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life] 척추관협착증 예방하는 ‘걷기’, 증상 있다면 한방치료가 효과적?

2022-11-21     임한희

[더퍼스트 임한희 기자] 흔히 걷기는 만병을 예방할 수 있는 운동으로 알려져 있다. 몸에 큰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전신 운동이 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으로 꼽힌다. 때문에 필자도 평소 내원하시는 근골격계 환자들에게 가벼운 산책과 더불어 땀이 약간 흐르는 수준의 걷기 운동을 권하고 있다. 특히 걷기 운동은 허리 건강에도 효과적이다. 척추 골질량 증가, 척추 주변 근육 및 인대 강화, 전신 균형발달 등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하지만 고령의 노인 분들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점점 걷기 힘들어하는 경향을 보인다. 일명 ‘꼬부랑’ 허리 상태로 얼마 걷지 못하고 자주 앉아 쉬어가는 모습이 대표적이다. 이렇게 허리가 구부러지고 잘 걷지 못하는 이유는 바로 ‘척추관협착증’에 있다.

척추관협착증의 원인은 척추와 주변 근육·인대의 퇴행이다. 노화가 오거나 허리를 과하게 사용할 경우 척추 주변 후종인대와 후관절 등 구조물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다. 이로 인해 척추 중앙에 위치한 신경 통로인 척추관이 좁아지면서 신경을 눌러 염증이 발생하고 허리와 다리에 통증으로 나타난다.

다리가 터질 듯이 저려오는 현상은 척추관협착증의 주요 증상이다. 질환이 악화되면 아침에 기상 할 때 통증으로 일어나기 어렵고 몇 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조차 힘들어진다. 허리를 굽히면 통증이 감소하는 특징이 있는데 척추관이 일시적으로 넓어져 신경 눌림이 완화되는 덕분이다. 자연스레 통증을 피하려고 허리를 계속 굽히고 생활하다 보면 결국 꼬부랑 허리로 변하는 것이다.

척추관협착증 예방에는 결국 걷기가 제일이다. 노화로 척추관이 좁아지더라도 운동을 통해 척추를 지탱하고 있는 근육을 건강하게 유지한다면 인대가 비대해지는 것을 막고 통증을 줄일 수 있다. 걷기 외에도 자전거나 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다양하게 병행한다면 더욱 효과가 좋다.

실제로 호주 멜버른 대학교에서 진행한 실험에 따르면 52에 달했던 척추관협착증 환자의 요통 시각통증척도(VAS)는 6주간 러닝머신 걷기 운동을 실시한 후 43까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VAS는 환자의 통증을 수치화한 것으로 수치가 높을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하지만 평소 운동을 열심히 했더라도 노화로 인해 척추관협착증이 찾아오기도 한다. 척추관협착증은 발생하면 자연적으로 치유되는 경우가 드문 만큼 의심 증상이 계속될 경우 전문의를 찾아 진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

한방에서는 최근 과학적 연구로 효과성을 재차 입증받고 있는 대표적인 치료법인 ‘봉침’으로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한다. 봉침은 벌에서 추출한 독을 인체에 무해하게 정제해 경혈에 놓는 한방 보존치료법이다. 통증의 원인이 되는 염증 제거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는 최근 SCI(E)급 국제학술지 '생물의학 및 약물치료(Biomedicine & Pharmacotherapy)’에 게재한 연구 논문을 통해 봉침의 척추관협착증 치료 기전을 밝혀냈다. 연구 결과 봉독 전체 중량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주요 성분인 멜리틴이 척수 세포 보호 및 염증 개선을 통해 척추관협착증을 치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인위적으로 척추관협착증을 일으킨 쥐를 대상으로 동물실험과 세포실험을 진행했다. 쥐의 염증세포 변화를 관찰한 결과 멜리틴 주사 농도가 높아질수록 염증이 감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더불어 쥐의 척수세포에 황산철을 처리해 척추관협착증 환경을 조성한 후 진행한 관찰 실험에서도 멜리틴의 농도에 비례해 척수세포의 생존율이 높아지는 결과가 나타났다.

설령 척추관협착증 치료를 받고 있더라도 걷기는 필수다. 매일 통증이 오기 전까지만 꾸준히 걸어준다면 허리 근육과 인대가 강화돼 회복을 돕는 효과를 볼 수 있다. 허나 통증이 올 정도로 무리하게 걷는 행동은 오히려 척추를 상하게 할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평촌자생한의원 박경수 대표원장은 "기온이 많이 떨어져 외부 활동을 하기 꺼려지는 요즘이다. 밖에 나가 걷기가 힘들다면 실내에서제자리 걷기를 하는 것도 효과가 있다. 특히 척추관협착증은 퇴행성 질환 특성상 나이가 들면서 다시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내 노후를 위해서라도 겨우내 움츠러만 있지 말고 가벼운 걷기 운동부터 실천해 허리의 자생력을 높여 주길" 당부했다.

▲‘생물의학 및 약물치료(Biomedicine & Pharmacotherapy)’에 최근 게재된 연구 논문 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