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병원 조재훈 교수 연구팀, 후각장애 있으면 편두통 위험 19% 높아…340만명 추적 연구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후각장애가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편두통이 발생할 위험이 19%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건국대병원 이비인후-두경부외과 조재훈 교수 연구팀은 미국 인디애나대 의대 연구팀과 함께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활용해 국내 성인 340만여명을 추적 관찰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유행 이전인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20세 이상 성인 가운데 편두통 진단을 받은 사람과 검진 자료가 없는 사람을 제외하고 분석했다.
최종적으로 2006~2008년 후각장애 진단을 받은 8천270명과 후각장애가 없는 342만6천923명을 대상으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편두통 발생 여부를 추적했다.
추적 기간 편두통 발생률은 후각장애군에서 1천인년당 21.85명으로 나타나 대조군의 16.47명보다 높았다.
연구팀은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BMI), 흡연·음주·운동 여부와 당뇨병,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신장 기능 등 여러 요인을 보정해 분석했다.
그 결과 후각장애군의 편두통 발생 위험은 대조군보다 1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비(HR)는 1.19였으며 95% 신뢰구간은 1.13~1.25였다.
사망이나 이주 등으로 편두통 발생 전에 관찰이 종료된 경우를 고려한 추가 분석에서도 위험비는 1.20으로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연령과 성별, 체질량지수, 흡연·음주, 동반질환 등에 따른 하위 집단 분석에서도 후각장애와 편두통 사이의 연관성이 대체로 일관되게 확인됐다.
연구팀은 후각장애와 편두통의 연관성에 대해 후각을 담당하는 후각신경과 통증 및 감각 전달에 관여하는 삼차신경이 해부학적으로 가까운 위치에서 연결돼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후각 기능의 변화가 감각 처리 과정에 영향을 미쳐 편두통과 관련된 신경 반응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후각장애가 편두통을 직접 발생시키는 인과관계를 확인한 것은 아니며, 두 질환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한 관찰연구라는 점을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감염과 관련한 후각장애와 두통이 아닌,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대규모 인구 자료를 통해 후각장애와 편두통의 관계를 분석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조재훈 교수는 “이번 연구는 코로나19 유행 이전의 대규모 인구집단 자료를 통해 후각장애와 편두통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두 질환이 어떤 생물학적 기전을 통해 연결되는지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두통학회(American Headache Society) 공식 학술지인 국제학술지 ‘Headache’ 2026년 66권 7호에 게재됐다.
후각장애와 편두통은 서로 다른 질환으로 여겨지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코로나19 감염과 무관한 시기의 대규모 자료에서도 두 질환 사이의 통계적 연관성이 확인됐다.
특히 340만명 이상을 장기간 추적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다만 후각장애가 편두통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는 만큼, 향후 두 질환을 연결하는 신경학적 기전과 인과관계를 밝히는 후속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