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협, 키르기스스탄서 식수·위생환경 개선 1차년도 성과 점검…"포충증 예방체계 강화"
한국건강관리협회가 키르기스스탄 제티오구즈군에서 학교 식수·위생환경 개선과 기생충 예방교육, 지역 보건의료인력 역량 강화 등을 추진하며 국제보건 협력사업의 1차년도 성과를 점검했다.
건협은 희망친구기아대책과 함께 추진 중인 ‘키르기스스탄 제티오구즈군 공공보건 증진사업’의 1차년도 사업성과를 확인하기 위해 지난 9월 12일부터 18일까지 현지에 모니터링단을 파견했다고 밝혔다.
이번 현지 방문에는 MBC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 제작진도 동행해 학교 식수·위생환경 개선, 기생충 예방교육, 포충증 현장검사, 보건지소 개소 등 사업 현장을 취재했다.
학교 식수원 개선하고 기생충 예방교육
건협은 학교의 기존 약 15m 깊이 급수원을 약 100m 깊이의 심층관정으로 개발하고 수돗가를 설치했다. 학교 도서관 일부에는 ‘MEDICHECK 기생충 예방존’을 조성해 학생들이 일상에서 기생충 감염 경로와 예방수칙을 접할 수 있도록 했다.
학생을 대상으로 기생충 예방교육과 손 씻기 교육을 실시하고 위생키트를 전달했으며, 아동 가정을 방문해 생활·위생환경을 점검하고 예방수칙을 안내했다. 학교와 보건기관, 관공서 등에는 포충증 예방 포스터를 배포해 학교에서 가정과 지역사회로 이어지는 예방활동도 진행했다.
이 같은 활동은 안전한 식수 확보와 위생행태 개선을 함께 추진하는 방식으로,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역사회 기반 접근에 초점을 맞췄다.
개 분변 검사로 기생충 감염 위험 확인
건협은 포충증 등 인수공통 기생충 감염 위험을 확인하기 위한 현장 검사도 실시했다.
기생충 분야 전문가인 부산대 의과대학 정봉광 교수와 함께 마을과 들판에서 채취한 개 분변 검체 6건을 현미경으로 검사한 결과, 5건에서 개구충 충란, 1건에서 포충증 충란이 확인됐다.
포충증은 에키노코쿠스(Echinococcus) 속 기생충에 의해 발생하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개 등 최종숙주와 가축·야생동물 등이 감염 고리에 관여할 수 있다. 사람이 감염되면 간이나 폐 등에 포충낭이 형성될 수 있어 지역사회 차원의 감염 예방과 관리가 중요하다.
건협은 이번 현장검사 결과를 통해 사람과 동물이 밀접하게 생활하는 지역에서 기생충 감염 예방과 관리의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사 대상이 개 분변 6건에 한정된 만큼 이번 결과를 지역사회 전체의 감염 실태로 확대 해석하기보다는 현장 위험요인을 확인한 사례로 볼 필요가 있다.
아울러 지역 보건의료인력 16명을 대상으로 포충증의 감염경로와 위험요인, 예방·관리 방법 등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고, 현지 기생충 검사 역량 강화를 위해 협회 보유 현미경 1대를 기증했다.
마을 보건지소 개소…지역 의료 접근성 지원
지역주민의 보건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기반도 마련했다.
건협은 지방정부 및 보건당국과 협력해 카타이(Kytai) 마을 보건지소 건립을 지원했으며, 지역주민과 함께 개소식을 개최했다. 제티오구즈군 부군수는 지역 공공보건 증진에 기여한 공로로 건협에 감사패를 전달했다.
건협은 향후 1차년도 사업성과와 현지 수요를 바탕으로 기초의료장비 지원, 보건의료인력 역량 강화, 학교 식수·위생환경 개선, 지역사회 포충증 예방·관리 등의 2차년도 사업 확대를 검토할 계획이다.
이영춘 건협 전략사업본부장은 “깨끗한 물과 위생환경을 조성하고 아이들이 스스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배우며, 지역주민이 가까운 곳에서 보건의료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다지는 것이 이번 사업의 중요한 의미”라며 “앞으로도 축적해 온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지속 가능한 보건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번 현장 활동은 MBC ‘어린이에게 새 생명을’을 통해 오는 11월 8일 오전 9시 40분 소개될 예정이다. 방송에는 건협의 기생충 예방·관리 경험과 키르기스스탄 지역사회에서 진행한 국제보건 협력사업 등이 담길 예정이다.
건협은 한국기생충박멸협회를 전신으로 하는 건강검진 전문기관으로, 지난 30여 년간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 감염병 관리와 보건환경 개선 등을 위한 국제보건 협력사업을 추진해 왔다.
이번 사업은 의료서비스 제공에 그치지 않고 식수·위생환경 개선, 감염병 예방교육, 현장 검사, 보건인력 교육, 지역 보건의료 기반 확충을 연계했다는 점에서 지역사회 기반 국제보건사업의 형태를 보여준다. 향후에는 사업이 실제 감염 위험 감소와 보건의료 접근성 개선으로 이어졌는지를 지속적으로 평가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