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DGIST, 혈장서 10분 만에 혈관질환 바이오마커 분석 기술 개발

2026-08-19     임한희
▲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 DGIST 화학물리학과 홍선기 교수

국내 연구진이 혈장 한 방울에서 혈관질환과 관련된 마이크로RNA를 약 10분 만에 분석할 수 있는 초고속 분자진단 플랫폼을 개발했다.

 

서울아산병원 안과 이준엽 교수와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화학물리학과 홍선기 교수 공동연구팀은 혈액 속 세포외소포를 별도로 분리하거나 RNA를 추출하지 않고 마이크로RNA를 직접 검출하는 플랫폼 ‘SAFE(Sonication-Assisted Liposome Fusion with Extracellular Vesicles)’를 개발했다고 19일 밝혔다.

세포외소포는 세포가 분비하는 나노미터 크기의 입자로, 단백질과 핵산, 마이크로RNA 등 다양한 생체정보를 담고 있어 액체생검 분야의 주요 분석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다만 기존 분석법은 세포외소포를 분리하고 RNA를 추출하는 전처리 과정이 필요해 분석 시간이 길고 전문 장비가 요구된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초음파를 활용해 리포좀과 세포외소포를 빠르게 융합시키는 방법을 적용했다. 이를 통해 분자 비콘을 세포외소포 내부로 전달하고, 별도의 RNA 추출 과정 없이 세포외소포 안의 마이크로RNA를 직접 검출하도록 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전체 분석에는 약 10분이 소요됐다.

연구팀은 플랫폼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심혈관질환 환자 20명과 건강인 15명의 혈장 검체를 분석했다. 심근 손상과 관련된 마이크로RNA인 miR-133a와 miR-208a를 각각 약 91.4%의 정확도로 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번 결과는 제한된 규모의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인 만큼, 실제 의료 현장에서 혈관질환을 진단하는 기술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한 추가 임상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SAFE 플랫폼이 향후 응급실 등 신속한 의사결정이 필요한 환경에서 혈관질환 관련 분자신호를 빠르게 확인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심혈관질환뿐 아니라 암, 신경퇴행성질환, 안과질환 등 세포외소포 기반 바이오마커가 활용되는 다양한 질환으로 적용 범위를 넓힐 가능성도 제시했다.

이준엽 서울아산병원 안과 교수는 “세포외소포 분석 과정의 복잡성을 줄이고 약 10분 만에 마이크로RNA를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며 “향후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임상 적용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홍선기 DGIST 화학물리학과 교수는 “세포외소포 분리와 RNA 추출 없이 혈장에서 직접 마이크로RNA를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 SAFE 플랫폼의 특징”이라며 “다양한 질환을 대상으로 임상 검증을 확대해 차세대 분자진단 플랫폼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나노과학·바이오소재 분야 국제학술지 《Small》 최신호에 게재됐으며,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

▲이번 연구는 나노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 스몰(Small)의 최신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