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허리디스크(요추추간판탈출증) 환자들이 급하게 수술을 선택하는 결정적인 이유 중 하나는 바로 통증 해소다.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에 어려움이 생기자 빠르게 통증을 없애고 싶은 심리다. 하지만 척추수술은 척추수술실패증후군(Failed back surgery syndrome, FBSS)을 동반할 수 있어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척추수술실패증후군이란 척추 수술을 받은 후에도 질환이 호전되지 않고 오히려 증상이 악화되거나 허리와 다리의 통증 및 저림 증상이 재발하는 상태를 말한다. 이로 인해 재수술을 선택하는 환자들이 많지만 근본적인 원인이 해결되지 않으면 증상이 반복되거나 환자의 수술 부담만 커지는 악순환이 발생할 위험도 높다.
이는 최근 허리디스크 치료의 상당수가 비수술적인 방법으로 이뤄지는 이유다. 척추를 자연적으로 회복시켜 재발과 부작용의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는 대소변 장애를 동반하는 마미증후군이나 하지마비를 제외하고 90% 이상은 비수술로 치료가 가능하다.
특히 허리디스크에 대한 비수술치료법 가운데서도 한방치료는 전인적 관점에서 질환의 원인을 해결한다는 장점이 있다. 한방에서는 추나요법을 중심으로 침·약침치료, 한약 처방 등을 포함하는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허리디스크 증상을 완화한다. 먼저 한의사가 손가락이나 손바닥을 환부에 대고 힘을 주면서 밀고 당기는 추나요법으로 뼈와 관절을 적절한 위치로 조정한다.
이어 신수혈·대장수혈 등 척추 주변 혈자리에 침을 놓아 뻣뻣하게 경직된 근육을 부드럽게 풀어준다. 특히 한약재 유효성분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한 약침은 빠르게 통증을 해소하는 역할을 해 극심한 통증으로 급하게 수술을 결정하고자 하는 환자들에게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여기에 환자의 세부 증상에 맞는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뼈와 근육의 강화를 도와 치료의 효과를 높인다.
허리디스크뿐만 아니라 척추수술실패증후군 치료에도 한방통합치료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지난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발표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 결과 허리 통증이 개선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팀은 한방병원에 입원한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 234명의 입∙퇴원 시점에 대한 장기추적관찰을 실시했다. 그 결과 허리통증 숫자평가척도(NRS)가 입원 시 5.77(중등도 이상의 통증)에서 퇴원 시 3.15(경증 수준의 통증)로 떨어진 것이 확인됐다. NRS는 환자가 느끼는 통증 정도를 0~10 사이 숫자로 표현한 지표다. 또한 이 같은 한방통합치료의 유효성은 환자들의 치료 만족으로도 이어졌다.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의 95.3%는 한방통합치료 효과에 만족한다고 답했다.
허리디스크의 재발 및 증상 악화를 막기 위해서는 치료와 함께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 처음에는 가벼운 걷기 운동부터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걷기 운동은 척추와 디스크의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허리 근육을 강화할 수 있는 좋은 방법 중 하나다. 이때 무리해서 걷기 보다는 가까운 거리를 천천히 걷는 것을 시작으로 자신의 허리 상태를 고려해 조금씩 운동량을 늘려나가는 것이 좋다.
척추 질환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소하지 않으면 허리디스크가 재발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다. 반드시 치료법 결정에 있어서도 신중한 접근이 우선돼야 하며 정확한 진단과 함께 허리의 자생력을 높이는 치료에 나서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