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곳곳 메가 가뭄 징조, 우리나라도 겨울 이어 봄까지 가뭄 장기화
세계 곳곳 메가 가뭄 징조, 우리나라도 겨울 이어 봄까지 가뭄 장기화
세계 곳곳 메가 가뭄 징조, 우리나라도 겨울 이어 봄까지 가뭄 장기화
2015.02.26 19:24 by 황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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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여름부터 시작된 가뭄이 올 겨울에도 이어지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특히 가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도에는 지난해 비와 눈이 평년보다 적게 내렸고, 게대가 올봄 강수량도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가뭄이 장기화될 것으로 우려됩니다. 

 속초 평년 강수량 19% 불과…심각한 겨울 가뭄 왜?  

겨울 가뭄이 얼마나 심각한 수준이었는지 기상청 측정치를 보면 알 수 있습니다. 1월 한 달간 서울에 내린 비와 눈의 양은 11.3mm로 평년(18.3mm)의 61.7%에 불과했습니다. 동해안 지역의 문제는 더욱 심각합니다. 속초의 경우 평년 강수량의 19%에 불과했으며, 영덕 27%, 강릉 37% 수준에 그쳤습니다. 1월 후반 동풍의 영향으로 강수가 있었지만 전반적인 강수량이 평년 대비 50% 미만이었습니다.   

심각한 겨울 가뭄에는 시베리아에서 생성된 고기압의 영향이 컸습니다. 시베리아 지역에 내린 많은 눈 때문에 만들어진 차가운 공기가 세력을 확장하면서 한반도는 물론 동해까지 뒤덮었습니다. 눈과 비는 불안정한 기류가 형성됐을 때 만들어지는 것이 일반적인데, 차가운 공기가 한반도를 뒤덮으며 남쪽의 따뜻한 공기가 북상해 차가운 공기와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으면서 눈이나 비가 내리지 못했습니다.

1월 전국 물공급가뭄지수 현황. 강원도와 인천 도서지역이 붉은색으로 나타나 극한 가뭄에 시달리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자료 : 한국수자원공사)

온난화의 상징인 엘니뇨도 올해는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습니다. 페루와 칠레 등 아메리카 대륙 덕조 부근 동태평양 해수 온도가 6개월 이상 평년보다 0.5도 높은 상태를 일컫는 엘니뇨로 인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면 동해안 지역 가뭄 해소에 도움이 될 수도 있었습니다. 서태평양 지역 기온이 떨어져야 공기 움직임이 활발해지며 따뜻한 공기가 한반도로 유입되는데 올해는 서태평양 지역 기온이 올라가면서 가뭄 해소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못했습니다.

한반도 강수량을 조사한 결과 6년, 12년, 38년, 124년 주기로 심각한 가뭄이 나타나고 있다고 합니다. 올해는 38년 주기의 가뭄이 다가오는 시기라 심상치 않은 겨울 가뭄에 모든 이들의 촉각이 곤두서고 있는 상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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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양강댐 상류의 지난 겨울(사진 위, 2014.1.27) 모습과 올 겨울 모습(사진 아래, 2015.1.29). 빙어 축제가 한창이던 곳이 올해는 강바닥을 훤히 드러낸 모습입니다. (사진 : 한국수자원공사)
 물 부족, 산불 위험, 농작물 피해…후폭풍 거센 가뭄   

가뭄은 그 자체로도 문제지만 물 부족, 산불 위험, 농작물 피해 등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에서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올 겨울 심각한 가뭄 현상을 보이고 있는 강원도 지역의 경우 식수를 담당하는 소양강댐 물 유입량이 지난 해 1월 이후 9억㎥에 불과합니다. 평년 연간 물 유입량 22억㎥의 2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입니다. 횡성댐 역시 연간 1억9,000만㎥의 물 유입량을 보이지만 지난 해 이후 현재까지는 4,700만㎥에 불과합니다. 식수난은 당연한 수순이겠지요. 강원도 화천과 평창에서는 제한 급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섬이 많은 인천 역시 식수난으로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강화군 17곳, 옹진군 9곳, 중구 2곳 등 28곳에서 제한 급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인천시는 병입 수돗물인 ‘미추홀참물’을 보급하고 있으며 정수 설비 및 마을 상수도 설비 사업을 실시할 방침입니다.  

겨울 가뭄은 산불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2월8일 강원 삼척시 가곡면 오목리 한 교회 인근야산에서 산불이 발생해 18㏊ 가량을 태웠습니다. 다행히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겨울에는 칡과 약초, 봄이면 고사리, 여름과 가을에는 송이와 능이를 채취하며 생계를 이어갔던 인근 주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야했습니다. 이 산불의 원인 역시 심각한 겨울 가뭄 때문으로 분석됩니다. 산림청은 건조주의보가 발령된 전국 29개 시·군에도 산불이 발생하지 않도록 대비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가뭄은 비단 국내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은 1,200년만의 최악의 가뭄이 이어지고 있으며, 아프리카도 만성적인 가뭄으로 고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현상은 세계적인 메가 가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주의가 요구됩니다. 메가 가뭄이란 가뭄이 적어도 11년 이상에서 수 십 년 까지 지속되는 현상 을 말합니다. 미국 지질연구소(USGS)는 역사적인 가뭄 기록과 최신 기후예측 모형을 이용해 기후변화가 지속될 경우 21세기에 미국 남서부를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장기간에 걸쳐 메가 가뭄이 일어날 수 있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 중남미와 동남 아시아, 호주, 인도, 아프리카, 남부 유럽까지 광범위하게 위험 지역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 산타클라라카운티의 한 호수가 가뭄으로 인해 바닥을 드러낸 모습 (CC BY, Don DeBold)

 미국 국립가뭄경감센터(NDMC)에서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재해 유형별 피해액 중 가뭄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경제적 손실이 홍수에 비해 2~3배 정도 크다는 분석입니다. 우리나라는 다행히 메가 가뭄 예상 지역에서는 제외됐지만, 미리 대비하고 대책을 준비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당분간 겨울 가뭄 문제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기상청은 올 3, 4월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2월에서 5월까지는 일 년 중 가장 강수량이 적은 시기이면서 농번기와 맞물려 물 사용량이 많아지기 때문에 철저한 대비와 관심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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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매년 재해 현장에 가장 먼저 달려갔던 희망브리지는 가뭄으로 인한 피해 구호에도 앞장서 왔습니다. 2012년에는 전라남도 섬 지역에 생수 2080 박스를 긴급 지원했고, 2014년에도 전라북도 지역에 양수기 20여대와 생수 3000박스를 지원했습니다. 강원도와 경기도 지역을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는 겨울 가뭄이 지속될 경우 희망브리지는 피해 지역에 양수기와 생수를 지원하며 구호 활동을 펼칠 예정입니다. 올해도 가뭄과 이로 인한 피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대책을 마련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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