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의 기억을 걷는 길로"…자생한방병원, 제주 ‘광복잇길’ 첫 조성

2026-08-18     임한희
▲자생의료재단 신민식 사회공헌위원장이 강태선 애국지사에게 광복잇길 기림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생한방병원과 자생의료재단이 광복 81주년을 맞아 제주도에 독립운동의 역사와 정신을 기리는 ‘광복잇길’을 조성했다. 제주를 시작으로 독립운동의 의미를 체험할 수 있는 역사문화 공간을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자생한방병원은 광복절인 지난 15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제주올레 1코스 시작 구간에서 ‘광복잇길’ 기림비 제막식을 열었다고 17일 밝혔다.

‘광복잇길’은 독립운동가의 헌신을 기리는 기림비와 태극기가 그려진 태극돌, 토종 무궁화속 식물인 황근 등을 따라 걸으며 독립운동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도록 조성한 길이다. 이번 제주 코스는 자생한방병원이 전국 확산을 추진하는 광복잇길 사업의 첫 번째 사례다.

첫 대상지로 제주 시흥리가 선정된 것은 독립유공자인 강태선 애국지사의 고향이라는 점이 고려됐다. 1924년 제주 시흥리에서 태어난 강 지사는 1942년 일본 오사카에서 유학하던 중 항일운동에 참여했다.

▲강태선 애국지사가 ‘광복잇길 기림비’를 쳐다보고 있다.

강 지사는 동지들과 일제의 징병·징용에 반대하고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활동을 벌이다 1944년 일본 경찰에 체포돼 치안유지법 위반으로 옥고를 치렀다. 광복 이후 고향으로 돌아왔으며 1982년 대통령표창, 1990년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이날 시흥리 문화체험센터에서 열린 행사에는 강태선 애국지사와 가족을 비롯해 지역 관계자와 학생, 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기림비를 제막하고 광복잇길의 상징 식물로 선정된 황근을 기념 식수했다.

행사에서는 광복의 의미를 담은 헌정시 낭송과 헌정 작품 전달, 지역 학생들의 공연 등도 이어졌다.

자생한방병원은 제주 지역의 역사성과 생태적 특성을 고려해 황근을 광복잇길의 주요 상징으로 삼았다. 황근은 무궁화속 식물 가운데 국내 유일의 자생종으로 제주 성산과 오조리 일대가 대표적인 자생지로 알려져 있다. 광복절 전후인 6~8월에 꽃이 피는 점과 해안가에서도 자라는 강한 생명력에 독립운동의 의미를 담았다는 설명이다.

자생한방병원의 독립유공자 예우와 지원 활동은 병원 설립자인 신준식 박사의 선친인 독립유공자 고 신광렬 선생의 정신과도 연결된다. 신광렬 선생은 항일운동 과정에서 서대문형무소에 수감됐으며, 출소 이후에도 독립운동가 치료 등에 힘쓴 것으로 알려졌다.

자생한방병원은 제주 광복잇길을 시작으로 내년 독립운동가 QR 스토리 콘텐츠를 구축하고 학교와 연계한 현장체험학습도 운영할 계획이다. 2028년에는 광복절을 계기로 광복잇길 걷기축제를 열고 전국 단위의 광복잇길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강태선 애국지사는 “젊은 시절 조국의 독립을 위해 떠났던 고향에 저와 동지들의 뜻을 기리는 길이 만들어져 매우 뜻깊고 감격스럽다”며 “이 길을 걷는 많은 사람이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오래 기억하고 나라의 소중함을 되새기길 바란다”고 말했다.

▲광복잇길 행사를 주최한 자생의료재단 신민식 사회공헌위원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신민식 자생의료재단 사회공헌위원장은 “광복잇길은 독립운동가들의 희생과 헌신을 일상에서 기억하고 미래 세대와 함께 이어가기 위한 역사문화 공간”이라며 “제주를 시작으로 전국 곳곳에 광복잇길을 조성해 독립운동의 의미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자생한방병원은 국가유공자와 유가족을 대상으로 의료·생활·주거 지원 사업을 이어오고 있으며, 최근 국가보훈부가 주최한 제25회 보훈문화상을 수상했다.

이번 사업은 독립운동의 역사를 기념식이나 전시 공간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시민들이 직접 걷고 체험하는 지역 문화공간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향후 QR 콘텐츠와 학교 체험학습, 전국 네트워크 구축 계획이 실제로 이어진다면 광복과 독립운동의 기억을 다음 세대에 전달하는 지속적인 역사교육 프로그램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