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로피 암’ 뜬다…GLP-1 감량 후 ‘체형 재설계’ 새 트렌드 급부상
체중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던 비만 관리 시장이 최근에는 감량 이후의 체형과 라인 관리로 관심 범위를 넓히고 있다. 미국에서 근육 윤곽과 부드러운 라인이 살아 있는 팔을 뜻하는 ‘트로피 암(Trophy Arms)’이 주목받는 가운데, GLP-1 계열 비만치료제 확산으로 체중 감량 이후 특정 부위의 지방과 볼륨을 조정하려는 수요도 커지고 있다.
뉴욕포스트는 최근 뉴욕 일부 고소득층 여성을 중심으로 운동과 식단뿐 아니라 체형관리 프로그램, 지방흡입 등 의료적 방법을 병행해 팔 윤곽을 관리하는 사례를 소개했다. 일부 여성은 팔 라인 관리에 연간 2만달러 이상을 투자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트로피 암’이라는 표현에는 단순히 마른 체형보다 적당한 근육과 선명한 윤곽을 갖춘 건강미를 선호하는 최근의 미용 트렌드가 반영됐다. 운동과 식단만으로 특정 부위의 지방을 선택적으로 줄이기 어렵다는 점도 체형관리 시술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뉴욕포스트가 소개한 사례에서는 팔 뒤쪽 지방을 줄이기 위해 고주파 피부 탄력 개선술과 지방흡입을 병행한 여성이 등장했으며, 담당 의사는 관련 시술 요청이 전년보다 25% 늘었다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체중 감량 자체보다 감량 이후 몸의 균형과 볼륨을 관리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위고비·오젬픽·마운자로 등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대중화되면서 체중 감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피부 처짐이나 특정 부위의 볼륨 감소가 새로운 체형 고민으로 부상했다.
해외에서는 이러한 현상을 두고 ‘오젬픽 버트’, ‘마운자로 가슴’ 등과 같은 표현이 등장하기도 했다. 다만 특정 인물의 약물 사용 여부나 개인별 체형 변화의 원인을 해당 약물로 단정할 수는 없다. GLP-1 치료 여부와 관계없이 큰 폭의 체중 감소가 일어나면 지방량과 피부 탄력 변화가 함께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국내에서도 체중 감량 이후 볼륨 보완을 원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365mc가 서울·인천·대전·대구·부산 등 5개 병원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복부나 허벅지 지방을 채취해 골반 부위에 이식하는 ‘허파고리’ 시술 건수는 2023년 112건에서 지난해 1586건으로 약 14.2배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체중 감량과 체형 관리를 별개의 과정으로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선호 글로벌365mc대전병원 대표병원장은 “체중이 충분히 줄더라도 개인별 지방 분포에 따라 팔 등 특정 부위의 윤곽이 원하는 만큼 드러나지 않을 수 있다”며 “현재 체형과 지방 분포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필요한 경우 지방흡입 등 보조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급격한 체중 감량은 피부 탄력 저하나 볼륨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감량 속도와 영양 관리도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이 병원장은 근력운동과 단백질 섭취를 병행하고, 체중 감량을 마친 뒤 특정 부위의 볼륨 감소가 두드러지는 경우에는 개인의 체형과 지방 분포를 고려해 지방이식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