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척추측만증(척추옆굽음증)은 젊은 연령층에서 빈발하는 질환 중 하나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남에 따라 구부정한 자세로 장시간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청소년뿐만 아니라 성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에서 척추측만증이 늘어나는 추세다.
척추측만증이란 척추가 비틀어지거나 좌우로 휘어지는 질환을 총칭한다. 적게는 10도 미만부터 심하면 60도 이상까지 휘어지기도 한다. 주로 14세 이전의 청소년에게서 많이 나타나며 성장기 무렵부터 서서히 진행된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 2020년 통계에 따르면 척추측만증 환자 중 10세에서 19세 사이의 청소년이 차지하는 비중은 44%로 대략 절반에 이른다.
청소년기 척추측만증은 대부분 원인을 알 수 없는 특발성이다. 척추 변형이 심해지기 전까지는 통증이 심하지 않기 때문에 방치되는 사례가 많다. 청소년의 경우 성인보다 뼈가 유연하기 때문에 방치 시 측만이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
14일 한의계에 따르면 척추측만증의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등을 앞으로 구부렸을 때 한 쪽 어깨뼈가 유난히 돌출되거나 엉덩이가 한쪽으로 치우치는 현상을 들 수 있다.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지속되며 통증과 함께 외관 상의 스트레스를 호소하기도 한다. 심할 경우 갈비뼈가 골반을 압박하는 통증이 나타나며 폐와 복부 장기 압박으로 인한 심폐기능 및 소화기능 장애로 이어진다.
특히 척추측만증은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 질환 중 하나이기도 하다. 휘어진 척추 때문에 조금만 자세가 불균형해도 일반인에 비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이 몇 배는 더 커지는 탓이다. 디스크(추간판) 간격이 줄어드는 중년이 되면 허리디스크 증상도 함께 나타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한방에서는 척추측만증이나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질환 치료를 위해 주로 추나•침 치료를 한다. 특히 좌우로만 휜 측만이거나 허리디스크로 일시적 측만이 온 경우 3~6개월 동안 주 2회 정도 치료를 진행하면 상당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으로 비뚤어진 척추와 주변 근육, 인대를 밀고 당겨 위치를 바르게 교정하는 치료법으로 척추가 원래 모양으로 회복되도록 돕는다. 측만으로 인한 골반 틀어짐과 근육 부조화 등의 불편감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여기에 척추 주변 혈자리인 환도혈, 협척혈 등에 침을 놓으면 근육을 이완하고 치료 반응을 촉진할 수 있다. 실제로 침치료의 효과는 연구논문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되기도 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플로스원(PLoS ONE)’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요통환자가 침치료를 받을 경우 요추 수술률이 36%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척추측만증이나 허리디스크 같은 척추질환은 치료뿐만 아니라 잘못된 자세를 바로잡는 노력도 필수다. 생활습관을 교정하지 않으면 치료 후 재발하거나 만성질환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척추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는 의자에 앉을 때 등받이에 엉덩이를 밀착시켜야 하며 턱이 앞으로 나오지 않도록 귀 중앙과 어깨 중심선이 일직선이 되도록 해야 한다. 의자 높이는 발바닥 전체가 땅에 닿을 정도가 적절하다.
척추는 우리 몸의 중심부에 해당하는 곳으로 한번 틀어지면 몸 전체의 균형이 무너지게 된다. 이는 결국 근육과 관절의 부담으로 이어져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평소 척추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