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여행자, 대통령 앞에 서다
시간여행자, 대통령 앞에 서다
시간여행자, 대통령 앞에 서다
2015.04.03 12:13 by 황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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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복을 입은 앳된 얼굴의 박세은 학생(19세, 가명)이 2분여의 짧은 발표를 마치자 뜨거운 박수가 쏟아졌다. 청소년들이 처한 현실과 문화예술 교육을 통해 변한 자신의 모습을 차분한 어조로 담담히 이야기하는 박세은 학생을 기특한 눈빛으로 바라보던 박근혜 대통령도 “좋은 이야기를 해줬다”고 화답하며 환히 미소지었다. 지난 1월22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국민행복’ 분야 정부업무보고에서 펼쳐진 이색적이고 인상적인 풍경이었다.  

청와대는 각 부처 장관들의 업무 보고 후 생생하고 다양한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해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차원에서 토론 시간을 마련했다. 박세은 학생은 청소년들을 대표해 목소리를 냈다. 왜 청소년들이 행복을 저당 잡힌 채 경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을까. 청소년의 시선으로 본 청소년들의 현실은 명확한 이유가 있었다. 

“우리나라 학생들은 힘듭니다.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형성해야 행복할 수 있을 텐데, 시험 성적과 등수로만 평가하는 현실에서 학생들도 경쟁적이고 이기적으로 변해가고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살았습니다.” 

박세은 학생은 변화의 계기로 ‘시간여행자'를 꼽았다. 두산이 주최하고 문화예술사회공헌네트워트(ARCON)가 주관하는 청소년 정서함양프로젝트 ‘시간여행자’는 2012년 출범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이다. 인문학과 문화예술을 결합한 통합형 프로그램으로, 매년 100여명의 학생이 역사와 환경 이슈를 사진이라는 매체를 통해 자신의 시각으로 재해석하고 표현하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을 기르고 자기 표현력을 넓힐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있다. 2012년 ‘시간여행자’ 1기에 참여한 박세은 학생은 1년여의 기억을 ‘행복’이라는 단어로 표현하고 있다. 

| 시간여행자 전시회 현장

“시간 여행자에 참여해 사진을 통한 문화예술교육을 받았습니다. 여러 친구들과 작업하면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공감, 협동하는 법을 배웠고 사회성도 높아지는 행복한 경험을 했습니다. 문화예술교육 기회가 많아지면 친구들도 함께 하는 기쁨을 알고 행복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박세은 학생은 문화예술 교육의 확대를 위한 현실적인 방법까지 제시하는 탁월한 안목으로 박수를 받았다. 현장에 함께 자리한 문화부 장관 등 관계부처 실무자들도 현장의 생생한 목소리에 눈을 반짝이며 경청했다.  

“대학을 가기 위해 앉아서 공부하고 학원에만 매달리는 것이 현실입니다. 대학 입학에 수능성적 뿐 아니라 문화예술 스포츠 활동이 반영됐으면 좋겠습니다.” 

‘시간여행자’ 는 인문학 강의와 토론 수업, 각종 역사 현장을 찾아가는 출사, 캠프와 명사특강, 야구장 방문, 봉사활동, 전시회 등 풍성한 커리큘럼으로 운영된다. 때문에 아이들이 체험할 수 있는 문화예술 활동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효과성이 높고 학생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 시간여행자 캠프 중 노을공원에서 도토리 파종 봉사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들.

박세은 학생은 자신을 변화시킨 문화예술 체험의 기회가 더 많은 친구, 소외된 계층에게 확산되기를 바라고 있다. 2013년에는 ‘시간여행자’를 주최하는 두산 최광주 부회장에게 자필 편지를 써 “뮤지컬이나 전시회, 음악회 등을 볼 기회가 적고 문화 활동 관계된 과제가 나오면 당장 비싼 입장료가 걱정된다”며 열악한 환경에 있는 청소년들이 문화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달라고 적었다. 이날 정부업무보고에서도 문화예술체험 기회 확대를 강조했다.  

“가정 형편이 여유로운 친구들은 부모님을 따라 수준 높은 음악회나 공연을 체험하지만 저소득층 아이들은 그렇지 않습니다. 문화행사와 프로그램을 조금 더 쉽게 접근하고 즐길 수 있도록 문화예술 스포츠 체험 기회가 확대되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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