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 개화한 피지컬 AI 시장…국내 스타트업도 글로벌 경쟁 가세
AI가 현실을 인식하고 직접 움직이는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이른바 ‘피지컬 AI(Physical AI)’의 시대다. 산업계에서도 이런 변화를 주목한다. 피지컬AI가 차세대 산업의 핵심 분야로 떠오르는 이유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에서 최근 국내 스타트업들도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저마다 기술 상용화와 해외 진출에 속도를 내며 서비스를 확장하는 추세다.
대표적인 사례는 피지컬 AI 기업 ‘오토노머스에이투지’다. 이 회사는 최근 아랍에미리트(UAE)의 AI 기업 스페이스42와 약 110억원 규모의 자율주행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단순히 차량만 공급하는 것이 아니라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관제 시스템, 서비스 운영 기술까지 포함한 풀스택 방식으로 해외 시장에 진출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회사 측은 “기존의 중국산으로 운영되던 서비스를 국산 자율주행 차량으로 전면 교체하는 계약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에서 축적한 실제 도로 주행 경험과 운영 노하우가 글로벌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라고 설명했다.
농업 분야에서도 피지컬 AI의 활용 범위는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 스마트팜 기업 ‘엔씽’은 AI 기반 수직농장을 중심으로 연구기관과 바이오, 유통, 교육 분야까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최초 빌딩형 수직농장 프로젝트에 158억원 규모의 AI 농업 플랫폼을 공급하는 것은 물론,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의 딸기 우량묘 생산시설 구축 사업과 식물성 백신 생산을 위한 재배 설비 사업도 잇달아 수주했다. 회사 측은 “AI가 생산성과 품질을 높이는 동시에, 대형 급식·유통 기업에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공급하며 기술의 상용성을 입증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며 “최근에는 북미 시장 진출도 추진하며 농업 분야 피지컬 AI 수출에도 나서고 있다”고 덧붙였다.
유통 현장에서도 AI는 사람의 업무를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매장을 운영하는 단계로 진화하고 있다. AI 공간분석 기업 ‘딥핑소스’는 산업통상자원부의 AI 응용제품 신속 상용화 지원사업 주관기관으로 선정돼 ‘AI 로보틱스 기반 유통매장 지능형 관리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이 회사는 향후 매장 내 CCTV와 이동형 로봇을 연계해 재고 부족을 감지하고, 로봇이 직접 상품을 보충하거나 진열하는 자율 운영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일본 편의점에서 검증한 기술을 국내 환경에 맞게 고도화해 향후 1000개 매장으로 확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피지컬 AI 분야가 실제 산업 현장으로 빠르게 확산되면서 인재 확보 경쟁도 본격화되고 있다. 이에 ‘마음AI’는 엔비디아와 협력해 실제 로봇을 제어하는 실습 중심 교육 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서울과 광주에 피지컬 AI 로봇 훈련장을 조성해 연간 1000명 규모의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충청남도와 천안·아산시가 추진하는 지역 AI 전환 사업에도 참여해 제조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교육도 확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재 국내 스타트업들은 각자의 산업에서 축적한 현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다”면서 “향후 피지컬 AI의 경쟁력은 실제 로봇과 기계, 차량, 생산설비를 얼마나 안정적, 지속적으로 움직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