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는 제 평생직장입니다" 희망브리지 봉사단 심은용 회장
"봉사는 제 평생직장입니다" 희망브리지 봉사단 심은용 회장
"봉사는 제 평생직장입니다" 희망브리지 봉사단 심은용 회장
2015.01.14 19:27 by 더퍼스트미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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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의 분주한 분위기가 제법 가라앉은 1월 10일,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심은용(35)씨의 휴대폰이 바쁘게 울립니다. 일터에서 은용씨를 찾는 전화가 몇 번이나 이어진 후에야 대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습니다. 직접 만나보니 은용씨가 지난 5년간 각종 재해와 봉사의 현장에서 보낸 1000여 시간이 결코 쉽지 않았음이 다시 한 번 느껴집니다. 바쁜 시간을 쪼개 이웃에게 손을 내밀고 힘을 보탠 은용씨는 “대단하다”는 칭찬에 손사래를 칩니다. 그에게 자원봉사는 특별한 이벤트가 아니라 삶 그 자체입니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하는 일이라면, 내가 하고 싶다”  

지난해 12월27일, 서울 양재동 힐스테이트 갤러리에서 열린 ‘2014 희망브리지 자원봉사자의 날-우수봉사자 시상식’에서 심은용 씨는 2014 자원봉사 대상과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했습니다. 2012년부터 희망브리지 봉사단 회장을 맡아 이끌고 있는 은용 씨는 어린 시절부터 인근 복지관과 보육원을 자주 찾았습니다. 그때에도 “봉사를 하고 있다는 생각 보다는 함께 즐긴다는 생각이 컸다”고 합니다. 봉사는 그저 자연스럽게 은용 씨의 생활이 됐습니다. 

“대학 입학 후 봉사활동에 관심을 쏟지 못하다가 교양 과목 교수님의 권유로 봉사활동을 다시 시작하게 됐어요. 몸은 힘들었지만 뿌듯하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고, 무엇보다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렇다면 내가 죽을 때까지 봉사활동을 해보자는 마음을 먹었죠.”

유독 이웃들의 삶의 터전을 재정비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던 심은용씨는 2004년부터 850여 채 이상의 저소득 층 및 재난 취약세대 집수리 봉사를 수행했다고 합니다. 희망브리지와 인연이 닿은 후에는 2011년부터 4회에 걸친 ‘집수리 로드(매해 여름 13박 14일동안 전국의 재난위기가정을 찾아가 주거환경 개선을 돕는 희망브리지의 봉사프로그램)’에 매년 참가해 자원봉사자들을 이끌고 있습니다. 자연재해 이재민 대상의 봉사활동 뿐 아니라 독거노인을 찾아가 도배와 장판을 도와드리거나 말벗을 해드리는 등 활동의 영역도 점차 넓혀가고 있습니다. 어떤 현장이라도 가장 먼저 달려가 봉사단원들의 두터운 신뢰를 얻고 있는 그이지만 자원봉사대상 수상은 여전히 쑥스럽고 부끄럽다고 말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대학생 친구들에게 상을 양보하고 싶었어요. 희망브리지와 함께 하고 있는 대학 동아리 친구들을 만나면 뜨거운 열정과 에너지를 느낍니다. 특히 요즘 청년들이 취업 준비와 학교 생활로 더욱 바쁜데, 주말마다 지방 각지에서 올라와 남다른 열정으로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내가 그 나이 때 저렇게 열심히 활동했었나 다시금 돌아보게 돼요.” 

희망브리지 봉사자들과 함께
재해 현장의 참혹함은 상상 넘어서 … 삶을 재해 이전으로 돌이킬 수 있도록 도와야 

오랫동안 집수리를 비롯한 각종 재해 이재민 돕기 봉사활동을 펼쳐온 심은용 씨는 “현장을 찾을 때마다 매번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고 말합니다. 기술과 과학의 발달로 피해가 줄고 있다고 하지만 재해 현장은 여전히 참혹하고 어렵습니다. 은용씨는 “수해나 폭설이 발생한 지역을 찾아가면 언론에서 보도하는 것 보다 훨씬 더 상황이 안 좋아요. 말도 안 되는 상황도 많이 목격합니다”라며 “그래서 꼭 필요한 활동이에요. 그들의 삶이 재해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누군가는 도와야 하니까요”라고 필요성을 설명합니다.

현재 희망브리지 봉사단은 탄탄한 조직과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재해가 발생하면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투입되어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서울과 경기 지역 뿐 아니라 각 지역의 대학 동아리가 체계를 잡고 있고, 사회인 봉사팀도 운영 중이죠. 그들의 소중한 나눔과 함께 한 심은용 씨의 땀들이 쌓여 1000시간이 됐습니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 꾸준히 봉사 활동을 하기란 쉽지 않지요. 그렇지만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일, 특히 희망브리지 봉사단 회장으로서 책임을 다하고 싶어요.”

심은용 씨가 ‘집수리 로드’에 남다른 애착을 갖는 이유는 그 시작에 은용 씨 본인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주말 봉사활동의 특성상 서울 인근 지역에서 진행할 수밖에 없어 아쉬워 했던 심은용 씨와 김재준 희망브리지 봉사단 전임 회장은 지역을 순회하는 대형 프로젝트를 구상했습니다. 은용 씨는 집수리 로드 시작 당시에 대해 “지금은 헛웃음이 나올 정도로 힘들었지만 그 만큼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회고합니다.

지난해 여름 진행된 집수리로드에서 심은용 씨의 활동 모습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가자는 막연한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시행착오도 있었어요. 특히 첫 집수리 로드는 ‘맨 땅에 헤딩’이었죠. 대학생 봉사단원들과 함께 마을 회관에서 지내며 할 수 있는 일들을 했는데, 7~9명의 인원이 하루 종일 집 하나를 수리하고 자정이 다 되어 작업이 끝나면 씻지도 못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는 식이었어요. 하하하...”   

이렇게 시작한 집수리 로드는 이제 매년 대학생 봉사자들이 몰려드는 희망브리지의 대표적인 봉사 활동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돌이켜 보면 모든 봉사활동 현장이 그런 식이었습니다. 돕겠다는 마음으로 말도 안 될 것 같은 일을 시작하고 나면 어디선가 하나, 둘 도움의 손길이 이어져 결국 프로젝트가 완성되곤 했습니다. 그렇게 사회가 조금씩 따뜻해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매번 이어지는 기적의 순간들 덕분에 지금도 마약처럼 봉사활동을 끊지(?) 못하고 있는 은용 씨는 봉사활동을 자신의 평생직장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월급이 나오지 않는 직장이지만  평생 살아가는 길에 꼭 함께 해야 하는 동반자라는 의미일테지요.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이토록 행복한 평생직장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다고 말합니다. 

“많은 분들이 봉사활동을 시작하기 전에 망설이세요. 과연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 시간을 내기 어렵지는 않을까, 낯선 현장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걱정하시죠. 저 조차도 그런 걱정을 했던 시기가 있어요. 어떤 일이든 걱정과 우려가 없을 수는 없어요. 일단 시작해 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봉사에 참여하다보면 걱정은 자신도 모르는 새 잊혀질 겁니다. 그리고 봉사가 우리의 삶을 더 풍성하고 즐겁게 만들어 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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