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안 마셔도 생기는 지방간”…복부비만·당뇨 있다면 적극 관리해야?

2026-08-19     임한희

대사이상지방간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면서 지방간을 단순히 음주와 관련된 질환으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복부비만이나 인슐린 저항성,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등 대사 이상이 있는 경우 음주량이 많지 않아도 지방간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는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더라도 치료와 관리가 늦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간에 지방이 축적되는 데서 시작하지만 일부에서는 염증을 동반한 대사이상지방간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이후 간섬유화가 심해지면 간경변증과 간암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간경변증이 발생한 경우 간세포암 위험이 높아질 수 있어 정기적인 간암 감시검사가 필요하다.

문제는 지방간의 영향이 간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심근경색과 뇌졸중 등 심혈관질환 위험 증가와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 이외 장기의 암 발생과의 연관성도 연구되고 있어 지방간을 전신적인 대사 건강 상태를 보여주는 신호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성 교수는 가장 기본적인 치료로 체중 감량과 대사 위험인자 관리를 꼽았다. 단기간에 무리하게 체중을 줄이기보다는 개인의 상태에 맞춰 식사량과 식사 구성을 조절하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꾸준히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당뇨병이나 고혈압,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해당 질환에 대한 치료도 함께 이어가야 한다.

모든 지방간 환자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제2형 당뇨병이나 심한 비만이 있거나 혈소판 감소, 간수치 이상이 지속되는 경우, 간섬유화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평가가 필요하다.

혈액검사를 기반으로 한 간섬유화 점수나 간탄성도 검사 등을 활용하면 간 조직검사 없이도 진행성 간섬유화 위험을 평가하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대사이상지방간질환 치료를 위한 약물 연구도 활발해지고 있다. 비만 치료제로 알려진 GLP-1 수용체 작용제 계열 약물 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간의 지방 축적과 염증, 섬유화를 각각 표적으로 하는 다양한 치료제의 임상시험도 진행되고 있다.

성 교수는 다만 이러한 약물을 모든 지방간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사용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비만과 당뇨병 여부, 간섬유화 단계, 동반질환, 약물 부작용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치료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성 교수는 “대사이상지방간질환은 간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신적인 대사 건강과 밀접하게 관련된 질환”이라며 “지방간이 확인됐다면 체중과 혈당, 혈압, 지질 이상 등을 함께 점검하고, 간섬유화 위험이 높은 경우에는 적극적인 평가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도움말 =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성필수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