 적은 거의 없었다"며 "블라인드가 대체로 젊은 세대들이 소통하는 커뮤니티라는 점을 볼 때, 젊은 세대들이 철도 통합에 찬성하는 의견이 높다는 해석도 가능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한편, 철도노조는 지난 23일 포항역 광장에서 고속철도 통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한국철도와 SR의 분리로 인해 연간 559억원의 중복 거래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정부가 철도 통합에 적극 나설것을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