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서울대병원·KAIST, 일상서 뇌 자극하는 투명 OLED 안경 개발…"알츠하이머 관리 기술 가능성"
분당서울대병원과 KAIST 공동 연구팀이 주변 시야를 확보하면서 빛으로 뇌를 자극할 수 있는 투명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건강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감마파 활동과 뇌 영역 간 신호 전달의 변화를 확인해 알츠하이머병 관련 연구에 활용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기웅 교수와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유승협 교수 공동 연구팀은 투명 OLED 안경을 개발하고 인체 대상 실험을 진행한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에 발표했다고 6일 밝혔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 과정에서 뇌 여러 영역의 기능과 연결성이 변하는 퇴행성 뇌질환이다. 감마파는 뇌의 정보 처리 및 영역 간 상호작용과 관련된 고주파 뇌파로, 기억과 주의력 등 인지기능을 연구하는 데 활용된다.
특정 주파수로 깜빡이는 빛을 이용해 감마파 활동을 유도하는 방식은 비침습적 뇌 자극법의 하나로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기존 불투명 OLED 장치는 착용 중 시야를 가려 주변 환경을 확인하기 어렵고, 어두운 환경에서 자극을 받아야 해 일상생활과 병행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러한 제약을 줄이기 위해 주변 환경을 보면서 빛 자극을 받을 수 있는 투명 OLED 스마트 안경을 개발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안경의 빛 투과율은 75%, 화면 밝기 균일도는 90% 이상이다.
연구팀은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투명·불투명 OLED 안경과 주변광 유무를 조합한 네 가지 조건에서 빛 자극을 제공하고, 자극 전후의 뇌 활동 변화를 비교했다.
분석 결과, 투명 OLED 안경을 착용한 상태에서 주변광이 있는 조건에서 감마파 활동 변화가 가장 뚜렷하게 나타났다. 빛 자극에 따른 신호가 시각 정보를 처리하는 후두엽에서 전두엽으로 전달되는 정도도 이 조건에서 가장 활발했다.
참가자들의 주관적 평가에서는 투명 OLED 안경을 주변광이 있는 상태에서 사용했을 때 눈부심과 눈의 피로가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바탕으로 시야를 확보하면서 뇌 자극을 제공하는 웨어러블 기기의 실용화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건강한 성인 20명을 대상으로 뇌파와 신호 전달의 변화를 살펴본 것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인지기능을 개선하거나 발병을 예방하는 효과를 입증한 것은 아니다. 실제 치료·예방 기술로 활용하려면 환자를 대상으로 한 후속 연구와 장기적인 안전성 및 효과 검증이 필요하다.
연구팀은 향후 경도인지장애 및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로 연구 대상을 확대해 인지기능 변화와 안전성, 실제 생활에서의 활용 가능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김기웅 교수는 “이번 연구는 감마파 자극을 일상생활과 병행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하고 실제 뇌에서 나타나는 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유승협 교수는 “투명 OLED 기술을 활용해 시야를 확보하면서 빛 자극을 전달하는 웨어러블 기기를 구현했다”며 “디스플레이 기술을 뇌 자극 등 의료 분야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뇌 자극 기술을 일상에서 사용할 수 있는 형태로 구현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뇌파 변화가 실제 인지기능 개선으로 이어지는지는 별도의 검증이 필요한 만큼, 향후 환자 대상 연구에서 임상적 효과가 확인되는지가 주요 과제가 될 전망이다. /더퍼스트미디어 임한희 기자