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암 발생 1위 유방암, 암은 제거하고 유방은 보존한다…수술 선택지 다양화

2026-10-04     임한희
▲유방이나 겨드랑이에 이전에는 없던 멍울이 만져지는 경우에는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AI 생성이미지)

매년 10월은 ‘유방암 인식의 달’이다.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조기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한 캠페인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된다.

올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국내 여성 유방암 신규 환자는 2만9천715명으로, 여성에게 발생하는 암 가운데 가장 많았다.

유방암 진단을 받으면 유방 전체를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환자가 유방전절제술을 받는 것은 아니다. 암의 크기와 위치, 유방 크기, 병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암과 주변 조직 일부를 제거하고 정상 유방 조직을 보존하는 ‘유방보존술’을 시행할 수 있다.

유방보존술은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대신 종양과 주변의 일부 정상 조직을 충분히 절제한 뒤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이다. 수술 후 방사선치료를 병행하는 경우 유방전절제술과 비교해 생존율에 차이가 없다는 연구 결과가 축적되면서 표준적인 유방암 수술 방법 가운데 하나로 자리 잡았다.

한국유방암학회 등록자료를 활용한 국내 연구에서도 조기 유방암 환자 4만5천770명을 분석한 결과, 유방보존술과 방사선치료를 받은 환자의 10년 전체생존율은 94.3%로 유방전절제술을 받은 환자군의 90.6%와 비교해 뒤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암이 유방 여러 부위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거나 종양의 크기가 유방 크기에 비해 큰 경우 등에는 유방 전체를 제거하는 전절제술이 필요할 수 있다. 따라서 수술 방법은 환자마다 암의 특성과 치료 계획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 암 제거와 유방 형태 보존 함께 고려

유방보존술에서는 암을 충분히 제거하면서도 수술 후 유방의 형태를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절제 범위가 넓으면 수술 후 유방이 움푹 들어가거나 좌우 모양이 달라질 수 있어, 남은 유방 조직을 재배치해 형태를 보완하는 ‘종양성형술’이 활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유방 형태뿐 아니라 수술 후 흉터를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춘 최소침습 수술도 시행되고 있다.

내시경 유방보존술은 작은 절개를 통해 카메라와 수술기구를 삽입해 종양을 제거하는 방식이다. 로봇 유방보존술은 3차원 입체 영상을 활용하고 로봇 기구의 관절 움직임을 이용해 수술하는 방법이다.

수술 방법과 절개 위치는 종양의 위치와 크기, 유방의 형태 등에 따라 달라진다. 일부 환자에서는 겨드랑이 주름 부위 등에 작은 절개를 내 병변에 접근함으로써 유방에 남는 흉터를 줄이는 방식도 고려할 수 있다.

고려대 안산병원 유방내분비외과 이혜윤 교수는 “유방보존술은 암을 충분히 제거해 종양학적 안전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유방의 형태와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종양성형술과 로봇·내시경을 활용한 최소침습 수술 등 선택지가 다양해진 만큼 종양의 위치와 크기, 유방 형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환자에게 적합한 수술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 전절제술 필요한 경우에도 재건 가능

유방보존술이 어려워 전절제술을 시행해야 하는 경우에도 유방재건술을 통해 유방 형태를 회복할 수 있다.

유방재건술은 보형물이나 자가조직 등을 이용해 절제한 유방의 형태를 다시 만드는 수술이다. 암을 제거하는 수술과 동시에 재건하는 ‘즉시재건’과 항암치료나 방사선치료 등 암 치료를 마친 뒤 시행하는 ‘지연재건’으로 나뉜다.

재건 여부와 방법, 시기는 암의 병기와 절제 범위, 향후 치료 계획,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이 교수는 “암 치료와 재건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만큼 유방내분비외과와 성형외과의 협진이 중요하다”며 “암의 병기와 절제 범위, 향후 치료 계획, 환자의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건 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조기 발견할수록 치료 선택 폭 넓어져

유방암은 조기에 발견할수록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질 수 있다. 유방이나 겨드랑이에 이전에 없던 멍울이 만져지거나 유두에서 피가 섞인 분비물이 나오고, 유방 피부나 유두가 움푹 들어가는 등의 변화가 나타나면 의료기관을 찾아 진료받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유방암은 별다른 증상 없이 검진 과정에서 발견되는 경우도 있어 증상이 나타난 뒤 병원을 찾기보다 정기적인 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이 교수는 “조기에 발견할수록 유방을 보존할 가능성을 비롯해 치료 선택의 폭도 넓어진다”며 “증상이 없더라도 40세부터는 2년마다 정기적으로 유방암 검진을 받고 가족력 등 위험 요인이 있다면 전문의와 상담해 검진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결국 유방암 수술은 암을 제거하는 것뿐 아니라 환자의 치료 후 삶과 신체적 부담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다만 수술법 선택은 암의 특성과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정기검진을 통한 조기 발견과 전문의와의 충분한 상담이 중요하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